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자를 향한 공정 감각
이번 일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당혹감을 느낀다. 특히나 이런 일이 우리 학교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부끄럽다. 한 명의 선생으로서 더더욱 부끄럽다. 지금 자신이 누구의 그림자 노동 위에서 일상을 꾸려가고 있는지를 모르는 거다. 우리 사회는 가장 큰 불공정함을 딛고 서 있는 사람들이 공정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선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수업을 개설해서 이를 담론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공정이라는 감각에 대해서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댓글 세대'로서의 특수성도 있는 것 같다. 소통이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이다. 한 번 발화하면 끝이다. 그냥 말을 내뱉고 '아싸, 내가 저것들 작살냈어' 하고 마는 것이다. 언어가 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값어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 사실 그거야 말로 반지성이다. 그런 언어를 쓰는 학생들이 학력자본을 갖고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되겠나.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런 멸시의 언어가 범람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공정 감각'이 강자가 아니라 약자를 향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의 가치가 다양하지 않아서다. 우리 세대의 책임이다. 사회의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모두가 대기업을 가야 하고 정규직이 돼야 한다면 옆에 있는 누군가를 쓰러뜨리고 밀치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오징어게임> 같은 거다. 그 드라마에서 누굴 밀치나. 노인과 여자들, 약자들이다. 지금 세대 학생들이 자기 이익에, 눈앞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것을 못 견디는 이유다.
# 회사 인간
월급쟁이 회사인간은 누구인가, 삶의 모든 결정에서 차선을 택한 자들이다. 들어갈 땐 못 들어가 안달하다 막상 들어가선 못 나와서 안달하는 자들이다. 일을 하며 자신에게도 이런 수동성이 있었나 하며 스스로 놀란다. 삶의 시계추가 늘 회사에 맞추어져 있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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