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Vol.82
야후 재팬은 일본에서 1on1 제도를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업입니다.
야후 재팬의 사례가 우리에게 특히나 도움이 되는 이유는, 보수적이고 위계가 강한 조직 문화가 똑닮았기 때문입니다.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일본 대기업에서 오픈형 대화 기반의 제도를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것이 어디 쉬웠을까요? 그것도 무려 15년 전에 말입니디.
해당 무료 웨비나에서는 야후 재팬의 경영진이 1on1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이유, 저항을 극복하고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비결, 그 과정에서 그들이 배운 레슨런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야후의 1on1 도입 및 정착 사례를 함께 살펴 보면서 우리회사의 1on1이 왜 활성화되지 않는지, 실제 사업 성과에 연결되는 1on1이 되게 하려면 HR과 경영진이 어떤 것들을 신경써야 하는지에 대한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AI 시대, 결국은 인재 밀도와 소통이다'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회차,
[인재 밀도의 수호: 비인재 관리와 건강한 이별의 1on1] 웨비나를 진행합니다.
인재 밀도를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공을 들여 끌어올린 밀도를 ‘단단하게 수호하는 것’입니다.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조직이라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조직 문화를 흐리는 소수를 방치하면 팀 전체의 사기와 몰입도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해당 무료 웨비나는 조직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건강한 인재 밀도를 지켜내고자 하는 모든 리더와 HR 담당자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막연한 감정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방치하거나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대신,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성과 개선을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조직과 개인 모두를 지키는 건강한 이별을 준비하는 1on1 노하우를 확인하세요.

일은 AI가 하는데, 우리 팀은 왜 더 바빠졌을까?
1. 기분은 좋은데 성과는 왜 그대로일까? 'AI J-커브'
경영진이 결단을 내려 전사에 고사양의 유료 AI 계정을 배포하고, 외부 전문 강사를 불러 실무자 교육까지 마쳤습니다. 도입 초반 사무실에는 새로운 도구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이 감돕니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이 지난 뒤 현장의 리더들과 마주 앉아 솔직한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소 힘빠지는 고백이 돌아오곤 합니다.
"팀원들이 뭔가 계속 만지고 바쁘게 돌아가기는 하는데…
정작 우리 팀의 전체적인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크게 체감되지 않네요."
기분은 분명 혁신의 한가운데 있는데, 체감 가능하거나 숫자로 증명되는 성과는 제자리입니다. 왜 이런 이상한 역설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현장의 실무자들이 AI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으름을 피워서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거의 모든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AI J-커브(J-Curve)'라는 구조적 구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파벳 'J'의 모양을 떠올려 보시지요. 밑바닥으로 푹 꺼졌다가 비로소 위로 가파르게 솟구쳐 오르는 곡선입니다. AI 툴을 도입한다고 해서 조직의 생산성이 즉각적인 우상향 직선을 그리며 치솟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입 초기에는 성과가 정체되거나, 심지어 이전보다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적응의 골짜기'를 지나야만 합니다.
새로운 도구를 익히는 시간, 일하는 절차를 다시 짜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기계가 만들어온 결과물을 검증하는 시간이라는 골짜기를 무사히 건너야 비로소 성과 곡선이 위로 가파르게 이륙할 수 있습니다.
만약 리더가 이 J-커브의 존재를 모른다면 어떨까요? 골짜기에 들어선 초기에 "비싼 돈 주고 도입했는데 왜 이렇게 느리냐"며 실무진을 조급하게 압박하게 됩니다. 결국 조직은 이륙 직전에 스스로 곡선을 꺾어버리고, 과거의 익숙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회귀하고 맙니다. 모든 거대한 변화에는 마중물이 필요하며, 흔들리는 과도기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2. 시간을 갉아먹는 검증 세금
그렇다면 적응의 골짜기에서 실무진의 시간을 진짜로 갉아먹고 있는 정체는 무엇일까요?
AI를 처음 도입할 때에, 우리는 달콤한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이제 버튼 하나만 딸깍 누르면 보고서와 기획서가 몇 초 만에 완벽하게 쏟아져 나오겠지?"
하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시간이 가장 많이 허비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보며 "이게 정말 맞는 내용인가?"를 확인하고 확신을 얻는 데 드는 시간입니다.
