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에 드디어 ADD 실험실 시험에서 처음으로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그것은 연구진에서 짜릿하고 감격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연구팀은 자신감이 차올랐다. 창원에 위치한 기동시험장에서 체계 기동시험시제(MTR)를 이용한 실차 주행시험에서도 험준한 야지를 시속 40㎞ 이상의 속도로 늠름하게 주행했다. 내구도 주행시험에서도 아무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다.
모든 시험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결과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때는 그렇게 믿었다. “우리가 해냈다!”고.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것일까. 2005년 11월에 뜻하지 않은 비보가 날아들었다. 체계 완성시제 개발시험의 일환으로 수행 중인 저온환경시험(-32°C)에서 차량이 주저앉는 문제가 발생했다. ISU의 밀봉 능력이 떨어져 생긴 누유 및 누기(氣)로 인한 것이었다. 위기의 순간임을 직감했다. 우선 가스가 새는(누기) 위치와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또 한번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위기탈출을 이끌었다.
“말씀드리기가 좀 뭐하긴 한데, 누구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누기가 예상되는 부위에 성인용 콘돔을 씌워 어디가 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궁여지책이긴 했습니다만 그 방법이 효과를 발휘했어요. 가스를 주입하기 위한 가스밸브가 저온 누기의 원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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