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는 반환된 미군기지와 기지촌의 기억이 있다. 군사기지 옆에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듯 보이는 기지촌은 실상 철저한 기획에 가깝다. 신시아 인로가 그의 책 <바나나, 해변, 그리고 군사기지>에서 말하듯, 군사기지와 성매매촌의 기획은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만들고, 전투준비성을 높이고, 사업의 위치를 결정하고, 여성의 경제적 기회를 구조화하고, 부인이나 위락 공공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130쪽)’의 결과물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기지촌 여성들은 전쟁 직후,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한미동맹과 국가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로 동원되었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개발 시기를 거치면서, 기지촌이라는 공간의 철거와 함께 기지촌 여성들의 존재는 삭제되거나,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되거나, 국가가 원하는 서사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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