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루언서 효과는 착각이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름만 아는 사람과 그물처럼 끈끈하게 연결된 친한 사람은 사회적 효용면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까?
소셜 네트워크 분야의 석학 데이먼 센톨라Damon Centola는 약한 유대는 바이러스가 퍼지듯 소식을 빠르게 전파하지만, 혁신이나 메가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소셜 네트워크 변두리의 끈끈한 강한 유대라고 말한다.
"많은 연결 보다 끈끈한 유대가 성공 감정을 누리게 해준다. 더 이상 소셜 스타에 목매지 말고 보통 사람이 모인 특별한 장소에 주목하라."
"사회 변화는 사람들이 생각하듯 영향력 있는 영웅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SNS 변두리는 강한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만남의 빈도가 잦은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강한 유대로 연결된 소셜 네트워크 주변부가 변화의 임계점에 이르면 거대한 돌풍이 일어난다."
"소셜 네트워크의 스타들은 섣불리 혁신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캠페인, 행동이 급속도로 퍼져나갈 때, 그 위에 올라타서 상승 작용을 더할 뿐이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진짜 질문은 '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유명인사의 지지를 얻어냈는가?'가 아니라 '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성장해서 유명인사들조차 거기에 관여하기를 원하게 되었는가?'이다."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운동, 혁신, 구매 행동의 변화는 내 주변의 이웃, 동료, 친구 등에 의해 반복적인 강화 메시지를 받았을 때 비로소 각성된다."
"핵심은 중복성과 티핑포인트다. 사람들은 가까운 이들로부터 지속적인 신호를 받을 때 그들과 협응하기 위해 자신의 태도를 바꾼다. 티핑포인트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바꾸지 않고서는 서로 협응할 수 없는 지점을 의미한다. 일단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서 갑자기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잘 모르는 수천 명의 친구에 둘러싸인 것보다, 결속력이 강한 소수의 친구들과 교류하는 게 더 낫다.
# 책.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대학이 학문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공부라는 걸 조금 더 깊이 해보고 싶은 사람, 배움의 기쁨과 앎의 괴로움을 젊음의 한 조각과 기꺼이 맞바꿀 의향이 있는 사람만이 대학에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한다.
대학생은 시 쓰기를 연습하는 초보 시인과 같다. 남의 시를 베끼지 않고, 남의 시와 비슷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시상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그런 시를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 생각’ ‘내 의견’이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이과생도 일필휘지로 글을 쓸 수 있기 마련이다.
사회의 요구에 의해 다니는 것치고는 너무나 비싼 개인적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고 있는 대학생들. 대학이 그들에게 ‘배운 것’보다 배우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갖는다는 것의 뿌듯함을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자신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고 눈을 들어 앞으로 나아갈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그 즐거움과 괴로움을.
괴로울 때는 ‘왜 그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하고 과거의 자신을 질책하게 되지만, 그땐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삶의 다른 면을 돌보고 있었잖아요.
책장에 꽂힌 김중혁 작가의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뭐라도 되겠지.’ 뭐라도 되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그리고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고, 삶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안갯속 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글을 썼다. 그래서 ‘어떤’ 책이 되긴 되었다.
요즘 세상에 과학자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도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질문을 다시 말하면, 요즘 세상에 과학자는 어디에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학계에서 권위 있는 상을 받거나, 최고급 기술을 개발하거나, 훌륭한 인재를 수없이 길러내는 사람 외에도 다양한 과학자가 있다. 나중에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특출난 것 없는 연구자, 특별한 계기나 인상적인 에피소드 하나 없이 과학자가 되어 그저 그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사람, 그런 평범한 과학자는 더 많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 자신과 꼭 닮은, 소소한 에세이를 쓰는 과학자 한 명쯤 더 있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 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누군가가 나를 실제의 나보다 좋게 말하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기 때문이에요. 나는 보잘것없는 내 안을 다 알고 있는데, 누군가 거기서 꽃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말해주면 그 꽃이 정말 거기 있는 것만 같았고 그 꽃을 잘 가꾸고 싶어졌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가는 날까지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웃음이 나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뿐. 추억조차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에요. 기분 좋게 지내는 하루하루, 생활이 추억이 되는 거죠. - 김지수, 『자존가들』 정신과 의사로서 지난 50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보살핀 이근후 선생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그는 말해요. 살아보니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고.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고요.
"저는 낙관주의자예요. 제가 행동할 거니까요." 작년 ‘올해의 문장’으로 삼았던 장혜영 의원의 말입니다. 황선우 작가가 인터뷰어로 나선 카카오페이지 오리지널 〈멋있으면 다 언니: 황선우의 스압 인터뷰〉에 실린 대화의 일부인데요. 쉬운 비관보다 어려운 낙관을 택하는 태도야말로 늘 근사하다고 생각해요. 분리수거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말, 너 하나 목소리 낸다고 한국사회가 바뀔 거 같으냐는 말, 차별과 혐오를 키우는 무심한 말… 그런 쉽고 납작한 말들 앞에서 언제나 떠올립니다. 세상은 변할 거예요. 내가 행동하고 나부터 바뀔 거니까요. 앞으로 그런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소설가 김연수식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지금 좋아서 읽는 이 문장들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우리에게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기록하는 문장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거예요.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던 그의 말처럼 아주 아름다워지진 못하더라도, 이 문장들을 조금씩은 닮아가고 싶어서 오늘도 기록합니다.
제가 지금껏 청소에 대해 들은 말 중 가장 와닿았고 도움 되었던 말은 ‘하루 5분만 집 안 어딘가를 청소하면 늘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다’라는 것이었어요. 몰아서 대청소할 생각 말고, 소청소를 매일 조금씩 하라는 거죠. 갑자기 청소 얘기를 왜 꺼냈느냐면, 메모도 매일 조금씩 정리하는 거 외에는 왕도가 없기 때문이에요. 메모를 쌓아두었다가 대정리할 생각 말고 매일 소정리를 하는 거죠. 메모했다는 사실 자체에서 끝내면, 그냥 수백 개의 메모를 가진 사람이 될 뿐입니다. 메모가 쓰이기 위해서는 어딘가에 정리정돈되어 있어야 해요.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도록요.
기록은 어디까지나 즐거워서 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일이니까요. 평범한 일상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오늘을 미래로 부쳐두기 위해, 내 인생의 순간들을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기록을 다짐합니다. 그러니 완전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가질 필요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어요. 아니,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리하지 않고 낙담하지 않아야 꾸준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내 기록이 좋은 기록일까? 그런 고민도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100점을 맞으려고 시작한 기록이 아니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게 편한 방식으로 기록하되, 오로지 나의 즐거움을 위해 지속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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