여러분 주위에는 혹시 '나잇값'을 하며 사는 사람,
또는 존경을 가질 만한 인물이 얼마나 있으신가요?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될 때, 으레 하는 말이 있죠.
"저 사람은 나잇값을 못 해.", "나이를 헛먹었나?"
암묵적으로 더 살아본 사람일수록 본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 심리가 있기에,
똑같이 잘못을 저질러도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좀 더 관대해지고
나이가 많다면 더 엄격한 책임을 묻게 되는데요.
내가 기대한 만큼의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윗사람을 보면 배울 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저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며 반면교사로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나이와 비례하여 정신적인 성장을 이룬 진짜 어른이란 과연 몇이나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리 각자는 정말 나이에 맞는 모습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심리학에서도 개인의 어린아이 같은 측면(내면 아이)이 성인이 되어서도 존재한다고 봅니다만, 잘 살펴보면 이미 외면에서부터 아이 같은 행동을 하는 어른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요.
어째서 그러한지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말을 빌려 살펴볼까요?
유치원과 놀이터에서 우세했던 감정과 태도는 어른의 생애에도 지속되는데, 단지 좀 더 위엄 있게 들리는 전문용어로 가려질 뿐이다.
…호기심, 자기연민, 질투, 시기심, 경쟁심, 분노 발작, 감정 분출, 분개, 증오, 경쟁의식, 경쟁, 제멋대로임, 심술을 보인다. 세상의 이목과 찬탄을 구하기와 남 탓하기, 책임 부인하기, 다른 이를 틀리게 만들기, 지지를 얻으려 하기, '무언가'를 수집하기, 으스대기와 같은 것은 모두 아이의 특성이다. 우리가 대부분 어른의 일상 활동을 지켜보면 어떤 것도 실제로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러한 인식이 비난보다는 연민 어린 이해에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에서 청소년 시기로 가까스로 이행하기도 하는데, 그들은 끝없이 스릴을 추구하며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이 된다.
…내면의 아이는 순진하고 영향받기 쉬우며, 쉽게 프로그램되고 유혹과 조종을 받는다.-데이비드 호킨스, [의식 지도 해설]
저도 한때 본보기로 삼을 만한 어른이 없어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만, 혹여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주변에 롤모델이 없다 하여 너무 낙심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어린아이의 특성과 대부분 어른이 하는 행동을 비교해 보면, 표현이 조금 더 세련되어졌을 뿐(?)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실 테니까요.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누군가의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 느껴도 실망보다는 연민의 감정을 품을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능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상대의 동의를 받아낸 상황이 아닌 한 어른인데도 일부러 아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수준에서 옳다고 여기는 행동을 하기 마련이며, 진짜 잘못은 무지에 있음을 인지한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너그러운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붓다와 크리슈나, 그리스도 역시 공통적으로 '오류는 무지 때문'이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도 이런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요?
그 원인은 우리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에고'에 있습니다.
에고는 참신한 것을 좋아하고 지루함과 일상적인 것을 싫어한다. 뭔가를 놓칠까 두려워하고, 스릴과 리스크, 위험에 중독된다.
…에고에게 매력은 공격적인 것이며 혐오는 수동적인 것이다. 에고는 '내부'에서 '다른 이들'을 험담하고 싶어 하는데, '소외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에고는 혼자이기보다는 포함되기를 원하며 칙칙하기보다는 유행을 따르길 원한다.
…그리고 물론 에고는 꼭 옳아야만 한다! 사실 옳다는 것이 생명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데이비드 호킨스, [의식 지도 해설]
어린 아이의 특성과 에고의 특성이 닮아있음을 눈치채셨나요?
어른들이 금지하는 일들을 굳이 벌이고자 하는 '충동'―새로운 것, 스릴 있는 것, 위험, 유혹, 똥고집 그리고 유행을 따르는 것과 소외되길 거부하는 것까지.
누군가가 옳지 않다고 해도, 에고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에고의 생존이 '자신의 옳음'에 달려 있으니까요.