AI가 분석 보고서를 단 10초 만에 뚝딱 뽑아주었더라도, 그 안에 숨겨진 수치와 논리의 오류를 팩트체크하고 검토하는 데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이 넘게 걸리곤 합니다. AI가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속도가 빨라지고 내용이 깊어질수록, 인간이 검토해야 할 텍스트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비대해지고 검증의 피로도 역시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처럼 AI 산출물을 검증하고 확신하는 데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정서적·시간적 비용을 우리는 '검증 세금(Verification Tax)'이라 부릅니다.
여기서 리더가 반드시 직시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검증 세금은 실무자의 훈련을 통해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가벼운 비효율이 아닙니다. 오히려 혁신을 위해 조직이 공식적으로 일정한 시간을 내어주고 치러내야만 하는 '필수적인 비용'에 가깝습니다.
만약 리더가 이 검증의 시간을 명시적으로 보장해 주지 않은 채 "비싼 툴까지 줬는데 왜 이리 속도가 느리냐"고 마감을 압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무자들은 쏟아지는 업무량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국 검증 자체를 포기해 버립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조직 전체의 근간을 조용히 갉아먹는 치명적인 부채들이 소리 없이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3. 조직을 조용히 파괴하는 AI 시대의 3대 부채
AI가 산출물의 생산 속도를 폭증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빠르게 쏟아지는 산출물 이면에 조용히 축적되는 부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더 빠른 생성은 곧 '더 빠르고 큰 부채의 축적'을 의미합니다. 이 부채들을 방치하면 조직은 J-커브의 골짜기에서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1) 기술 부채(Technical Debt)와 '국소 최적화'의 함정
당장 빠르게 결과물을 내보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만든 대충의 결과물이, 향후 다음 작업의 발목을 잡는 현상을 뜻합니다. AI는 이 기술 부채를 폭증시키는 주범입니다. AI 산출물은 조각조각 단편적으로 보면 꽤 그럴듯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지시받은 당장의 목적만 풀려고 하는 국소 최적화(Local Optimization)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전체의 맥락이나 타 부서와의 정합성, 브랜드 방향성 같은 거시적 틀은 깔끔하게 무시하죠.
예를 들어, 마케팅팀 직원이 "클릭률을 극대화할 프로모션 안을 짜라"고 지시하면, AI는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든 말든 가장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할인안을 도출해 냅니다.
당장의 지시 하나는 완벽히 풀어냈지만, 전사 전략 관점에서는 거대한 부채를 적립한 셈입니다.
2) 인지 부채(Cognitive Debt)와 '인지적 항복'
두 번째 부채는 더욱 무섭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우리 팀이 이 산출물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AI가 쏟아내는 수십 페이지의 요약본과 분석 보고서를 아무도 완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조직 내부를 떠돌며 의사결정에 쓰이는 현상입니다.
이 인지 부채가 극에 달하면 '인지적 항복(Cognitive Surrender)'이라는 비극이 발생합니다. 검토해야 할 보고서의 양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실무자와 리더 모두 내용 검증을 포기하고 맨 뒤의 '결론' 몇 줄만 훑어본 뒤 다음 사람에게 넘겨버립니다. 남이 AI로 작성해 보낸 보고서를, 자기 AI에 다시 넣어 요약본만 읽는 무책임의 파이프라인이 완성되는 것이죠.
결과는 참담합니다. 실무자는 자신이 낸 결과물에 대해 확신을 잃고, 리더는 그럴듯해 보여서 승인했던 보고서에 반복해서 데이며 조직 전체의 신뢰 자본을 잃게 됩니다.
3) 의도 부채(Intent Debt): '왜'의 완전한 증발
세 번째 부채는 가장 조용하고, 그래서 가장 치명적입니다. "이 기획안은 왜 이런 기준으로 작성되었는가?", "이 수치는 어떤 의도로 세팅되었는가?"에 대한 답, 즉 '판단의 의도(Why)'가 조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입니다.
과거에는 여러 구성원이 회의하고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일을 잘게 쪼개어 협업했습니다. 그 족적 속에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에 대한 의도가 자연스럽게 조직에 백업되었죠. 하지만 이제는 실무자 혼자 AI와 단둘이 모니터 앞에서 대화하며 대량의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고도의 고민과 맥락은 남들과 주고받은 기록으로 남지 않고, 대화창을 닫는 순간 사라지는 휘발성 프롬프트 속에 갇혀버립니다. 껍데기만 남은 산출물 앞에서 담당자가 퇴사하는 순간, 그 사업의 전략적 의도는 영원히 복원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4. 리더의 해법, '검증 레이어(Verification Layer)' 구축
이처럼 기술, 인지, 의도라는 3대 부채가 시한폭탄처럼 쌓이는 상황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더는 팀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축을 바꾸어야 합니다. 사람의 본업을 '직접 생성하는 것'에서 '기계가 생성한 것을 검증하는 것'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대부분의 리더들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AI가 매일 쏟아내는 수십, 수백 페이지의 결과물을 사람이 일일이 다 읽고 검증하라고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맞는 말씀입니다. 모든 산출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눈으로 다 읽고 이해하려 든다면, 엄청난 검증 피로도로 인해 조직은 결국 마비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스템으로서의 검증 레이어(Verification Layer)입니다.
