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8 Vol.71
0. 들어가며
좋은 인재와 좋은 회사를 연결하는 ‘중개인’부터,
회사의 매력을 알려 후보자를 설득하는 ‘영업사원’,
혹은 조직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동료를 찾는 ‘탐험가’까지.
한 사람의 커리어를 바꿀 수도 있는 ‘인재 영입’이라는 행위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윤방현 팀장님은 이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온 리더입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서 시장의 큰 지도를 그렸고,
헤드헌터로서 인재와 회사를 잇는 일의 희열을 느꼈으며,
여기어때, 뱅크샐러드, 그리고 현재 몸담은 한국신용데이터(KCD)까지.
그는 가장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의 심장부에서 조직과 함께 호흡해왔습니다.
이 모든 여정을 거치며 그는, 진정한 인재 영입이란 단순히 좋은 조건으로 입사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우리 회사의 비전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과 깊이 교감하고 ‘사랑에 빠져’ 스스로 합류하고 싶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고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왔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1. 사람인, 헤드헌터, 그리고 스타트업 리크루터가 되기까지
그의 커리어는 ‘인재 영입’이라는 하나의 우물을 깊게, 그리고 다각도로 파고든 여정이었다. 시장 전체를 조망하는 플랫폼에서 시작해, 개인과 개인을 잇는 헤드헌터를 거쳐, 이제는 한 조직의 문화를 직접 만들고 그 문화에 맞는 사람을 찾아 나서는 인하우스 리크루터로.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사람과 조직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과정이었다.
Q. 사람인, 헤드헌터, 그리고 여러 스타트업의 인하우스 리크루터까지, ‘인재 영입’이라는 한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셨습니다.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그 여정이 궁금합니다.
대학 시절, 취업지원팀에서 우연히 동기들의 취업을 돕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이 일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제가 알려준 정보로 친구들이 좋은 회사에 합격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죠. 그때부터 ‘사람과 회사를 잘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첫 시작은 채용 플랫폼인 ‘사람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4년간 일하며 대한민국 채용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회사들이 있고 어떤 인재들이 있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더 직접적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 헤드헌터로 3년간 활동했습니다. 특정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 연결해주고, 그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Q. 헤드헌터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셨는데, 다시 ‘인하우스 리크루터’라는 역할로, 그것도 불확실성이 큰 스타트업으로 뛰어든 이유가 있으셨나요?
헤드헌터로 일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헤드헌터는 잡(Job)을 팔지만, 인하우스 리크루터는 회사(Company)를 판다”는 것이었죠. 헤드헌터의 역할은 후보자가 회사에 성공적으로 입사하는 순간 사실상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내가 직접 뽑은 사람이 우리 회사에 잘 적응하고, 성장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결국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1회성 ‘딜(deal)’이 아니라, 한 사람과 한 조직의 장기적인 ‘관계(relationship)’를 만드는 것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래서 여기어때를 시작으로 뱅크샐러드를 거쳐, 6년 전 한국신용데이터(KCD)에 합류하기까지, 스타트업이라는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 회사의 비전과 문화를 진심으로 전달하고, 우리와 함께 성장할 동료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 저희의 영입 1원칙은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하는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사람일까. 한국신용데이터(KCD)는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했다.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는다.”는 원칙 아래, 그들은 조직의 성장을 이끌어갈 동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한 단계 위로 이끌어 줄 ‘스승’을 모셔온다는 자세로 인재 영입에 임한다. 그리고 이 철학은 채용의 권한과 책임을 배분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어진다.
Q. KCD는 초기부터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 스스로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시니어’만을 영입해 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이 원칙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원칙은 저희 KCD 인재 영입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특히 회사의 초기 단계에서는, 리더가 모든 것을 지시하고 구성원이 따르는 구조로는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저희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정의하지 못한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그 해결책까지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뛰어난 분들을 모셔와야만 회사가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죠.
이 원칙은 인재영입팀인 저희의 역할까지도 재정의합니다. 저희의 역할은 후보자를 평가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하이어링 매니저(채용 관리자)가 최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장에 있는 최고의 후보자들을 찾아내고, 그들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믿음직한 조언자(Trusted Advisor)’가 되는 것입니다.
Q. 채용의 최종 결정 권한을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온전히 부여하는 KCD만의 채용 프로세스가 매우 독특합니다. 이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고, 왜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채용 과정의 모든 권한과 책임은 최종적으로 그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될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있습니다. CEO나 저희 인재영입팀은 그저 조언자일 뿐이죠. CEO는 컬처핏(문화 적합성)을, CTO는 기술적 깊이를, 협업할 다른 팀의 리더는 협업 능력을 각자의 관점에서 검증하고 의견을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이 함께 일할 동료를 직접 선택하고, 그 선택에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뽑아준 팀원을 관리하는 것과,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직접 뽑은 팀원을 관리하는 것은 몰입도와 책임감의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그만큼 하이어링 매니저의 어깨는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그 무거운 책임감이 결국 우리 팀에, 우리 회사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습니다. 저희 팀의 역할은 그들이 최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완벽한 판을 깔아주는 것이죠.
