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해 목표, 세우셨나요?
저는 새해 목표를 거창하게 세우는 편이었어요. 많을 때는 20가지 가까운 목록을 쓰기도 했죠. '작년의 나는 못 했지만 올해의 나는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과 함께요. 목록에는 항상 '책 100권 읽기, 독일어 공부하기, 매일 운동하기...'와 같은 목표들이 반복해서 등장하곤 했어요.
그런데 습관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올해는 새해 목표를 단 3가지로 줄였어요. 이미 원하는 행동들을 습관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습관을 형성할 때 저의 태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매일 해야 한다"는 의무감 대신, "한 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호기심을 가지게 된 거예요.
예를 들어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을 때, 예전엔 "하루에 꼭 2L를 마셔야 해!"라며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에게 강요하듯이 접근했어요. 하지만 호기심의 힘을 알게 된 후로는 "오늘 저녁에 일 시작하기 전에 물 한 컵을 따라볼까?" 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물 마시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 저에게 잘 맞는 방법이니 쭉 이어가고, 만약 잘 맞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 바꿔봅니다. 이런 식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했더니 습관 형성이 훨씬 수월해졌어요. 그래서 오늘은 습관을 형성할 때 왜 '호기심'을 가지는 게 더 효과적인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호기심은 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한다
‘매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서 시작조차 하기가 힘듭니다. 왠지 한 번 시작하는 순간 절대 멈추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한번 해볼까?”라는 호기심으로 가볍게 접근하면 부담이 줄어들고, 시작이 쉬워집니다.
또한, 우리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쓰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준비가 될 때까지 실행을 미루게 되고, 가끔은 계획만 세우다가 동기가 식어버리기도 하죠. 그러나 한 번 해보고, 그 결과에 맞춰 방법을 바꾼다고 생각하면 시작이 훨씬 쉬워집니다.
2. 호기심은 더 오래 지속하게 한다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습관을 대하면, 이 마음이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해 행동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호기심을 가지고 행동을 하면, 행동 자체를 즐길 수 있고, 따라서 조금 더 오래 행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또, 막상 해봤는데 생각만큼 재미없거나 귀찮을 때도 있잖아요. 이럴 때 기존의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에서는 “재미없어도 어떡해, 그냥 해야지!”가 되고, 그렇게 며칠 하다보면 하기 싫은 마음만 더 커져서 그만 두게 되죠.
그런데 호기심이 있으면 “그럼 다른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라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적합한 습관의 디자인을 찾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됩니다.
3. 호기심은 더 빠르게 습관을 만든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진짜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만족감'입니다. 행동을 하면서 만족감을 자주 느낄수록 습관은 빠르게 자리 잡습니다. 우리가 릴스나 쇼츠 영상을 몇 번만 봐도 금세 습관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실제로 연구(Kang et al., 2009)에 따르면, 호기심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해 만족감을 더 쉽게 느끼게 만들고, "생각보다 괜찮네?" 하는 긍정적 예측 오류를 자주 경험하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 스트레칭을 억지로 하면 얼른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겠지만, “아침에 스트레칭하면 어떨까?” 하는 가벼운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호기심은 우리가 스트레칭을 할 때, 몸의 시원한 감각이나, 움직임에 온전히 몰입하는 즐거움과 같은 만족감을 잘 느끼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만족감을 더 자주 발견할수록,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고 습관 형성도 자연스럽게 빨라집니다.
호기심이 습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
정리해보면, 호기심은
- 시작을 가볍게 할 수 있게 해주고,
- 오랫동안 지속하도록 이끌어주며,
- 빠른 속도로 습관이 자리 잡도록 돕는 힘이 있습니다.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해야 한다”는 굳은 결심 대신 "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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