AI가 내부적으로 어떤 복잡한 과정을 거쳤든, 사전에 치밀하게 정해둔 다수의 검증 기준들을 통과한다면, 리더는 세부 내용을 100% 읽지 않더라도 그 산출물을 신뢰하고 승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지 부채를 줄이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검증 레이어의 핵심 원리입니다.
물론 모든 업무에 촘촘한 검증 레이어를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리스크의 크기에 비례하여 검증의 강도를 선별해야 합니다. 가벼운 주간 회의록 요약은 단 한 줄의 출처 확인으로 충분하지만, 이사회에 올라갈 신사업 투자안은 세 겹 이상의 두터운 검증 레이어를 통과시켜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구체적으로 리더가 구축해야 할 검증 레이어는 다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
- 통과/실패(Binary) 기준 : 형식적·절차적 요건 "인용된 모든 수치에 공식 출처 링크가 붙어 있는가?", "핵심 제약 조건 3가지가 모두 반영되었는가?" 등 예/아니오로 명확히 떨어지는 기준입니다.
- 정량 지표 기준 : 수치적 범위 요건 "도출된 마진율이 우리 회사의 프리미엄 방어 마지노선(15%)을 초과하는가?", "과거 3개년 평균 데이터 대비 오차범위(±5%) 이내인가?" 등 숫자로 가려내는 기준입니다.
- 정성 루브릭 기준 : 문맥과 전략적 안목 요건 "이 제안이 올해 CEO가 강조한 수익성 중심의 전략과 정렬되는가?", "우리 브랜드의 장기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가?" 등 도메인 지식과 전략적 안목이 필요한 기준입니다.
이러한 검증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현장의 맥락과 비즈니스의 생리를 정확히 아는 도메인 전문가, 즉 리더뿐입니다. 결과물을 '잘 만드는' 능력은 AI가 가져갔지만, 좋은 결과물과 나쁜 결과물을 '가려내는' 안목은 여전히 리더의 고유한 자산입니다.
Tip: 실전에서 검증 레이어를 돌릴 때는 원본 작업을 한 AI 세션과 분리된 '별도의 눈(독립 세션 혹은 제3의 검토자)'으로 걸러내야만 AI 특유의 자아옹호 편향을 막을 수 있습니다.
5. 단기 성과에 취하지 않는 리더의 책임
결국 AI 도입 후 조직에 쌓이는 부채를 관리하고 튼튼한 검증 레이어를 세우는 일은, 실무자 개인의 부지런함에 맡겨둘 영역이 아닙니다. 이는 온전히 '리더의 책임'입니다.
당장의 겉보기 생산량에 취해 실무자들에게서 검증할 시간을 박탈하고 빠른 출력만을 닦달하는 리더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직의 부채를 정기예금처럼 차곡차곡 적립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검증 없이 빠르게 나간 산출물이 훗날 거대한 리스크로 터졌을 때, 그 책임의 칼날은 실무자가 아닌 최종 승인 도장을 찍은 리더의 목을 향해 정확히 날아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업이 그러하듯, AI와도 명확한 기준 하에 건강한 소통이 일어날 수 있도록 리더가 앞장서서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책임 있는 리더는 눈앞의 단기 아웃풋 수치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장은 속도가 느려지고 손해처럼 보일지라도 검증할 시간을 공식적으로 일정에 확보해 주고, 단기 성과를 위해 조직의 건전성이라는 원칙을 결코 희생시키지 않습니다.
이러한 뚝심과 결단이야말로, 부채의 늪을 뚫고 우리 조직의 'AI J-커브'를 가파른 이륙으로 반전시키는 리더십의 진짜 증명일 것입니다.
오블릿은 1on1 기반 고성과 팀빌딩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 'AI 시대의 리더십' 및 '1on1'에 대한 전문가 교육을 운영하며,
- AI 기능을 통해 보다 똑똑하고 편하게 1on1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합니다.
