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Vol.72
팀장님이 팀장이 되기 전, 실무자로서 치열하게 일하던 시절, 문득 이런 고민을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이렇게 일하는 게 정말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걸까?"
분명 지난 1년간 쉼 없이 달렸고,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도, 막상 "그래서 당신은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나요?" 라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던 경험.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가 겸손해서가 아닙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성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 인식의 부재'는,
더 큰 그림을 보기 어려운 팀원의 위치에 있을 때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팀장님의 결정적인 역할이 시작됩니다.
팀장님은 팀원보다 더 많은 정보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기에, 팀원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일의 의미'와 그 과정 속의 '성장'을 발견하고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성장'을 '보이는 성과'로 바꾸어주는,
팀장의 가장 중요하고도 섬세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매일의 노력을 '성장'으로 느끼고,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깊이 몰입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1. 왜 우리는 자신의 성장을 알아차리지 못할까요?
인간의 자신감과 효능감은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숙달 경험(Mastery Experience)을 통해 단단해집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매일 반복하는 업무 속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성장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무심코 지나쳐 버립니다.
- 신입사원 시절 30분이 걸리던 보고서 작성을 이제 10분 만에 끝내면서도, 우리는 이것이 '숙련도 향상'이라는 놀라운 성장임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저 "익숙해져서"라고 생각할 뿐이죠.
- 과거에는 여러 사람 앞에서 의견을 말하기 주저했지만, 이제는 회의에서 자신의 논리를 명확하게 표현하게 되었는데도, 이것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발전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 반복되던 실수가 절반으로 줄었지만, 이것이 '정확성과 디테일 관리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증거임을 연결 짓지 못합니다.
우리는 종종 1년에 한두 번 있는 공식적인 성과 평가 시점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성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 사이 수많은 날들 동안 쌓아 올린 작은 진전과 기술 향상은, 안타깝게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보이지 않는 성장'으로 누적될 뿐입니다.
그리고 이 '성장감의 부재'는 결국 동기 저하와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2. 보이지 않는 성장을 보이게 만드는 방법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성장'을 어떻게 '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에 팀장님의 결정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팀원이 무의식적으로, 암묵적으로 학습하고 있는 것들을 팀장님이 '의식적으로 발견'하고, '언어화'하여 '이름을 붙여주는 것'입니다.
(1) 성장을 '보이게' 만들기
- "OO님, 지난달에 이 작업을 할 때보다 오늘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했네요. 벌써 이렇게 익숙해지셨군요."
- "처음에 그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많이 걱정하셨는데, 이제는 오히려 다른 팀원들을 리드해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든든합니다."
(2) 성장에 '이름을 붙여주기'
- "방금 여러 부서의 복잡한 의견을 조율해 낸 것은, OO님의 '협상 스킬'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증거입니다."
- "이번에 발생한 실수를 숨기지 않고 먼저 공유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모습, 그게 바로 '주인의식'이고 '리더십'입니다."
3. '칭찬'의 두 얼굴: 팀원의 마인드셋을 바꾸는 결정적 차이
여기서 팀장님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칭찬의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칭찬하느냐에 따라, 팀원이 도전을 즐기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게 될 수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고착 마인드셋'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1) 능력 기반 칭찬 (고착 마인드셋 강화)
- "역시 OO님은 똑똑하네요."
- "원래 이런 일을 잘하시잖아요."
- 결과: 팀원은 '똑똑하다'는 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어려운 과제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2) 노력/과정 기반 칭찬 (성장 마인드셋 강화)
-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군요."
- "이 부분에 그토록 집중력을 가지고 끈질기게 파고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지난번 피드백을 반영해서 이렇게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정말 좋습니다."
- 결과: 팀원은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았다고 느끼며, '계속 노력하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도전적인 과제를 추구하게 되죠.
흥미로운 사실은, 노력 기반의 칭찬은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인 팀장님 자신의 성장 마인드셋 또한 강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팀장님이 팀원의 성장을 의식적으로 발견하고 그 과정을 칭찬하는 노력을 할수록, 팀장님 자신도 결과가 아닌 성장에 집중하는 리더로 발전하며, 이는 곧 팀 전체의 문화로 확산됩니다.
