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자남 감량일지

제7화 먹고 하자고 운동

2024.06.13 | 조회 6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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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저녁엔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를 먹었고, 어제 저녁엔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먹었어요. 얼마 전 점심에 생선가스 먹고 싶다는 동료를 따라가서 돈가스와 냉모밀 세트를 먹은 건 비밀. 비밀까지는 아니고, 양을 적게 먹었어요. 그것만 알아주세요.

샌드위치여도 다 같은 샌드위치가 아니래요. 제가 당질 높은 빵에 당류 높은 소스가 잔뜩 뿌려진 포화지방이 샌드위치를 먹었다나 뭐라나. 몇 주 전 아침에는 편의점에서 케이준치킨 샐러드를 사서 머스터드 드레싱을 뿌렸는데, 세상에 드레싱이 샐러드 이불처럼 뿌려진 거예요. 그 모양을 보더니 친구는 그럴 거면 차라리 버거를 먹지 그랬냐고. 아녜요. 그럼 너무 버거워질 게 빤해요. 식단 챙기기는 감량인으로서 양심 챙기기 같아요.

먹으면서 빼는 거 왜 이렇게 번거롭고 힘드냐 싶겠지만, 이전에 워낙 식이 조절이 안 됐던 저는 지금 먹는 양 하나라도 제대로 조절되는 게 참 신기해요.

넉 달 넘게 귀리현미가 들어간 유부초밥, 키토김밥, 통밀 토르티야로 만 샐러드랩 같은 걸 자주 먹었어요. 어제 점심엔 오랜만에 감태김밥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절로 춤이 나오더라고요.

트레이너분이 종종 운동 중에 감량하면서 뭐가 제일 먹고 싶냐고 묻는데, 딱히 없다고 해요. 사실 분식이 먹고 싶어요. 떡순튀. 떡볶이, 튀김, 순대요. 그치만 예전처럼 그렇게 당기진 않아요. 스트레스가 줄지는 않았는데, 어느 정도 깜냥이 생긴 것 같아요. 놀라워요.

누구나 떠올리는 다이어트 식단. 줄여서 닭고야라고 하더라고요. 닭가슴살, 고구마, 야채. 그것만 어떻게 매일 반복해서 먹겠어요.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오트밀이랑 프로틴 가루로 떡도 만들고, 곤약으로 면을 뽑아서 먹고 그러는데. 이상하게 저는 대체체로 요리해 먹는 것엔 영 취미가 없더라고요. 몸에 좋다는 양배추도 매번 사놓고 다 먹지 못해 버려요.

못해도 6월 말까지 총 20kg 감량하는 게 목표예요. 최종 목표까지는 더 가야 하는데. 조금 더디더라도 건강하게 되도록 야채 먼저 먹고, 단백질 채우고, 지방이나 탄수화물 들어간 음식은 앙코르 없이 먹으면 이룰 수 있을 거예요.

감량 중에 금주를 하지 않은 건 비밀. 비밀까지는 아니고, 건강한 안주를 먹었어요. 그것만 알아주세요.

예상보다 큰 스트레스 없이 감량 중이에요. 비법은 끼니 거르지 않고, 숨차게 운동하고, 편안한 사람들 만나고, 푹 자고 일어나서 걷는 건데. 이게 뭔 비법이냐고 하시겠죠? 그치만 정말 비법입니다.

감량을 목표로 할 때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음식을 섭취하면 안 된대요. 구독자님의 하루 식단은 어떤가요? 오늘 먹은 음식의 에너지가 어디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 에너지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일이니까요.

첨부 이미지

추신, 여름이 다가오니 헬스장에도 사람이 많아졌어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것 같은 무더위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겠죠. 몸도 몸인데, 다들 마음의 더위를 어떻게 식히고 사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이달 나오는 에세이가 인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오랜 기간 붙들고 있던 이야기가 드디어 책으로 나오다니. 기분이 요상합니다. 언젠가 감량일지도 책으로 만날 수 있을까요? 꼭 책으로 나오지 않아도 감량 전후, 유지하는 마음을 잘 기록해볼게요. 오늘 레터 끝에는 루시의 '조깅'이라는 노래를 둘게요. 감량에 성공하면 가을에는 러닝하는 지인을 따라 짧은 거리라도 달리기로 했어요. 러닝과 대회라니. 예전에 저라면 꿈에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들인데. 인생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

"하루에 날 위한 시간은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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