- 구성원 현황 정보 및 맥락을 수합하는 미팅 프렙 기능
- AI 요약과 수합, 액션 아이템 추적 기능
- 실제 발화 데이터에 기반한 리더십 코칭 및 진단 기능
- 실제 팀원 페르소나 AI와 상황별 1on1을 연습할 수 있는 롤플레이 기능

쓴소리하는 사람이 가장 귀합니다: 리더의 ‘도전 네트워크’를 만드는 법
리더는 비위를 맞춰주는 사람에게 끌립니다.
그러나 조직을 구하는 피드백은 거의 예외 없이 까칠한 사람에게서 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지금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0. 들어가며
지난 편에서는 리더가 팀원에게 쓴소리를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침묵은 배려가 아니라 이자가 붙는 부채라고 말씀드렸죠. 그 그 글을 쓰고 나서 제 마음에 남은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팀원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하는 우리 리더들은,
정작 자신에게 쏟아지는 솔직함을 얼마나 견디고 있을까?
솔직함이 쏟아지고는 있을까?
오늘은 화살의 방향을 뒤집어 보겠습니다. 리더가 쓴소리를 ‘받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가만히 생각을 한번 해보시죠. 최근에 여러분의 판단에 정면으로 반대한 팀원이 있었습니까?
한 명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오늘 이 글은 여러분을 위한 글입니다.
반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1. 가장 위험한 사람과 가장 귀한 사람
애덤 그랜트는 『기브앤테이크』에서 사람을 기버(giver)와 테이커(taker)로 나눕니다. 여기에 성격의 결, 즉 상냥함(agreeable)과 까칠함(disagreeable)이라는 축을 하나 더 겹치면 네 부류가 나옵니다.
한쪽 끝에는 ‘호감형 테이커(agreeable taker)’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다정하고 협조적입니다. 회의에서 리더 의견에 늘 고개를 끄덕이고, 보고는 매끄럽고, 함께 있으면 편안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고받는 총량을 계산해보면 늘 가져가는 쪽입니다. 그랜트가 이들을 ‘가짜(faker)’라고 부른 이유는, 리더가 가장 속기 쉬운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반대쪽 끝에는 ‘까칠한 기버(disagreeable giver)’가 있습니다. 말투가 퉁명스러울 수 있고, 회의에서 자꾸 브레이크를 걸고, 함께 있으면 좀 피곤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조직에 실제로 주는 것은 가장 많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랜트는 이들을 조직에서 가장 저평가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리더의 본능이 정확히 거꾸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을 조금씩 멀리 둡니다. 회의 참석자를 정할 때, 사전에 의견을 물어볼 사람을 고를 때, 저녁 자리에 부를 사람을 떠올릴 때 이 본능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매번 작동합니다.
그리고 몇 달쯤 지나면 리더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 팀은 분위기가 참 좋아요.”
정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까칠한 기버를 하나씩 테이블에서 걷어낸 결과일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습니다.
2. 리더의 자리는 쓴소리가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애덤 그랜트는 『싱크 어게인』에서 우리가 가진 인간관계를 두 종류로 구분합니다. 지지 네트워크(support network)와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입니다.
지지 네트워크는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흔들릴 때 괜찮다고 말해주고, 내 결정에 힘을 실어줍니다. 이 종류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리더라는 고독한 자리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도전 네트워크는 다릅니다. 그랜트는 이것을 “나의 맹점을 지적하고 나의 약점을 넘어서게 도와줄 것이라고 신뢰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의 이상적인 구성원은 “까칠하고,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사람이라고 못 박습니다. 그랜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결론을 확인해주는 사람보다,
우리의 사고 과정에 도전하는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배운다.
지지 네트워크(support network)가 있는 리더들은 많이 있지만,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리더는 드뭅니다. 직급이 한 칸 올라갈 때마다 정보에는 필터가 한 겹씩 더 끼워집니다. 팀원은 리더의 표정을 읽고 말의 강도를 조절하고, 옆 부서는 갈등을 피하려 결론만 전달하고, 상위 리더는 이미 내려진 결정에 힘을 실어줍니다.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도, 리더에게 도달하는 정보는 조금씩 약해집니다.