3. 좋은 영입은 '진정성' 있는 회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고도의 심리전과 같다. 회사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고, 후보자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윤방현 팀장은 이 과정의 핵심이 화려한 포장이 아닌, 오히려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진정성’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후보자가 회사의 빛나는 비전뿐만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문제와 사랑에 빠질 때, 비로소 진짜 ‘우리 편’이 된다고 믿는다.
Q. ‘회사를 판다’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최고의 인재들에게 회사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인재 영입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공감’이 가장 중요하죠. 많은 회사들이 채용 과정에서 회사의 좋은 점, 밝은 미래만을 이야기하는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인재들은 그런 일방적인 자랑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이 회사가 지금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그 문제를 얼마나 진솔하게 인정하고 있으며, 내가 합류해서 그 문제를 푸는 과정이 얼마나 가슴 뛸 것인가”를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후보자에게 좋은 이야기만 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희는 지금 이런 기술적 부채가 있고, 이런 조직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공유합니다. 회사의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부족한 모습까지 모두 보여주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여정에 동참해달라’고 진심으로 설득하는 거죠. 회사가 먼저 진정성을 보여줄 때, 후보자도 비로소 마음을 열고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합니다.
Q. 그런 ‘진정성’이라는 철학이 실제 채용 프로세스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의 ‘미니 프로젝트’ 전형이 바로 그 철학의 결정체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후보자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과제가 아닙니다. 후보자가 입사 후에 실제로 마주하게 될 가장 어렵고 본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경험하게 하는 일종의 ‘업무 시뮬레이션’이죠.
이 과정은 양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저희는 후보자가 실제 우리 동료들과 어떻게 협업하고, 막막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를 가장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후보자입니다. 후보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이 회사에 온다면 바로 이런 종류의 문제를 풀게 되겠구나. 이 팀 사람들과 이런 방식으로 일하게 되겠구나’를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죠. “나는 이 어려운 문제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가?” 만약 그가 그 문제 해결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우리 팀과의 협업에서 희열을 느낀다면, 그는 연봉이나 복지를 넘어 우리와 함께할 준비가 된 사람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진정성 있는 ‘핏(fit)’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4. 원온원은 정답을 주는 시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우주를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조직의 대변인으로서 ‘외부와의 소통’ 노하우를 쌓아올린 그에게 있어, 내부와의 소통인 ‘1on1 미팅’은 어떤 자리일까? 많은 리더들이 이 시간을 ‘문제 해결’의 시간으로 생각한다. 팀원의 어려움을 듣고,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윤방현 팀장은 원온원(1on1) 미팅의 본질이 정답을 찾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리더가 정답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소통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에게 원온원은,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고유한 ‘우주’를 존중하고, 그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도록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시간이다.
Q. 리더로서 원온원(1on1) 미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팀장님이 정의하는 ‘좋은 원온원’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원온원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 ‘판을 깔아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판’이란, 팀원이 어떤 이야기든 심리적으로 안전하게 꺼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원온원을 ‘내가 무언가를 해결해주고 정답을 줘야 하는 시간’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리더의 오만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타인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역할은 해결사가 아니라, 팀원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 사람의 내면에 있는 고유한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깊이 있게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원온원은 바로 그 사람의 우주를 여행하는 시간입니다. 리더는 그저 안전한 우주선을 제공하고, 그가 자신의 별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Q. ‘판을 깔아준다’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평소 업무 소통만으로는 부족한, 원온원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보시는 걸까요?
네, 그렇습니다. 평소 업무 중에는 눈앞의 현안을 처리하느라 이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리더가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해서 "요즘 막혀 있는 부분은 없는지",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함께 논의하는 각 잡힌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국 좋은 원온원이란, 리더가 말을 많이 하는 시간이 아니라, 팀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그저 잘 들어주고, 그가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올바른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죠.
Q. 그렇다면 팀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게 만드는, 팀장님만의 특별한 질문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정답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팀원이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섣불리 “그건 이렇게 해봐”라고 조언하는 대신, “그런 어려움이 있었군요.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까요?”라고 되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파트너가 되어주는 거죠.
또한, 저는 원온원에서 팀원의 ‘동기(Motivation)’를 파악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무엇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면, 그를 도울 수 있는 훨씬 더 근본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눈앞의 업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넘어, 그가 자신의 동기에 맞는 업무를 찾고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원온원을 통해 리더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5. 리더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였습니다
화려한 커리어와 단단한 철학을 가진 그에게도 리더의 길은 여전히 어렵고 고독하다. 우리는 인터뷰의 마지막, 그에게 리더로서 겪었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예상과 달리, 어떤 극적인 사건이나 실패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사람’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내면의 고백에 가까웠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람을 믿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리더의 숙명에 대한 진솔한 성찰이었다.