4. 실전 프레임워크: '성장감'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3단계 사이클
이러한 '성장감 가시화'를 일회성 칭찬이 아닌, 팀의 문화이자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한 3단계 사이클을 제안합니다. 특히 1on1 미팅에서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보세요.
1단계: 마이크로 성장 추적하기 (주간 1on1)
매주 1on1에서 '비포-애프터 모델'을 활용하여 작은 변화를 함께 발견합니다.
- 팀장: "OO님, 지난주에 이 업무 처음 하실 때 어떤 점이 가장 헷갈린다고 하셨죠?"
- 팀원: "아, 맞아요. 데이터 구조가 익숙하지 않아서 많이 헤맸습니다."
- 팀장: "그런데 이번 주에 작업하시는 것을 보니, 지난주와는 비교도 안 되게 수월하게 처리하시네요. 질문도 거의 없으셨고요. OO님이 이 업무에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보기 좋습니다."
팀장님이 과거와 현재를 명확히 비교해주면, 팀원은 막연했던 자신의 변화를 뚜렷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2단계: 역량으로 명명하기 (월간 1on1 또는 월간 회고)
한 달간 관찰한 팀원의 구체적인 행동들을 모아, 그것이 어떤 '역량'의 발현인지를 명명해 줍니다.
팀장: "이번 한 달간 OO님이 보여주신 모습들을 돌아보면,
- 고객의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대안을 제시했던 것 → '민첩한 문제 해결 능력'
- 보고서의 작은 오탈자나 데이터 오류까지 꼼꼼하게 확인했던 것 → '디테일에 대한 높은 기준'
- 바쁜 와중에도 동료의 업무를 먼저 나서서 도와주었던 것 → '강력한 팀워크'
이렇게 구체적인 행동을 추상적인 '역량'으로 연결해 주는 순간, 팀원의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은 크게 상승합니다.
3단계: 성장 궤적 보여주기 (분기 1on1 또는 분기 리뷰)
지난 분기 동안의 변화를 종합하여, 팀원의 '성장 곡선'을 시각적으로 그려줍니다.
팀장: "OO님의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면 정말 놀라운 성장을 하셨어요.
- 3개월 전: 신입으로 입사하여 모든 업무에 매뉴얼을 참조하고, 제 도움이 필요했죠.
- 1개월 전: 대부분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되었고, 가끔씩 깊이 있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 이제는 오히려 신규 프로젝트의 일부를 리드하고, 다른 팀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코칭해주고 있습니다.이게 바로 OO님의 성장 궤적입니다. 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다음 분기에는 더 큰 책임과 역할을 충분히 맡으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팀원이 자신의 성장 궤적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순간, 미래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를 얻게 됩니다.
4. 맺음말 : 성과 관리의 숨은 열쇠, '보이지 않는 성장'을 '보이게' 만드는 힘에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성과 관리가 어렵다고 말하는 진짜 이유는, 1년 뒤의 먼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지루해서가 아닙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팀원들이 매일의 치열한 업무 속에서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 즉 '성장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애머빌 교수가 주창한 '진척의 원리(The Progress Principle)'에 따르면,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단일 요인은 바로 '의미 있는 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신경과학적으로도, 단순히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보다, '내가 성장하고 있다',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과 인식이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도파민)을 더욱 강력하게 자극하여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한다고 합니다.
결국, 팀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팀장님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팀원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성장'이라는 이름의 언어로 구체화하여 끊임없이 되돌려주는,
세심하고 일관된 역할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성장을 가시화하는 리더십'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 매주 팀원의 작은 진척 포인트를 발견해주세요.
- 그것을 구체적인 역량으로 언어화해주세요.
-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노력을 칭찬하여 성장 마인드셋을 심어주세요.
- 이 작은 성장들이 모여 어떤 놀라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지 확신을 심어주세요.
이것이야말로 1on1 미팅을 단순한 면담이 아닌, 팀원 개개인의 동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팀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 1on1을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정보를 남겨주세요.
- [팀장의 나침반] 제작진이 함께 진행한 [성과로 이어지는 1on1 워크숍]의 전체 강의안과 녹화본을 보내드릴게요!
'안세현 코치님과의 1on1 미팅'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일주일 쉬어갑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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