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환경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주제 중 하나는 아마도 “매출 중심 관점과 고객 중심 관점, 둘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가?”가 아닐까 싶어요.
매출 중심 관점은 결과(재무 지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결과로 연결되는 활동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설계하죠.
고객 중심 관점은 선행 변인 혹은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객의 행동이 재무적인 결과로 이어지므로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변화시키는 활동에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어요.
자신이 가진 철학, 가치의 측면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양자택일)하는 경우는 없을 거예요. 상황에 따라 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어느 한 극단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극단적인 예로 만약 매출만 좇는다면, 고객은 자신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본다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떨어져 나갈 거예요. 그렇다고 고객만 좇는다면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고요.
오늘 콘텐츠에서는 매출 중심 관점과 고객 중심 관점을 결과와 과정, 속력과 방향의 프레임을 통해 이해해 보려고 해요.
이를 통해 두 관점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균형의 문제라는 점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우리가 시작해 볼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지도 짧게 다뤄봤습니다.
** 참고: 오늘 콘텐츠에서 매출은 매출(Revenue)를 의미할 때도 있고, 전반적인 재무 지표를 통칭할 때도 있어요!
🐓 결과와 과정,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비즈니스는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매출 중심 관점이라는 것은 결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매출은 고객의 구매를 통해 발생하니, 고객 중심 관점은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요.
물론, 누군가는 고객의 만족이 자연스럽게(별다른 조치 없이) 재무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9가지 구성요소(Building Blocks)에서 비용구조(Cost Structure)나 수익원(Revenue Streams)는 없어도 될 거예요. 하지만 2010년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발표된 이후에도 이 구조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죠.
또한, 균형성과표(Balance Scorecard, BSC)를 창안한 로버트 S. 캐플린과 데이비드 P. 노튼은 “품질과 고객만족의 향상이 항상 재무적인 결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어요. 즉, 고객 중심 관점 아래에서 이루어진 활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활동들의 결과가 어떻게 매출 증대나 비용 감소 등으로 어떻게 전환될 수 있는지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죠.
반대의 관점에서는 "그러면 재무적인 결과(매출, 이익 등)이 결국 중요한 것이니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과 중심의 사고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비즈니스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워요.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 광고와 프로모션, 할인을 통해 매출 상승(가격×판매량)을 이끌 수는 있겠지만, 경쟁 환경이 심화되면 이런 활동의 효과는 감소할 거예요.
위에서 이야기한 활동이 반복가능하고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매출 상승이 긍정적인 고객 경험과 함께여야 할 거예요. 즉, 고객 중심 관점은 단순히 이타적인(?) 관점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관점인 것이죠.
🏎️ 속도 = 속력 × 방향,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될까
속도(velocity)는 고등학교 때 물리 혹은 기하와 벡터를 공부한 적이 있는 분들은 아마 모두 알고 계시는 개념일 텐데요. 속도는 속도의 크기, 즉 속력(speed)과 방향(단위 벡터, unit vector)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어요.
속력이 아무리 빠르더라도(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곳에 도착하지 못할 거예요. 최악의 경우에는 더 멀어질 수도 있죠. 그리고 아무리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속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목적지에 다가가는 데 아주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테고요.
여기서 속도는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이익 혹은 성장이라고 볼 수 있고, 속력은 매출 중심 관점, 방향은 고객 중심 관점으로 비유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서, 축하 파티를 벌이고 있는 한 기업을 가정해 볼게요. 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했고, 다행히 나름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축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이 성과가 그들이 타겟하지 않은 고객, 혹은 외부 환경에 따른 우연을 통해 나타난 것은 아직 모르고 있어요. 물론 매출이 줄어든 상황보다는 나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런 상황은 독이 든 사과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이 결과가 독이 든 사과가 될지, 새로운 기회가 될지는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충분히 고려(혹은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방향성에 대한 분석의 결론이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되었음(잘못된 고객을 타겟하고 있었음)이라면 방향을 바꿔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방향에 대한 분석이나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기존의 활동을 지속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환경이 지난번과 다르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실패하게 될 거예요. 혹은, 비가역적인 자본투자(설비나 공장 등)를 해버리고, 거대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겠죠.
즉, 우리가 원하는 속력이 나왔더라도, 방향이 맞지 않는다면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필요하다면 우리의 목적지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속력을 레버리지 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더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겠죠.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를 추구할 것이라면, 속력과 방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 두 관점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찾는 방법
두 관점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찾는 방법은 인과관계를 가정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의 인과관계는 우리의 비즈니스 활동과 결과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고객 관점의 무언가와 매출 관점의 무언가 간의 인과관계를 의미해요.
즉, “우리가 이번에 한 광고를 통해 매출이 증가했다.”라는 식의 내부 활동 중심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고객행동과 매출을 각각 선행지표와 후행지표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해요. 그리고 각 지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정의하고 실행하는 것이죠.
이러한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사고하면, 매출이라는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면 성공, 실패면 실패를 만들어낸 흐름과 구조를 이해하게 돼요.
이 방법은 매출 중심 관점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정교하고 예측 가능한 경로를 설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존에는 “어떤 활동이 매출로 연결될 것인가?”가 출발점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의 어떤 행동을 바꿔야/유도해야/고려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가?”가 출발점이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전환율이 낮다면, 기존에는 “광고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더 많은 사람이 구매할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광고에 노출됐지만 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광고를 봤지만 클릭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광고를 클릭했지만 구매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죠.
이렇게 고민하다 보면 고객의 인지, 경험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즉, 개선할 수 있는 활동의 옵션이 다양해져요. 이를 통해 모든 산업 영역에서 복잡해져 가는 고객의 의사결정의 여러 포인트를 터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되죠.
결국 매출 중심 관점과 고객 중심 관점의 균형이란, 매출이란 결과를 목표로 삼되, 고객 행동이라는 현실을 기반으로 그 결과에 도달하는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오늘의 콘텐츠가 일상의 수많은 고민들 중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콘텐츠가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 콘텐츠에 대한 의견이나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편한 방법으로 말씀해 주세요! (댓글도 환영!!)
• email : hakguan.b@gmail.com
•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strategy4every/
• thread : https://www.threads.net/@strategy4every
• 오픈카톡 : https://open.kakao.com/o/gQ8ni1og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