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LTIVERSE
물리학적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원소로 분해되는 과정이다. 유기물에서 무기물로 분해되는 과정. 결국 양자 상태의 입자가 된다. 우주의 최소 단위인 양자로 우주에서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게 된다. 마치 물 분자가 두 개의 수소와 한 개의 산소로 쪼개져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없다. 이렇듯 죽음은 단지 원소로 나뉘는 과정이다.
# 김근원 산악 사진전 <산의 기억>
아름다운 것과 숭고함이 엮이면 참으로 많은 것을 말한다고 한다. 때로 두려움의 감정으로 우리를 흔들어 놓기도 하는가 하면 자신을 잊고 무한한 조화와 알 수 없는 깊이로 우리를 고양시키기도 한다. 이런 숭고한 아름다움이 우리 시대에는 거의 소멸되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도 김근원의 작품에서 생생하게 살아있으니 이 얼마나 큰 다행이며 축복인가.
모든 차원 가운데 깊이가 가장 실존적이라고 하는데, 그의 유장한 호흡이 열어주는 세계는 참으로 깊고 웅혼하여 인간이 물질적으로만 이 땅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이 땅에 의존하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사진가 김근원은 자아를 넘어 비자아(非自我)로,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엮어내는 마법으로, 속도와 세속의 이해로 마비되고 황폐화된 우리의 내면을 치유해 주기라도 하듯 평생 산으로 산으로 가더니 마침내 큰 산의 장관을 찬연(燦然)히 우리 가슴속에 옮겨 놓았다. —최인수(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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