이 때문에 에고는 자신이 옳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쪽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람들의 모습은 에고의 힘이 극대화된 예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는 세대를 거슬러 지금까지도 인류 역사 속에서 계속되어 온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에고를 앞세울 때 조용히 있기보다는 목소리를 내세우게 되며,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인정받기를 갈망하게 됩니다.
사회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들 하죠? 이 역시 대표적인 에고의 주장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완고하고 우월한 상태에 있기를 원하는 에고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려면, 심리적 방어기제 중 하나인 투사를 살펴보는 일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해.'는 자신 내면의 증오에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어.'는 다른 이들의 행복과 사적 이득보다는 자기의 행복과 사적 이득에 빠져 있는 자기애적인 몰두에서 비롯됩니다. '나는 충분히 사랑받지 않고 있어.'는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무례해.'는 다른 이들에 대한 성심성의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됩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의식 지도 해설]
나의 내면 상태를 보기 위해서는 불만의 내용을 정확히 반대로 돌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원인은 언제나 저 바깥이 아닌 '이 안'에, 에고에 있을 뿐이며, 삶의 스토리는 오직 나의 관점에 의해 쉼 없이 쓰이고 있으니까요.
자신의 '옮음'만을 주장할 뿐 '그름'을 보려 들지 않는 에고의 정체를 직시해야만
진짜 잘못은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닌 에고에게 있음을 알고, 내가 원하는 상태를 선택하는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입니다.
또한 투사의 내용을 살펴보다 보면, 자연히 타인에게 강화하는 것과 동일한 것을 우리 내면에 강화하고 있음을 알게 될 텐데요.
이를 통해 우리는 삶이 인과율에 지배를 받는 '되먹임 고리' 시스템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은 되먹임 고리이다. …우리가 사람들의 대화에 귀 기울인다면, 어떤 이들은 부정적 험담에 끼어 타인의 삶이나 세상의 사건들에 관해 말할 수 있는 온갖 부정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될 것이다.
…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어떤 사소한 방식으로든 다른 이들의 성공을 지지하라. 이것은 또한 그들의 성공을 인정하고 알아준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의 내면에서뿐 아니라 당신 자신의 내면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절대 다른 이들에게 '선심' 쓰지 말라. …당신이 다른 누군가를 위해 정말로 뭔가를 할 때는, 어떤 형태로든 돌려받을 기대 없이, 심지어 감사나 인정도 기대하지 않고 한다. …이는 내면의 비밀이며 우리는 깊은 내적 이해를 통해서만 그것에 도달한다. 그 이해란 우리가 생명을 지지할 때 생명이 답하여 우리를 지지한다는 것이다.-데이비드 호킨스, [의식 지도 해설]
우리가 가진 생각, 내뱉는 말, 행동이 타인을 향한 것이라 하여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해 부정적 험담을 할수록 나의 내면은 부정성으로 물들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그만큼 나의 내면은 긍정성으로 물들게 되니까요.
주의할 점은 타인에게 베푼다 하더라도 돌려받을 기대를 품는다거나
특별한 선심으로 생각을 한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의 '베푸는' 행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정말 주고자 한다면 주는 것 말고는 이유가 없어야겠지요.
나 자신에게 베풀고, 격려하고, 용서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삶은 '되먹임 고리'입니다.
우리는 실로 모두와 관계 맺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은 곧 나와 관계를 맺는 일이며,
내가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세상은 그대로 반영해 내 앞에 보여줍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바꾸려 들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시기는 알 수 없어도 우리는 각자가 내보낸 행위에 따라 그대로 돌려받게 될 테니까요.
나는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만 집중하면 됩니다.
여러분은 타인에게, 세상에게 무엇을 주고 싶으신가요?
언제,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연연해하는 것이 아닌
주려는 태도만을 취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지금 당장에 받지 않아도 가볍고 평온한 날들을 보낼 수 있는,
누군가는 기적같다고 여길 일상이 여러분의 일상이 되시기를,
주는 기쁨이 여러분과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하며
오늘의 편지를 마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