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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자 보도는 우리의 교육이 대학 진학자가 아니라 시민을 키워내야 한다는 점을 망각하게 만든다. 즉 수능 만점자에 대한 이야기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삶을 지워버린다. 한국의 교육 제도가 사회에 진출하며 알아야 하는 노동법이나 기본 직무 지식을 가르쳐 주지 않고 그대로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내던져 버린다는 사실도 지워버린다. 그렇게 수능 만점자 보도는 몇몇 소수만 남기고 모두를 실패자로 만드는 한국 교육 제도의 실패를 은폐한다. 수능 만점자 보도를 보면서 우리는 수능이 진짜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따지는 것을 멈춘다.
'나'라고 부르는 자아는 내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이야기와 우리가 맺는 관계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고 우리의 운명을 판가름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이야기와 그 사회가 맺는 관계가 그 사회의 운명을 이끈다. 그런 의미에서 해마다 일종의 의식처럼 반복되는 수능 만점자의 이야기는 하멜른의 수상한 사내가 부는 피리 소리와도 같다. 그 이야기는 이 사회를 일그러진 능력주의가 만들어내는 파국으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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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빅아이디어의 가치는 사실 1달러 밖에 되지 않아. 그렇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1억 달러의 가치가 있지"
우리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 문제는 생각이 많은 것이 아니라 생각만 많다는 것이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우리는 완벽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이런 문제점이 있을 거야'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이것 때문에 안될 거야' 이렇게 하나의 도전에 수백 개의 장애물을 만들어 낸다. 미래에 있을 걱정거리를 미리 당겨서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85%는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봐 해보긴 해봤어?' 이것이 정주영을 있게 한 언어이다. 신은 감추어두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어떤 것이 숨겨져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부디 해보라. 해보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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