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하다
"그저 시 하나가 완성되었으니 다음번에는 어떤 시를 쓸까 그 생각에만 빠져 지냈지요"라고 말한다. "단지 그것뿐이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라고. 이 말은 사실 폴란드의 시인 쉼보르스카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에 했던 말이다. 그저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일. 시를 안고 생활을 사랑하는 일. 사랑은 거창하고 특별한 곳이 아니라 커피잔 속에, 이불에, 베개에, 칫솔모 사이에, 그날 봤던 팬지꽃 줄기에 깃들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내 나름대로 배우게 된 것이 있다. 이를테면 눈 오는 날 손잡고 걷기, 늦여름에 마주 앉아 수박 파먹기, 초봄에 손톱을 깎고 두릅을 무치기,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기. 그러니까 여러 번 장례를 치르고 난 뒤, 내가 진심으로 알게 된 사실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 궁극이란 것. 모든 것은 일회적이고 그래서 빛난다는 것. 그래서 시인은 “두 번은 없다”라고 말한다. 매 순간이 말 그대로 기적적이다.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수학을 잘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아니? 재능도 아니고 노력도 아니다. 어려운 문제구나-하고 다음날 계속하는 담담하고 꿋꿋하고 다시 시작하는 여유로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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