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개인운동 루틴도 짜셔야죠."
운동을 배운 지 5개월 되어 갑니다. 진정한 홀로서기는 가을부터 하려고 해요. 이제까지 배운 근력 운동을 자습하면서 이전에 살짝 배우다 만 필라테스를 하거나 춤을 배울 참인데. 또 다른 곳에서 신나게 뚝딱거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웃음이 납니다.
두툼한 겨울 패딩 차림에 목도리를 두르고 수줍게 들어선 헬스장. 바깥 날씨가 많이 더워졌지만, 그 겨울 김이 서려 있던 창에 여전히 김이 서려 있습니다. 창 너머로 여러 음식점이 보입니다. 시선 둘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어느 건물 옥탑에 걸쳐진 저녁 구름이나 러닝머신의 계기판을 내려다보곤 해요.
어제는 러닝머신 위에서 한 시간 있었어요. 습습하. 습습하. 코로 두 번 숨을 들이마셨다 입으로 한 번 숨을 내뱉기를 반복해요. 이때 스탭은 꼬이지 않게 가볍게 탁탁 짧은 보폭으로 재봉틀 바늘처럼 박음질을 해야 해요. 할 수 있는 만큼 뛰고, 다양한 하체 운동 끝에 레그프레스에 90kg 무게를 추가해서 할 수 있는 만큼 들어올렸어요. 원체 없던 체력이어서 조금씩 몸에 힘이 깃드는 과정이 신비로워요.
여전히 마냥 누워 있고 싶을 때도 많고, 허전한 마음을 음식으로 채우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스스로 한 번 더 속으로 말을 거는 게 버릇이 됐어요. 정말 쉬고 싶어서 쉬고, 정말 먹고 싶어서 먹고 움직여요. 한없이 퍼지고 무거워지던 마음이 양성한 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운동을 한 날과 하지 않은 날. 그 뒤에 오는 날의 집중도 차이를 알게 됐어요. 운동을 하고 나면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이 더 깊어져요. 매일 하기는 어려워 주 2-3회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해내고 있는데, 가을부터는 지금보다 강도를 낮추더라도 되도록 매일 하는 습관을 들이려고요.
모두에게 통하는 감량법은 아니지만, 제가 찾은 방법을 공유할게요. 건강을 해치지 않고 5개월 동안 18kg를 감량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습관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은 문장들을 모아 보냅니다.
일어나고 잠들 때 스트레칭과 이부자리 정리를 해요. 공복 상태로 애사비(천연발효사과식초)를 물에 타 마시고, 이때 유산균도 같이 챙겨주세요. 혈당 스파이크 최선을 다해 방어해요. 아침 식사 거르지 않기. 점심 식사 후 단 음료 먹지 않기. 소스 사랑은 위험해요. 정제 탄수화물보다는 비정제 탄수화물 위주로 먹기. 탄수화물을 끊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방울토마토는 최고의 간식이에요. 저녁은 되도록 6시 이전에 먹고, 늦게 먹을 때는 과식하지 않기. 기초대사량 이하로 챙겨먹으면 힘들어요. 사람들을 만나는 약속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거운 대화와 음식을 즐기세요.
그 시간이 지나면 혼자 씩씩하게 운동해요. 내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이 종목 저 종목 관심 가는 대로 체험해봐도 좋아요. 적당히 힘 있게 걷기. 운동은 유산소와 근력을 고루고루 버무리기. 체중보다는 체지방을 줄이는 게 중요해요. 물은 하루 2L 이상 마셔요. 같은 옷을 입은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면 재밌어요.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최고예요. 그 모든 건 마음에 달려서 내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일에 진심이어야 해요.
어느덧 유월 마지막 주네요. 구독자 님은 한 해의 절반을 어떤 기억으로 채우셨나요. 만자남 감량일지 이번이 마지막 글은 아니지만, 처음 감량을 약속하며 말씀드렸던 유월의 끝이라서 부랴부랴 소소한 감량팁을 공유해드렸어요.
저는 앞으로 목표 체중까지 10kg 이상 더 감량해서 유지하려고 해요. 무작정 마른 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가장 선명하게 웃었던 시절의 가벼움을 찾고 싶어서요. 뭐 요즘도 그런 시절이지만요. 그 계단식 감량의 종점이자 기점에 다다른 날에 다시 한 번 소소한 감량팁 보강해서 공유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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