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특파원 김민석입니다.
이번 주제는 '미국 6세대 전투기 사업 동향'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가 4.5세대 전투기인데, 실전 배치되려면 아직 몇 년 남았죠. 반면 해외 항공 선진국들은 벌써 6세대 전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많은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현재 공개된 정보 중심으로 현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미국의 6세대 전투기 사업은 해군의 F/A-XX와 공군 PCA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 공군의 혁신적 개념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진 것은 없으나, PCA는 적진에 침투하는 작전을 가정하고 개발 중임.
- NGAD 사업의 엔진 프로젝트, NGAF는 가변 사이클 엔진으로 F135보다는 작은 크기. 하지만 센서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밀스러운 요소로 남아 있음.
- NGAD의 무인 편대기 CCA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나, 1,000대 이상 필요한 CCA의 운용유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 또한 한국산 엔진이 의외로 CCA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
🚩이번 뉴스레터는 죄송스럽지만, 객관적인 보도와 함께 작성자의 추측이나 의견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최대한 읽는 분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개인적 의견이 담긴 내용의 경우 표시를 확실히 하겠습니다.🚩
1.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미 공군과 미 해군의 6세대 전투기 사업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일명 NGAD(Next Generation Air Dominance)는 크게 네 가지 부분의 하위 프로젝트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미 공군의 유인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PCA(Penetrating Counter Air)와 미 해군의 유인 전투기 개발 계획인 F/A-XX, 그리고 차세대 적응형 엔진 개발 프로젝트인 NGAP(Next-Generation Adaptive Propulsion), 그리고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할 무인 편대기(로열 윙맨)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NGAD에서 PCA와 F/A-XX는 NGAP 엔진과 CCA는 공유하되, 서로 다른 플랫폼의 전투기라는 것입니다. 노스롭 그루먼은 공군의 PCA 프로젝트에서는 주 계약자로 입찰을 포기했지만, 해군 사업에서는 여전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PCA는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경쟁 중이고, F/A-XX는 록히드 마틴, 보잉, 노스롭이 경쟁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육군형과 해군형이 다르다'라고 표현할 때는 프랑스 닷소사의 라팔이나 옛 맥도널 더글라스 F-4 팬텀 II와 같이 함상 운용을 위한 기체 구조 강화, 날개 접힘 장치, 어레스팅 훅 및 캐터필터 고정장비와 같은 것을 의미하지만, 저는 해당 내용의 의미가 아닌 해군과 공군의 요구사항이 아예 다른 상황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트림블 기자는 팟캐스트에서 NGAD는 명백히 두 개의 프로젝트가 있는데, 2019년 5월부터 해군은 '공군과 같은 침투 목적의 스텔스 요구도가 없었다.'라며, '공군은 꼬리날개가 없지만, 해군은 꼬리날개가 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NGAD 사업의 이야기가 시작된 지 10여 년간, 미 해군과 공군, 그리고 미국의 3대 방위사업체(보잉,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는 수많은 6세대 전투기의 상상도를 만들었습니다. 그중에서 '무미익' 형상의 해군 F/A-XX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뒤에서 한 번 더 설명하겠지만, 4.5세대 및 5세대 전투기들은 모두 수직미익과 수평미익이 있고, 수직미익과 수평미익을 하나씩 합친 형태(YF-23)와 수평미익의 각도를 조절하여 수직미익을 없앤 디자인(맥도널 더글라스 JSF)이 있었지만 모두 실용화는 실패했습니다.
이 와중에 미 해군의 F/A-XX, 유럽의 GCAP와 NGF 둘 다 한 쌍의 수직미익을 갖추고 있는데, 미 공군의 PCA만 오직 그 어떤 꼬리날개도 갖추지 않는다는 것은 PCA의 저피탐(low observable) 능력 요구성능이 다른 기종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현재까지 NGAD 사업의 경우 록히드 마틴, 보잉, 노스롭의 3개 회사가 입찰한 것으로 보이고, 이 때문에 NGAD의 엔진 사업인 NGAF 사업의 정보도 이 세 회사가 참여했지만, 현재 노스롭은 NGAD 사업의 설계에는 참여하지 않고, 전자장비 등 일부 부품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공군이 NGAD 사업에 요구한 예산은 19억 달러, 해군이 요구한 예산은 13억 달러라고 합니다.
2. 엔진 프로젝트인 NGAF는 순항 중, 하지만 센서는 비밀?
유인 비행기를 만드는 NGND와 엔진을 만드는 NGAF 사업은 모두 내년에 설계 계약을 맺을 것이며, NGAF 사업으로 만들어질 적응형 가변 사이클 엔진은 F-35의 F135 엔진보다는 크기가 작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F/A-XX든 PCA든 두 기체 모두 F-22의 F119 엔진이나 F-15/16의 F100/110 엔진과 비슷한 크기의 쌍발 전투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NGAF의 후보 중 하나이자, F-22와 F-35에 엔진을 공급하는 프랫 앤 휘트니는 자신들의 NGAF 엔진이 디지털 PDR(Preliminary Design Review)를 끝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정리하자면, NGAF는 결국 1990년대 미국의 5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에서 GE가 제시된 YF120 가변 사이클 엔진의 부활에 가까울 것입니다. YF120 엔진은 YF-23에 장착되어서 비행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사실 현재까지도 실제 비행기에 장착되어 비행시험을 실시한 유일한 전투기용 가변 사이클 엔진입니다. 현재는 종료된 ADVENT 가변 사이클 엔진은 실제 비행기에 장착하고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30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바이패스 조절을 위해 필요한 기계적 장치의 구조가 더 간단해지고 경량화되고, 비행 제어 컴퓨터와 연계되어 최적 효율을 내는 기술이 YF120보다 훨씬 향상될 것으로 보여, NGAF가 장착된 비행기, 특히 공군의 PCA의 경우 미국 전문가들은 1000 노티컬 마일(1,852km) 속도를 1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성능으로 현재 5세대 전투기보다 훨씬 긴 거리를 훨씬 빠르게 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진 엔진에 대해서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은 엔진 노즐, TVC입니다. 스텔스성을 위해 미익을 없앤 만큼, 미국의 F-22 랩터와 러시아의 Su-57에서 실증된 직접 후방 노즐이 가동하는 TVC가 아니라 터보팬 엔진의 바이패스 에어 등을 이용해서 유체로 엔진의 추력 방향을 바꾸는 TVC를 적용하거나, 혹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신소재 등으로 엔진 노즐의 저피탐 능력을 매우 높여 미 공군 PCA에서 적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공한다면 6세대 전투기가 다 같은 6세대 전투기가 아니게 되는 것이죠.
