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2026.10.07 | 조회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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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제목은 영화에서 따왔는데 그대들까지 붙이기엔 저의 고민이라 주어는 생략했습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AI를 엄청나게 많이 도입했고 거의 삶까지 침투해 있는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태스크와 취미 등을 에이전트로 해결합니다. 다들 쓰시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외에도 인스팅트라는 AI를 요즘 흥미롭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앱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그냥 문자나 왓츠앱으로 쓰는 AI인데, 코딩이나 무슨무슨 식당 예약 전부 다 해줍니다. 인스팅트가 궁금하시면 아래 기사를 참조해 주시고요.

 

https://aimatters.co.kr/ai-tool/52845/

 

그렇게 문과생으로서 근성 있게 AI를 사용 중이었는데 하루아침에 그 노하우가 쓰레기가 돼버렸습니다. 뮤즈 AI나 챗GPT 닷이 나와버리면서였죠.

 

2월 즈음 오픈클로가 나왔고 그걸로 하네스를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익혔고, 그 하네스를 클로드 코워크로 가져와서 업무용 에이전트들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좀 떠밀린 경향이 있어요. 신입 직원이 하루에 10개 정도 기사를 수동 업로드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그만둬버린 것이죠. 다른 이유는 아니고 좋은 곳으로 이직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못살게 군 거 아니에요. 진짜예요. 믿어주세요.

 

하여튼 저는 당시 롱폼을 일주일에 두세 개, 숏폼을 일주일에 28개 만드는 미친 일정을 소화 중이었는데요. 여기다 기사까지 업로드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이건 저 한 명이 더 있어야 하는 일이었어요. 그러나 사람을 당장 구할 수는 없고 특히 저분은 정말 유능한 분이었습니다. 누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죠.

 

그 자리에는 제가 열심히 공부한 하네스가 있었습니다. 그걸 코워크에 이식해서 기사 작성 에이전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미지도 당시 수동 생성이었는데, 브라우저 유즈 기능이 발전하지 않았을 때라 크롬 익스텐션으로 1분마다 자동 입력하게 했고요. 이유는 요금제 특성상 빠른 입력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빠른 입력 쿼터를 다 쓰고 나면 느리게만 생성되는 요금제였어요. 거기다 이미지에 워터마크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워터마크만 붙여주는 마이크로 앱도 만들었습니다. 이 툴들이 한꺼번에 클로드 코워크에서 순차적으로 돌아가는 에이전트를 제가 만들고 만 것이죠. 현재는 클로드가 이 작업들을 다 해주기 때문에 안 쓰는 앱들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정말로 유용했습니다.

 

이 에이전트는 버전업을 통해 현재는 5가지 종류의 기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동일한 에이전트를 스킬로 만들어서 팀원들도 쓰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취미 겸 콘텐츠 제작 겸 해서 장난감 앱들도 여럿 만들었고요. 이 중 하나는 유료 출시도 했습니다만 매출이 0원입니다. 하하.

 

그런데 챗GPT-6 아스트라가 최근에 나왔죠. 이때까지만 해도 위기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턱도 없는 토큰 사용량을 소모하기 때문이죠. 그 뒤 GPT-6.1 솔과 루나가 나와서 가격이 떨어졌을 때도 충격받지 않았습니다. 이 친구들은 아스트라만큼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닷(Dots)이 나와버린 겁니다.

 

닷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을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네 얼굴 주작입니다 왜요 한번 봐줘요

 

사실 닷과 비슷한 자율 에이전트는 이미 있었어요. 그록 봇과 뮤즈 AI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록 봇은 그록 유료 사용자가 적은 편이라 활용 사례가 별로 없었죠. 뮤즈 AI는 국내 출시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닷은? 바로 국내 출시를 했고 비싼 요금제를 쓰는 대부분의 사람이 닷을 쓰기 시작했죠. 닷은 전부 알아서 합니다. 영상을 편집하고 싶다고 하면 알아서 툴들을 찾아오고, 자신의 PC(클라우드)에서 스스로 작업을 합니다. 하다가 판단이 필요한 게 있으면 전화를 하고 상의를 하죠. 문자나 앱으로도 당연히 쓸 수 있습니다. 이제 사람 하나가 더 생긴 겁니다.

 

제 요금제에서는 닷을 못 써서 이 과정을 구경만 하면서 굉장한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나보다 훨씬 지능이 높은 존재가 내 일을 대신한다니요. 이건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노동의 가치가 사라지면, 저에게 가치가 남아 있을까요?

 

인간은 노동과 유희를 하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가집니다. 그중 노동 그 자체가 목적인 저 같은 사람도 있겠죠. 그 노동이 사라지고 무한한 시간이 주어지면 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그것을 인간의 삶이라고 부를 수 있나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놀면 더 좋지 않냐고요? 마감이 있어야 모든 게 다 재미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마감이 사라져 버리면 저의 가치는 남아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놀면서 취미만 하는 생활을 꿈꿔본 적도 있지만 저는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쓰는 글들은 기본적으로 잡스러운 것들이고, 독자에게 여유가 있어야 읽히기 때문일 겁니다. 독자의 여유가 사라지면 제 존재 가치도 함께 수장되겠죠.

 

이제는 삶의 자세를 다시 세워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무가치하지 않은, 지능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내거나, 기존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나의 요소들 중에서 값나가는 것들을 찾아 다시 어딘가 전시해야 하는. 나의 피와 뼈는 오랜 시간 흐르고 흘러, 무엇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나 하는 질문을.

 

야만성을 잃지 마세요. 차분한 지능에게는 필요 없는 그것을. 우리도 짐승임을 잊지 마세요. 본능을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차디찬 것들보다 비싸고 불필요한 무언가가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재료로 전락했다고 해서 우리의 값을 내리지 마세요. 높지 않은 온도지만 우리는 조금쯤 불타고 있는 존재라는 걸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른 존재가 보기에 찰나의 삶을 불꽃같이 타며 살아가는 존재, 꺼지지 않는 불, 번개와 분노, 영혼과 숨, 물과 흙으로 만들어진 살아있는 작품이 바로 당신입니다.

 

닷은 아마 계속 비싼 요금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 지능은 오지 않겠죠. 지능의 빈부 격차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월 몇십만 원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날아가지만 우리는 계속 달려가야만 하겠네요.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우리가 야수라는 걸.

 

AI 매터스에서 일하면서 FOMO 자극할 시간에 한 자라도 정보를 더 드린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그것이 과연 유효한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더 저렴하게, 유능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일하고 살 수 있도록 지금보다 제가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심각한 이야기를 썼지만 여전히 별 쓸모는 없네요. 이번 주는 공휴일이 많으니, 주말 즈음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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