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버스 창가에 앉아 책을 읽다 덮어두고 밖을 본다. 차들은 빵빵 거린다. 보이지 않는 험한 소리들이 들리는것 같다.
재촉하는 시간, 내 맘 같지 않은 차들, 도로의 흐름.
다들 내맘 같고 그들의 맘도 내맘 같았다면 어땠을까.
마음과 마음이 부딪치며 나는 파열음. 감정을 칠해 쉽게 내뱉는 말들. 뱉은 사람은 모르고 듣는 사람만 아픈 그런 말들. 그런 소리들이 자주 들리는 날들.
비오는 퇴근길에 권진아의 노래를 들었다. 당연스레 내어줬던 마음들을 쉽게 내어줄 수가 없다는 가사처럼 습기에 눅눅해진 마음은 어디 내어주기도 들어내기도 버겁다. 세상의 소리에 비켜서고 싶어서 켠 노이즈 캔슬링 사이로 우산을 토닥이는 빗소리가 그대로 흘러 들어온다. 툭툭거리는 빗소리가 마음을 다독인다.
마음의 이야기가 이 빗소리처럼 스며 들어갔다면 괜찮았을까. 빗속에서 장화 신은 발걸음만 당당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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