Q. 지금까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시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번아웃’을 경험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저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항상 ‘사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였습니다. 제가 진심을 다해 영입했고, 성장을 도왔다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혹은 조직 전체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가장 큰 허탈감과 어려움을 느낍니다. 모든 것을 바쳤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특히 사람을 떠나보내는 결정, 즉 해고를 해야 하는 순간은 리더로서 겪는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좋은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도, 결국 조직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사람과는 이별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감정적인 소모와 인간적인 고뇌는 리더가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 힘든 일을 하고 있나’하는 깊은 회의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Q. 그처럼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와 회의감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사람을 믿는 자리로 돌아오시나요?
결국에는 다시 ‘사람’에게서 답을 찾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에게서 받은 실망감은, 또 다른 아홉 명의 좋은 동료들이 보여주는 신뢰와 성장을 통해 치유됩니다. 제가 깔아준 판 위에서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성장해나가는 팀원들의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그들이 저에게 “함께 일해서 좋았다”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네줄 때, 저는 제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결국 리더라는 역할은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마음을 열고, 사람의 성장을 믿어주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그 믿음이 흔들리는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있기에, 그 믿음이 빛을 발하는 보람된 순간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이겠죠. 그것이 제가 이 험난한 여정을 계속해나가는 이유입니다.

7. 마무리하며(편집장의 말)
팀장을 찾아서 7회차를 장식해주신 윤방현 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는 지금은 유니콘이 된 한국신용데이터의 초창기,
6번째 정규 멤버이자 첫 번째 HR 담당자로 합류하여 현재까지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와 그들이 얼마나 인재 밀도에 공을 들여왔는지,
그리고 “높은 인재 밀도를 향한 진심”이 조직의 꾸준한 성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다룬 이야기의 핵심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보았습니다.
(1) 헤드헌터가 Job을 판다면, 리크루터는 Company를 팝니다.
그는 헤드헌터로서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뒤로하고 스타트업에 합류한 이유를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합니다. 1회성 ‘딜(deal)’도 좋지만, 한 사람과 한 조직의 장기적인 ‘관계(relationship)’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였죠. 진정한 인재 영입이란 단순히 좋은 포지션을 파는 것을 넘어, 회사의 비전과 문화를 진심으로 전달하고 그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 영입의 1원칙은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KCD가 초기부터 시니어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주어진 일을 잘하는 사람을 넘어, 우리가 아직 정의하지 못한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할 수 있는 ‘스승’ 같은 동료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채용의 최종 권한을 CEO나 인사팀이 아닌, 함께 일할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온전히 부여하는 독특한 문화로 이어집니다.
(3) 좋은 영입은 '진정성' 있는 회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인재들은 회사의 화려한 비전뿐만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문제와 사랑에 빠질 때 비로소 진짜 ‘우리 편’이 된다고 그는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후보자에게 회사의 장점은 물론, 기술적 부채나 조직적인 어려움까지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회사가 먼저 진정성을 보여줄 때, 후보자 역시 마음을 열고 진정한 ‘핏(fit)’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4) 원온원은 정답을 주는 시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우주를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그가 정의하는 좋은 원온원이란, 리더가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리더가 정답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고유한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 자체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해결사가 아니라, 팀원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전한 ‘판’을 깔아주는 조력자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5) 리더의 가장 힘든 순간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입니다.
그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나 ‘사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였습니다. 진심을 다했던 동료를 떠나보내야 하는 고독한 결정을 내릴 때, 리더로서의 깊은 회의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또 다른 동료들이 보여주는 신뢰와 성장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사람을 믿는 자리로 돌아온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리더의 숙명임을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고밀도 조직’의 첫 단추가 ‘출중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라면,
그 다음 단계는 ‘높은 인재 밀도를 꾸준히 유지, 나아가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구성원이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발견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좋은 원석을 챙기는 것’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1on1 미팅은, 그 과정 관리의 핵심이 되는 활동입니다.
체계화된 1on1 미팅은 단편적인 업무에 매몰되어 주도성을 잃기 쉬운 각자에게
조직 생활의 본질과 의미를 발견하고, 스스로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를 연결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오블릿 1on1은 ‘1on1 미팅의 체계화를 꾀하는 조직’을 위한 가장 완벽한 솔루션입니다.
- 부수 작업에 들어가는 리더의 시간은 최소화하면서도
- 구성원과 상황에 맞춤화된 1on1 미팅을 보장하며,
-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더와 구성원 양측 모두의 성장을 위한 인사이트를 추출합니다.
1on1 미팅의 체계화, 고도화에 관심이 있으신 팀장님이라면, 아래 링크를 통해 서비스 데모를 확인해주세요!
팀장의 나침반의 새로운 콘텐츠로 [팀장을 찾아서]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규모든, 어떤 분야든 '조직을 이끌거나 사람을 관리하고 계신(혹은 하셨던) 분들' 각자의 경험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진짜 지혜는 ‘현장’에 있다고 믿습니다.
팀장님들께서 그 동안 쌓아오신 생생한 경험과 고민,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야말로 다른 팀장님들께 가장 큰 울림과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장을 찾아서]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구독자분들께서는 jjchoi@reversemountain.co.kr로 부담없이 연락 부탁드립니다!
# '팀장을 찾아서'는 기존 콘텐츠와 2-3주 간격으로 교차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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