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나말고

2026.08.05 | 조회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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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오늘은 변태로 오인받는 이야기 해볼까합니다. 벌써 재밌으시죠?

 

저나 제 주변 친구들은 덕후나 변태로 오해를 많이 받습니다. 둘다 나쁜 뜻으로 말하는 거 아닌 건 잘들 아시죠? 덕후들은 멋진 사람들입니다. 그들만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 명확하게 알죠. 법적 문제가 없다면 변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고요.

 

저는 보기보다 정숙하고 조용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없는 것에 대해 놀라는데요. 입이 말 많게 생긴 입이라고 하더군요. 우리 엄마 욕했냐 너네 아 아닙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혼자 막 한시간씩 떠들고 하니 말이 없는 편은 아니겠네요. 여러분이 보시는 8~10분짜리 유튜브 영상은 제가 카메라 켜고 혼자 한시간동안 떠든 걸 걷어내고 걷어내 만든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없고, 회사에서는 누가 먼저 말 걸지 않는 이상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회사에서는 돈값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업무 생각으로 늘 가득차 있어서 말하기 귀찮습니다.

 

저희 회사 지하에는 직원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이 항상 틀어져 있는데요. 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찍다보니 저는 계속 TV에 나오고 있습니다. TV에서 혼자 외국가서 떠들고 스튜디오에서 떠들고 그러고 있는데 막상 그 사람은 실제로 만나면 말을 한마디도 안 하니 뭔가 좀 불편하고 이상하고 그럴 겁니다. 아니 근데 원래 주제가 이게 아닌데 저 말 많네요.

 

하여튼 변태로 보이는 이유는 아마 저나 주변 사람들이 문화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아무래도 글을 다루는 일을 하니 감각적으로 예민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게 없었으면 지금처럼 글을 못 썼겠죠.

 

그림 그리는 친구들은 아름다운 신체에 대한 집착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인간의 근육과 관절이 옷으로 가려져 있어도 보인다고 하고요. (헬스근육말고) 근육의 움직임을 상상하다보면 변태로 판정받기가 쉬워지겠죠. 그러나 그들은 억울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변태가 맞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각적인 건 상상할 수 없지만, 인간의 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쓰라면 몇십장도 쓸 수 있습니다. 그 살덩어리가 다리를 꼬고,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허리를 곧추세워 일을 하고, 길거리를 돌아다닙니다. 괴팍하거나 출렁거릴 수도 있고, 단단하거나 물러터졌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아름다움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살은 그만큼 아름다운 거예요. 자 어때요 여러분. 변태로 보이나요?

 

이 열린 감각이 성욕과 무조건 연관이 있을 거다 같은 프로이트적인 해석에 대해 다들 의문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의 작동 기저에는 성욕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람들이 허지웅 씨가 무성욕자라고 하면 믿고 제가 말하면 왜 다 안 믿는지 모르겠군요. 너무 섹시해서 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는 저 살덩어리를 예찬할 때 성별을 말하지 않았어요. 이성애자인 저도 남성의 살을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동성애적 사고라고 묻는다면 100%는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저 피조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하는 것에 감각 외의 필터가 씌워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테면 저는 순수예술을 하고 있는데, 에로영화처럼 보면 곤란하다는 거겠죠. 물론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 마음이라 뭐 제가 일해라절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포유류뿐 아니라 식물, 흙, 바람, 지구에 없는 존재(바미가스 같은)에 대해서도 늘 비슷한 태도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더 와닿는 부분이 육체적일 때가 아닐까 싶어요. 신체 접촉이라든가 음식 이야기라든가(수종철 최대 조회수는 늘 음식 이야기). 그렇다면 제가 변태가 아니라 읽는 사람이 변태인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그 변태들을 잘 자극하는 사람이고.

 

친구들을 만나도 이 사람들이 얼마나 예쁜지에 대해 쓸 수는 있지만 연인이 아니라면 글쓰기 조건은 더더욱 까다로워집니다. 오해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절제하는 선에서만 쓰거나 아예 안 쓰게 되는데 자꾸 변명하는 거 보니 변태 맞나보네요.

 

실제로 변태성이 있지만 이건 연인한테만 나오는 거고요. 그런 면은 누구나 갖고 있으실 거라고 봅니다. 특별히 이상한 것도 아니고 아무나한테 발동되는 것도 아닙니다. 딱히 금기 수준도 아니고 자꾸 변명을 하게 되니 그만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그런 느낌이 있든말든 저는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거고요. 조건이 허락할 때만 마음껏 그렇게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질문은 하지 않고 단언하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구독자님도 변태입니다.

 

다음 주면 제 여름휴가가 시작되네요. 변태적으로 집착해서 여행 스토리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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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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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란바로트로키의 프로필 이미지

    울란바로트로키

    1
    약 21시간 전

    저는 변태로 오해받는 일이 절대 없습니다. 인정받을 뿐이죠. 진짜 변태니까.

    ㄴ 답글
  • 유쾌한씨의 프로필 이미지

    유쾌한씨

    0
    약 20시간 전

    연인이 아니라도 신체적, 살덩이의 아름다움에 대해 예찬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잘 하는 편입니다. 미학적 관점과 플러팅을 오해하는 건 상대의 이해 수준의 낮음이니 굳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요? 오히려 칭찬이 주는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변태성이 없는 연인 관계는.. 음.. 좀 심심하지 않을까요? 가끔 느끼는 건데 종철님은 뭐랄까... 상당히 순수하고 순둥하시다는 느낌이 드네요 :) 혹시.. 제가 속고 있는 걸까요???! 메일 끝에 제 닉네임이 나와서 깜놀했는데, 일종의 맞춤형 서비스였군요..! 들킨 줄 알고 깜짝 놀랬었네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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