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맛 팝콘]무대 위 ⭐️들의 축제 - 제 75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포근을 넘어 뜨끈해지는 날들을 기분 좋게 보내고 계신가요? 겨울을 사랑하는 묘나는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벌써부터 덥고 습한 여름에 대한 걱정을 앞서는 요즘, 무표정으로 정색하고 걸어가는 출근길에 활짝 핀 꽃들을 마주하곤 하는데요. 밝은 기운을 가득 내뿜으며 하늘을 향해 인사하는 듯한 꽃들과 눈이 마주치면(?) 저도 모르게 너그러운 표정을 장착하게 되더라고요. 불평불만 가득한 묘나의 얼굴에 머쓱한 미소가 머금어지는걸 보면 다가오는 계절도 꽤나 설레는 날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어 보게 되는데요. (웃자..웃자..^^)

자세히 볼수록 매력적인 이 계절, 문화예술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의 대축제, 칸 영화제에 간 팝콘레터의 대장님들이 싣고 올 핫한 영화계 소식들을 기다리며 무대맛 팝콘에서는 이번주 성황리에 개최된 공연계 대축제, 토니 어워즈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제 75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 뮤지컬계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 토니 어워즈가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토니 어워즈는 “6월의 라디오시티”로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무대 팬들과 업계인들의 환영을 받았는데요. 코로나 19로 1년 반 이상 브로드웨이가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 제 74회 시상식은 무기한 연기된 바 있습니다. 이후 매년 토니상이 열리는 6월이 아닌, 9월에 뒤늦게 개최되었고 많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지 못해 소수의 경쟁작들로 소소하게 열려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렇기이 올해 6월로 돌아온 토니어워즈는 일상으로의 회복, 꽉 찬 무대와 관객석을 되찾는 상징적인 시간을 선사한 것이죠.

토니상은 1947년 브로드웨이가 배출한 배우이자 연출가 앙트와네트 페리(Antoinette Perry)를 기념하기 위하여 창설된 상으로, 그녀의 애칭인 ‘토니'에서 그 이름을 따왔는데요. 공연계 최고 권위를 가진 토니 어워즈는 아카데미상, 에미상, 그래미상과 함께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4대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힙니다. 500석 이상의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된 연극과 뮤지컬을 대상으로 하는 토니 어워즈의 수상 결과로 공연의 흥행 성적이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뮤지컬이 음악과 안무, 연출과 무대 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인 만큼 관련 그 시상 부문이 14개에 달하며, 연극(정극)에 주는 상을 포함하여 토니상은 총 24개 주요 부문과 그 외 특별상을 시상합니다.

🎉제 75회 토니상 뮤지컬 주요 부문 수상자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A Strange Loop
뮤지컬 연출｜Marianne Elliott, Company
최우수 연극 작품상｜The Lehman Trilogy
연극 연출｜Sam Mendes, The Lehman Trilogy
최우수 리바이벌 연극 작품상｜Take Me Out
최우수 뮤지컬 각본상｜A Strange Loop : Micheal R. Jackson
오리지널 스코어｜SIX : The Muscial : Toby Marlow & Lucy Moss
뮤지컬 남우주연상｜Myles Frost, MJ: The Musical
뮤지컬 여우주연상｜Joaquina Kalukango, Paradise Square
연극 남우주연상｜Simon Russell Beale, The Lehman Trilogy
연극 여우주연상｜Deirdre O’Connell, Dana H.

👀이번 시즌 화제작 소개

올해도 브로드웨이에 등장하여 극장가에 새 역사가 될 신작들이 대거 탄생했는데요. 특히, 이번 토니상 후보에는 흑인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3편이 선두에 오르며 문화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 <어 스트레인지 루프(A Strange Loop)>

뮤지컬 <어 스트레인지 루프>는 흑인 동성애 극작가의 좌절과 내적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2022년 토니상 11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화제작입니다. 하지만 최다 부문 후보작의 위엄이 무색하게 4시간 여 진행된 시상식이 후반부로 이어질 때까지도 단 한 건의 수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는데요. 긴 기다림 끝에 시상식의 마지막 시상 부문인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각본상 2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각본상을 수상한 마이클 R.잭슨은 작품의 이야기와 닮아있는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수상소감을 전하며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23살때부터 뮤지컬 각본을 쓰기 시작한 제가 어느덧 41살이 되었네요. 저의 존재는 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오해투성이처럼 느껴졌는데요. 그저 하루하루를 이겨내려고 노력하며 살아내는 흑인 게이인 제 자신을 위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원했습니다.”

