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정답인 줄 알았습니다. 정체기가 왔습니다. 바람직한 감량은 계단식으로 찾아온다는데. 지금 올라선 계단의 면적은 좀 넓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파르게 빼고 싶습니다. 이 조급한 마음이 몸을 지치게 만들었는지, 어제는 운동 중에 트레이너분께서 포도당 캔디 한 알을 주면서 이야기하더라고요.
"민지님, 꼭 벼랑 끝에 선 사람 같아요."
이렇게 기운 없는 날엔 기운이 안 나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 부족이 그것인데요. 흔히 말하는 탄단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에 단백질 지상주의 식단에 강박을 느끼다보니 중요한 섭리를 놓치기도 합니다. 적당량의 비정제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오늘 아침에는 따끈한 현미밥에 조미김을 소중하게 싸 먹었습니다. 조금 거친 쌀알도 소화할 만큼 성장했고, 밥투정을 하던 어린 시절에 엄마가 옆에서 하나씩 싸서 주던 그 맛을 기억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좋은 인생이지 싶어 어깨춤이 나오더군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탄수화물 매직이 최고긴 하더라고요.
내가 대체 뭘 먹고 그렇게 몸이 무거워졌던 걸까. 생각해보면 탄수화물 덩어리. 그렇게 좋아하던 분식 때문인 것도 같지만. 단지 분식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건강한 감량과 증량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표현하고, 잘 기다리고, 잘 움직이는 순환에 달려 있어서. 아마도 감량을 시작하기 전 제 삶은 뭔가를 수렴하고 발산하기에 너무 굳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래 이 정체기가 온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도요. 돌파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한 아이의 양육자가 된 듯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보는 것.
나날이 되도록 건강한 걸 챙겨 먹고, 스스로 좀 더 신이 나서 움직이도록 작고 비루한 몸짓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답답한 시기를 돌파하고자 애쓰면서 깨닫게 된 다이어트의 해답. 적당히 먹고 활발히 움직이기. 아쉬움을 동력 삼아 아쉽지 않게 살아가는 게 생각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되네요.
구독자 님을 무겁게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요즘 잘 먹고 잘 주무시고 계신가요. 잘 기다리고 또 잘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삶에 있다면 좋겠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숨 쉬는 일이 조금은 덜 버거웠으면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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