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마지막 편지 - 돌아갈 집이 있다는 건

2025.1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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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킴의 생존 레시피

K-직장인에서 미국 박사과정으로, 살아남고 살아가는 이야기

15시간 50분의 비행을 앞두고 있다. 아직 파이널 과제가 하나 남았지만 이번 학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앞둔 지금도 현실감각이 없다.

열여덟 통의 편지를 쓰는 동안 170여일이 지났고, 앞으로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 여정을 아홉 번 정도 더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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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는 느낌이 들게 집을 치우고 또 치웠다. 다소 휑한 집이지만 큰 불편함이 없을 만큼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집을 정리하면서 떠나올 때 받았던 물건과 편지들을 들여다봤다. 나는 가진 게 참 많은 사람이구나. 너무 가진 게 많아서 여기까지 떠나왔나? 

살면서 들어본 적도 없는 낯선 동네에서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며 나에게 주어진 '지금'은 그냥 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운과 때, 주변의 도움, 예기치 못한 연결고리들이 모여 '지금'이 된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모든 게 좋고 모든 게 감사했다. 

왜 그렇게 자유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만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고 어떤 도시에 푹 빠져있는 것도 아니면서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했다. 집이 2개면 좋겠다며...

이 곳에도 눈이 오기 시작했다
이 곳에도 눈이 오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나에겐 떠나는 행위 자체가 '자유'였다. 오랜만에 멀리, 꽤 긴 시간 떠나와보니 이제는 돌아갈 집이 있어 내가 자유롭다고 느낀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과 어디로 가도 잘 살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느 정도 충족이 된 채 방학을 맞이한다. 

 

매주 글로 남기는 건 좋은데 어떤 방식을 취해야할지,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지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매주 메일함 한 켠을 허락해준 구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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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객

    0
    11 day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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