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9] 🎗️ 그 슬픔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지라도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2025년 첫 PRIIISM 레터로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지난 제주항공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께 저희 PRIIISM 에디터들도 추모의 말씀을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참 힘들고 어려웠던 2024년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12월은 잔인하리만큼 우리에게 많은 시련과 아픔을 준 것 같습니다. 한 해를 우직하게 살아낸 구독자 님과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희가 그런 위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참 감사할 것 같습니다. 

새해 첫 순서지만, 오늘은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PRIIISM이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위로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곡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소개하는 각 곡에 대한 글도 짧게 준비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 노래들로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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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아 - Going Home

제주항공 사고 이후, 전남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가 글을 올렸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응급실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단 한 명도 병원으로 돌아오지 못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는 글이었습니다(↗︎). 생명을 살리고 싶은 그의 간절한 마음과 달리 그렇지 못했던 슬픈 현실에 제 마음도 먹먹해졌습니다. 병원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부디 그 영혼들은 꼭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저 천국으로, 자기 집으로, 가족의 품으로, 친구의 추억으로, 이날을 잊지 않을 모두의 기억으로 꼭 자주 돌아와 주길 기도합니다.

🍄 옥상달빛 -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

제가 사고 소식을 듣고 두려움과 슬픔이 엄습해 왔습니다. 광주, 화순을 연고로 살고 있는 친동생에게 연락해 안부를 물었습니다. 다행히 동생은 별일이 없었지만, 안타깝게도 화순에서 알고 지내던 몇몇 분께서 이번 사고로 명을 달리하셨다며, 무안과 화순 뿐만 아니라 전남 지역 전체가 슬픔에 잠겨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슬픔이 극복될 수 있을까요. 슬픔을 온전히 감내해야 할 것은 또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겠지요. 누구도 괜찮지 않은 이 날을 지나 또 우리는 마음에 슬픔을 감추며 살아갈 겁니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뿐인 것이 아플 뿐입니다.

🍄 브로콜리너마저 - 영원한 사랑

최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멋지고 근사한 계획이라도 삶의 거대한 파도와 감당치 못할 일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의 계획과 기대는 모두 유한할 뿐이고 대부분 황망한 결과를 맞이할 뿐이라는 것이죠. 30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이 나이에서 저는 이제 '영원'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영원한 행복,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삶 등에 대한 것들이죠.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닳아가 이윽고 죽음이라는 끝을 만나야 한다면, 더욱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어보려 합니다. 영원한 것들을 찾고 믿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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