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네컷
스타벅스가 성공한 건 커피에 공간을 입혔기 때문이잖아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쾌적하고 아늑한 곳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했죠. 인생네컷이 단순히 사진 찍는 곳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가 됐으면 했어요. 친구 만나기 전에 고데기하고 거울 보면서 화장도 고칠 수 있는 편안한 곳이요.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물건만 파는 장사와 달리 어떤 가치를 만든다는 거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거예요. 반면 당시 스티커 사진 시장은 일본 사진을 카피해 들여놓기 바빴죠. 돈은 벌었을 지 모르겠지만 감동은 주지 못했어요.
어떤 심오한 철학으로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저 더운 날 고생하는 친구들이 내년에 다시 이 경험을 하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꼭 사진 찍지 않아도 되니 편하게 놀다가는 곳,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곳이 됐으면 했어요. 무슨 동심 어린 생각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단언컨대 이 마음은 브랜드에 저해요소가 되지 않아요. 왜냐면요. 결국 사람들이 또 찾을 거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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