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사랑하게 되면 참으로 보게 되며,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이 아니다.’
피상적인 관계나 행위는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없으며, 깊은 이해와 애정이 있을 때 비로소 가치 있는 관계나 결과로 이어진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선시대 문인 유한준의 문장이다. 유홍준 교수가 <문화유산 답사기> 에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고 옮긴 문장이 더 많이 알려져있다.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며 언급했던 문장인데 앎이 가져오는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문장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다.
앎은 어디에서 올까. 왜 라는 궁금함.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빛나는 눈빛 아래 있는 호기심. 거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호기심은 작고 사소해도 무언가를 알고 싶어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무엇이든 알게되면 세상은 그만큼 더 선명하게 보인다. 벌의 춤을 보면 어디에 향기로운 꿀이 있는지 알 수 있고 6월이면 선정릉에도 활짝 피는 하얀 꽃은 산딸나무 꽃이라는 것을 알게되면 세상은 조금 더 생생해 보인다.
벌의 춤이 그린 지도를 따라가면 달콤한 향을 풍기는 꽃이 나온다. 희고 큰 잎이 인상적이었던 꽃이 지면 그 자리에 빨간색 산딸기를 닮은 열매가 열린다. 새들이 쪼아먹던 그 빨간 열매가 열리던 나무가 이제는 산딸나무라는 이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세상과 그냥 빨간 열매였던 세상은 다르다.
최재천 교수가 그의 책 최재천의 공부에서 말했듯이, 우리 인간은 사실을 많이 알면 알수록 결국엔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긴 중세를 건너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저 먼 우주로 시선을 돌리는 게 아닌가 싶다. 별의 먼지로부터 만들어진 우리가 왔던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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