3. 픽사는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를 제도로 만들었습니다
브레인트러스트는 몇 달에 한 번, 제작 중인 영화를 가차 없이 비평하는 자리입니다. 에드 캣멀(Ed Catmull)은 픽사의 영화가 처음에는 예외 없이 형편없으며, 자신들의 일은 그것을 “형편없는 상태에서 형편없지 않은 상태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잔인한 솔직함이 작동하게 만드는 장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브레인트러스트에는 권한이 없습니다. 참석자는 감독의 상사가 아니고, 감독은 그들의 의견을 따를 의무가 없습니다. 권한이 없기 때문에 비로소 솔직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처방이 아니라 노트를 줍니다. “이렇게 고쳐라”가 아니라 “이 장면에서 내 마음이 식었다”를 말합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비평가의 몫이고, 해법을 찾는 것은 감독의 몫이라는 경계가 분명합니다.
셋째, 사람이 아니라 작품을 겨냥합니다. “당신의 감각이 문제다”가 아니라 “이 도입부에 훅이 약하다”입니다. 제가 반복적으로 말씀 드렸던 피드백 원칙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4. 다만, 모든 까칠함이 선물은 아닙니다
여기서 균형을 한 번 잡아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그렇다면 사사건건 반대하는 그 사람이 우리 팀의 보물이었구나”라고 결론 내리시면 곤란합니다.
그랜트의 분류에서 핵심은 ‘까칠함’이 아니라 ‘기버’입니다. 까칠한 테이커는 도전 네트워크의 구성원이 아니라 그냥 비용입니다.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그 사람의 반대가 조직의 성공을 향하는가, 아니면 자기 존재감을 향하는가.
- 문제 제기 뒤에 대안을 고민한 흔적이 있는가, 아니면 지적에서 끝나는가.
- 결론이 내려진 뒤에는 그 결정을 지지하는가, 아니면 계속 뒤에서 흔드는가.
세 가지를 모두 통과하는 사람이 까칠한 기버입니다. 그리고 대개 이 사람은 지금 여러분의 회의에서 가장 말수가 줄어든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몇 차례 이야기해보았음에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경험을 이미 했기 때문입니다.
5. 나의 도전 네트워크, 이렇게 만드십시오
(1) 누가 있을지 생각해보시고, 실제로 적으십시오.
세 명에서 다섯 명의 이름을 적으십시오. 선정 기준은 딱 하나로 두시면 됩니다. 최근 1년 안에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돌아보니 그 말이 맞았던 사람. 팀원이어도 좋고, 옆 부서 리더나 외부의 코치, 심지어 나보다 어린 구성원이어도 좋습니다.
(2) 초대의 문장을 바꾸십시오.
“반대 의견 있으면 편하게 말해주세요”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반대할 의무를 상대에게 넘기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한발 더 다가가서 구체적으로 물으십시오. “이 결정에서 제가 놓치고 있는 게 뭐라고 보세요?” 또는 “이 계획이 6개월 뒤에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 것 같아요?” 반대할 자리가 아니라, 답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3) 첫 반응을 설계하십시오.
쓴소리를 들은 직후 리더가 보이는 첫 반응이 도전 네트워크의 수명을 결정합니다. 한 번 방어적으로 반응하면 그 사람은 다시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본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입을 닫습니다.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 쓸 문장을 미리 하나 정해두십시오. “조금 더 말해주세요.”
(4) 쓴소리에 값을 지불하십시오.
반영했다면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십시오. “이 부분은 ○○님이 지적해줘서 바꿨습니다.” 반영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당사자에게 설명하십시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쓴소리는 밑 빠진 독이 되고, 가장 먼저 지치는 사람은 가장 솔직했던 사람입니다.
6. 마무리하며
오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리더의 성장을 위해서는 나를 지지하는 사람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나에게 솔직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 가지만 기억해주세요.
- 첫째, 가장 위험한 사람은 늘 상냥한 사람이고, 가장 귀한 사람은 대개 불편한 사람입니다.
- 둘째, 반대 역할을 인위적으로 지정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진짜로 반대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 셋째, 도전 네트워크의 수명은 쓴소리를 들은 직후 리더가 보이는 반응으로 결정됩니다.
팀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리더는 훌륭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조용한 방에 앉아 있는 리더도 적지 않습니다. 팀을 학습 지대로 데려가려면, 리더 자신이 먼저 그 지대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입장료가 바로 오늘 이야기한 불편함입니다.
리더는 원래 힘든 자리입니다. 팀원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어렵지만, 나에게 쏟아지는 솔직함을 견디는 것은 아마 그보다 더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이번 주에 누군가에게 “제가 뭘 놓치고 있나요”를 물어볼 당신을, 저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