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우리 위로 떨어지는 섬광이다

2024.03.01 | 조회 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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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조형예술가인 클로디 윈징게르는 <내 식탁 위의 개>라는 책에서 기쁨을 감각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자신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기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위로 떨어지는 섬광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오는 것이다. 전적으로 과분한 것. 그 섬광은 최악의 순간일지라도 예외가 없다. 예를 들어, 진흙탕 같은 전투 중에도 불현듯 살아 있음을 느끼지 않는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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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한 아침. 헝클어진 회색빛 머리칼을 얼기설기 땋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좋아하는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산책을 하고,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1시간쯤 돌아본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허기가 질 즈음 달걀말이와 가자미구이를 하고, 미리 무쳐놓은 나물들을 갓 지은 밥 위에 올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동네를 여행하듯 거닐다가 동네 문화센터에서 중국어 강좌를 듣는다. 수업이 끝나면 동료 수강생들과 조금은 모자란 중국어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간다. 1월의 마지막 날 만난 68세 정경아씨의 하루다.

홀로 오롯이 시간을 보내는 정씨는 지금과 앞으로 올 노년의 삶을 명랑하게 탐사하고 탐험한다. “젊음의 문이 닫히면, 중년의 문이 열리면서 갱년기를 지나고, 노년의 문이 열리죠. 그때마다 사실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거예요. 사람들은 늙으면 아무것도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60세, 65세, 70세 이후, 그때마다 또 다른 풍경이 보이는 거예요. 젊었을 때는 뛰기에 바빠서 스쳐 지나간 것들을 이제는 볼 수 있죠. 길가의 애기똥풀도, 공원의 길고양이도 보이고, 계절의 냄새가 각기 다르다는 것도 알아차리게 되죠.” 그런 그녀는 명랑 노년을 위해 가져야 하는 필수조건으로 ‘혼자 잘 노는 능력, 자신의 건강을 잘 유지하는 능력, 디지털 문해 능력,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인생의 의미를 너무 찾지 말아요. 너무 훌륭하게 살지도 말고요. 이제는 경쟁하지 말고 존재감 제로의 삶을 사는 그 가벼움과 해방감을 누려봐요. 명랑한 마음가짐으로 자꾸 살다 보면, 그때마다 만나는 다채로운 풍경 앞에서 삶이 풍성해질 거예요.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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