🚩엔진과 함께 중요한 부분은 역시 센서와 에비오닉스, 무장입니다. GCAP 등 다른 6세대 전투기들이 야심찬 차세대 레이더, 차세대 임무 컴퓨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NGND에 대한 센서와 에비오닉스에 관한 이야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사실, 전혀 내용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일지는 시간이 지나서야 확인이 가능할 것인데, 다른 6세대 전투기들이 (비록 엄청나게 발달했지만) AESA 레이더와 EW 기반 센서체계를 핵심으로 한 만큼 미국도 같은 선택을 하리라 추정할 수 있을 뿐입니다. 🚩
3. 무인 편대기 CCA 개발은 순항 중, 국산 엔진이 CCA에 도전할 수 있을까?
NGAD 사업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살펴볼 프로그램이자, 가장 중요한 사업인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에 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현재 미 공군은 이미 CCA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계약을 시작했으나, 의회 예산 승인이 늦어지면서 당장 내년에 필요한 5억 달러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공군의 주장으로는 CCA 개발을 위해서 앞으로 5년간 6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인데, 이를 통해 2030년이 되기 전에 CCA의 개발을 거의 끝내고자 합니다.
CCA의 후보군으로 지금까지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의 Gambit, 보잉(Boeing)의 MQ-28 고스트 뱃(Ghost Bat), 크라토스(Kratos)의 XQ-58A 발키리(Valkyrie) 등이 언급되었지만 CCA 사업이 이미 개발된 무인 편대기(Loyal Wingman)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고, 이들 회사에 새로운 기능이 포함된 기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NGAD의 F/A-XX와 PCA가 같은 CCA를 쓰기로 계약했는데, 이것이 단순히 기체 설계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군대가 보유한 CCA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미국이 제조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비행시험 중인 무인 편대기로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능력입니다.
CCA는 수적으로 증가하는 적 공군 전투기에 대응하기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이야기되는데, 보도에 따르면 1,000여 기 이상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있으나, 이런 대량 배치에는 장애물이 있다고 합니다. 무인기를 운용하면 조종사를 줄일 수는 있으나, 비행기 정비 인력은 훨씬 많이 들어가고, 미 공군과 해군을 포함한 그 누구도 CCA 수준의 대형 무인 제트 전술기를 대규모로 운용한 경험이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UAV(무인비행기)가 쓰이지만, MQ-25나 RQ-4와 같은 터보팬 엔진 무인기는 아주 제한적인 수량만 운용 중이거나 도입 중입니다.
운용비를 줄이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중요한 부분은 CCA의 엔진입니다. 이 부분에서 CCA의 엔진으로 거론되는 엔진들은 이미 과거에 개발된 엔진들이라, 여기에서 우리 한국의 국산 엔진 개발 계획이 의외로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비에이션 위크는 한화의 국산 엔진 개발 계획을 취재하면서 이런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F124 엔진의 경우 대만의 F-CK-1 IDF 경국 전투기를 위해 비즈니스 제트기용 엔진을 개조한 것이고, AE3007은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에 장착되었으나 CCA 전투기에 필요한 애프터버너(AfterBunner)를 장착한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 이 외에 영국 롤스로이스의 어도어(Adour) 엔진이나 우크라이나 모터시치(Motor Sich)의 AI-222가 있으나, 이들 엔진이 미국 CCA에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즉, CCA의 엔진으로 우리 한화가 개발 중인 국산 엔진이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미국은 6세대, 한국은 4.5세대? 단순 기술격차가 아닌 기회를 봐야
🚩이상으로 미국의 NGAD 계획에 대해서 정리해 봤는데, 유럽의 GCAP나 NGF계획에 비해서 투입한 비용도 많고, 개발 시작도 빠르지만 정보 공개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6세대 전투기라는 경지에 처음 도전하는 미국이 컨셉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미국이 생각하기에 ‘6세대 전투기’ 라는 컨셉 자체가 기밀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5세대 전투기가 기존 전투기의 완전 대체를 주장한 반면 앞선 뉴스레터에서 보잉 TF-7A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초 고성능 6세대 전투기가 4세대, 혹은 4.5세대 전투기와 함께 비행할 것을 가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한국도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열심히 개발중인데, 단순히 보라매 전투기가 6세대 전투기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 논의하는 것 보다는 2030년대 이후 미래 공중전의 방향을 생각한 전력건설을 연구하고, CCA 사업에 필요한 5,500lb 터보팬 엔진처럼 미국의 NGAD 사업에 협력할 부분을 선제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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