뮤지컬 <엠제이(MJ the Musical)>

뮤지컬 <MJ>는 팝의 화제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생애를 그린 자전적 뮤지컬입니다. 그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설명이 대체되는 절대적 고유명사, <MJ>는 이미 시상식 전부터 주요 10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올해 브로드웨이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CJ ENM의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죠. 이미 토니상 전초전으로 꼽히는 외부 비평가상에서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토니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왔는데요. 이번 토니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 안무상, 조명디자인, 음향디자인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이 날 시상식에서 뮤지컬 <MJ>의 소개를 위해 마이클 잭슨의 자녀인, 프린스와 패리스 잭슨이 무대에 올라 더욱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두 사람은 많은 사랑을 받은 아버지이자 예술가, 마이클 잭슨의 작품에 함께하게 되어 뜻깊다는 소감을 밝히며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또한, 프린스 잭슨은 “많은 분들이 아버지께서 뮤지컬을 사랑하셨다는 걸 모르더라고요. 그는 영화로, 무대로 뮤지컬 작품들을 즐기셨답니다”라고 언급하며 무대 장르에 대한 마이클 잭슨의 애정을 전했습니다.

📖알쓸신잡 - 토니 어워즈 편

🎟 최고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시상식 입장권은 얼마일까?

토니 시상식이 개최된 첫 해인 1947년의 입장권 가격은 $7였다고 합니다. 이듬해 시상식의 성공과 더불어, 그 가격은 $10로 올랐다고 하는데요. 70년 이상이 지난 현재 티켓 가격은 시간의 흐름에 물가 상승을 덧입어 50배 정도의 가격인 $400~700(한화 약 50~80만원)입니다. 한 시즌을 강타한 최고의 작품들과 배우, 연출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축제에 살면서 한번쯤은 꼭 참석해보고 싶어지네요.

🏅시상식 끝판왕 이것! ‘EGOT’을 아시나요?

방송계에 에미상(Emmy), 음악계에 그래미상(Grammy), 영화계에 오스카상(Oscar)이 있다면 연극계에는 토니상(Tony)이 있습니다! 각 분야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도 이 4개 시상식의 이름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정도이실텐데요. 미국 엔터테인먼트계의 4대 시상식을 하나도 아닌, 전부 수상하는 어마무시한 업적을 세우는 예술가들이 있다고 합니다. 각 시상식의 첫 글자를 따서 EGOT이라고 지칭하는데요. 올해도 가수이자 배우인 제니퍼 허드슨이 뮤지컬 <어 스트레인지 루프>를 통해 EGOT 수상자로 등극했습니다.

마이클 R.잭슨(최고의 뮤지컬 각본상 수상자)과 제니퍼 허드슨(EGOT 수상자)

🙌 한번도 아닌 무려 두번, 더블 ‘EGOT’

말 그대로 시상식을 싹쓸이하는 EGOT을 한번도 아닌, 무려 2번이나 기록한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연출가이자 작곡가 로버트 로페즈(Robert Lopez)입니다. 로페즈는 현재까지 더블 EGOT을 이뤄낸 유일한 인물로 이전 [무대맛 팝콘]을 통해 소개드린 작품 <북 오브 몰몬>의 제작자로 유명하죠.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Lehman Trilogy의 연출가 Sam Mendes

그 시기, 그 장소로 돌아온 올해의 토니어워즈에서 수상자들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견딘 서로를 격려하며 축하를 나누었는데요. 이번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연극상을 수상한 <The Lehman Trilogy>의 연출진은 수상 소감 중 “4번째 시사회 이후 5번째 공연까지 577일이 걸렸다.”고 언급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기약 없고 막막했던 지난 시간을 회상했습니다.

인간은 단순한 실패를 겪을때보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거라는 기대감이 들지 않을 때 무력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어쩌면 묘나(를 비롯한 여러분도, 아마)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이런 무력감이 짙어지는 시간들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시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을 다시 활짝 연 브로드웨이가 전하는 희망의 바람을 맞으며, 다가오는 날들을 기대에 찬 마음으로 맞이하는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