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문구점들을 정리해 놓은 글을 보다가 페이퍼리안이라는 곳을 알게 됐어. 대부분의 문구점들이 국내외 여러 브랜드들의 문구를 선별해서 판매하는 편집샵에 가까운데, 이곳은 자체 제작한 문구들을 팔고 있더라고. 사실 이런 중소 규모 브랜드는 극단적인 경우를 많이 봤는데, 대중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단가를 낮춘 평범한 제품 아니면 제작자만의 취향을 반영하고 가격은 매우 비싼 제품.
이곳의 제품을 다 써보진 못했고 사진과 설명만 본 것이니 뭐라고 평하긴 그렇고, 이번에는 북트래커라는 제품과 스티커 몇 장 샀어. 북트래커는 유사한 것들이 좀 있지만 내용 구성이나 크기, 책갈피로도 쓸 수 있는(항상 부족하니까) 실용성 등이 맘에 들어서 샀지.
책 제목, 지은이, 읽기 시작한 날, 다 읽은 날, 읽은 날짜와 페이지, 독서진행률을 기록할 수 있어. 뒷면은 책 내용을 옮겨적는 용도인데 급한 메모 정도는 할 수 있겠으나 거의 안 쓸 듯. 흰색, 노란색 두 가지가 있어서 둘 다 샀고, 한 묶음에 12장씩 들어있으니 그래도 몇 달은 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읽고 있는 《성서의 형성》 독서 기록을 옮겨 적어 봤어.
문구는 ‘감성’이 중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시각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무래도 손으로 만지면서 쓰는 물건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이 북트랙커를 받아보고 더 만족한 점은 종이의 질감과 적당한 두께였어. 너무 거칠지도 미끄럽지도 않고, 손으로 살짝 구부린 후 튕겼을 때 적절하다고 느껴지는 탄력과 팔랑~ 소리 같은 게 이걸 계속 쓰게 만드는 거지. 역시 이름처럼 종이에 신경을 많이 쓰는 브랜드인 것 같아.
(광고 아님.)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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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쟁이
와 요건 못참겠네요. 제가 쓰기도 정말 좋겠지만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좋겠어요. 당장 구매하러 갑니다. (이렇게 하면 되죠?) (농담입니다) 전 원래 읽지도 않는 책들을 쌓아놓고 살다가, 요 몇 년 간 열심히 종이책을 줄였거든요. 팔거나 기증하고 다시 보고 싶다면 전자책을 사거나, 전자책이 없다면 직접 썰어서 스캔하는 식으로 줄여나가서 지금은 언제든 이사갈 수 있도록 책장 두 칸 분량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런저런 장단이 있지만 충동구매는 확실히 줄어들어요. 하지만 "이건 못참지.") 남은 책들은 얇고 가벼워서 가방에 찔러넣기 편하거나, 정말 두꺼운 양장본 형태 자체가 매력을 주기 때문에 모든 책들에 책갈피를 꽂아두고는 랜덤게임을 하곤 하는데, 그러다보면 정말 오랜만에 꺼내는 책은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거기 쓰기 정말 용이할 것 같아요. 다회독에도 유용할 것 같고요. 좋은 소개 고맙습니다.
서울외계인
네이마르의 드리블과 같이 현란한 뱀발쟁이님의 댓글에 정신이 아득해지는군요.😆 저도 열심히 줄여보려고 노력중인데 쉽지 않네요. 문득 이 어지러운 책장들이 제 난잡한 지적생활이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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