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9월 18일 오후 7시,
팀장의 나침반 제작팀(오블릿과 업스트림 코칭 컴퍼니)이 오렌지플래닛과 함께
'성과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1on1 워크숍'을 준비했습니다.
1on1 노하우와 유의점, 현실적인 실현 방안을 폭넓게 다룰 예정이며, QnA 역시 진행됩니다.
평소 1on1 미팅의 효과 향상에 고민이 많으셨던 분들, 1on1 미팅이 어려우셨던 분들, 시작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까지 모두 편하게 신청하셔서 듣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참여자분들께는 출시를 앞둔 오블릿 1on1 사용권 역시 제공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5.09.08 Vol.65
0. 들어가며
훌륭한 제품과 건강한 조직, 리더는 무엇을 먼저 만들어야 할까요?
환경과 무관하게, 성공하는 팀들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핵심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25년. 한 사람의 커리어를 이야기할 때, 이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테크레디 한경철 CTO는 바로 그 시간 동안 기술과 조직의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온 리더입니다.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자를 거쳐, 라인(Line)과 카카오(Kakao) 같은 거대 IT 기업의 TPM(Technical Project Manager)으로 활약했으며,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는 애자일 코치이자 OKR 마스터로서 협업과 관리의 체질 개선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버즈빌(Buzzvil)과 같은 유망 스타트업의 CPO(Chief Product Officer)를 역임하기도 한 그는 쉼 없이 자신의 좌표를 옮겨왔습니다.
현재는 스타트업 테크레디의 CTO로 근무하며, 다양한 기업들의 AI 도입 및 설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산업, 다른 규모, 다른 문화를 가진 조직들을 지휘하며 그는 무엇을 배웠고, 어떤 리더로 단단해졌을까요?
그는 인터뷰 내내 기술의 탁월함이나 사업의 기민함보다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바로 ‘조직’이었는데요, 좋은 제품과 위대한 성공은 언제나 좋은 조직이라는 비옥하고 단단한 땅 위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마치 최고의 꽃을 피우기 위해 가장 먼저 땅을 일구는 정원사처럼, 조직의 성장을 모든 것의 최우선에 두는 리더였습니다.
[팀장의 나침반]이 그의 솔직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1. 제품이 아닌, 조직의 성장을 꿈꿨습니다
한경철 님의 커리어는 기술과 사람, 그리고 비즈니스를 잇는 여정이었다. 개발자로 시작했지만, 곧 기능의 구현을 넘어 ‘왜 만드는가’를 고민하는 기획의 세계로 뛰어들었고,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를 책임지는 조직장의 역할을 맡았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개별 기능의 완성을 넘어, ‘어떻게 하면 팀이라는 유기체가 스스로 최고의 성과를 내며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향했다.
Q. 25년간 다양한 산업과 규모의 조직을 경험하며 커리어를 쌓아 오셨습니다. 이 기나긴 여정 속에서, 리더로서 가장 중요하게 붙들게 된 자신만의 가치나 철학은 무엇이었나요?
돌이켜보면 제 관심사는 늘 ‘조직’ 그 자체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5~6년간 그 생각은 더욱 명확하고 단단한 신념이 되었죠. 우리는 흔히 훌륭한 사업 모델이나 혁신적인 제품이 회사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 인과관계의 순서를 조금 다르게 봅니다. ‘건강하고 성장하는 조직이 결국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좋은 제품이 회사를 더 훌륭하게 만든다.’ 저는 이 선순환 구조를 믿습니다.
비유하자면, 사업 모델이나 제품은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화려한 공격수와 같지만, 조직은 그들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주는 단단한 허리와 같습니다. 공격수가 한두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예상치 못한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회복탄력성은 결국 잘 짜인 조직력에서 나오거든요. 실제로 어떤 비즈니스도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수많은 실패와 방향 전환, 즉 피봇(pivot)을 거듭하기 마련이죠.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도전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사람, 그리고 그들이 모인 조직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눈앞의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의 구조와 문화를 다지는 데 더 큰 가치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25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Q. ‘조직’에 대한 그와 같은 철학을 갖게 된 데에는, 커리어 중반부터 깊이 탐구하셨던 애자일(Agile)이나 스크럼(Scrum)에 대한 관심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습니다.
네, 정확합니다. 2011년, 2012년 즈음부터 조직 운영에 대한 갈증이 무척 컸습니다. 팀원들이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만 처리하는 분위기, 위에서 시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들을 더 액티브(active)하게, 더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깊이 고민했어요. 단순히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일하는 과정 자체가 성장과 즐거움이 될 수는 없을까 하고요.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애자일과 스크럼 방법론에 빠져들게 됐죠. 짧은 주기로 실행하고 피드백하며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그 방식이 제가 꿈꾸던 ‘살아있는 조직’의 모습과 닮아있었습니다. 이 경험이 훗날 라인이나 카카오에서 복잡하게 얽힌 프로젝트들을 조율하고 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에게 애자일이나 스크럼은 단순한 개발 방법론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조직이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해답 중 하나였던 셈입니다.
2. 빅테크와 스타트업, 리더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조직 우선’이라는 그의 철학은 그가 거쳐온 극과 극의 환경 속에서 시험받고 단련되며 더욱 단단해졌다. 마치 잘 닦인 고속도로와도 같은 빅테크의 안정적인 시스템과, 표지판 하나 없는 황무지를 개척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역동성. 두 환경은 리더에게 전혀 다른 종류의 나침반을 요구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생생한 비유로 설명하며, 각기 다른 운동장에서 어떤 플레이어가 되어야 했는지 들려주었다.
Q. 안정적인 대기업 라인플러스를 떠나 스타트업 버즈빌로 이직하신 결정이 무척 파격적으로 느껴집니다. 무엇이 그런 과감한 도전을 이끌었나요?
라인에서 정말 많은 배움과 행복을 얻었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그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만큼, 라인에서의 저에게는 “큰 실패 없이 규칙적으로 ‘안타’를 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과 잘 갖춰진 시스템 속에서 꾸준히 점수를 냈지만, 리스크와 모험 끝에 맛볼 수 있는 짜릿한 홈런의 순간은 부족했죠. 어느 순간부터 더 주도적으로 ‘0에서 1을 만드는’ 경험, 즉 경기 전체의 판도를 바꾸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커졌습니다.
그때 스스로에게 하나의 미션을 줬습니다.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에 가자.’
20년 가까이 이 업계에 있다 보니 어딜 가나 한두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런 연결고리나 배경 없이, 오직 제 능력과 철학만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버즈빌을 선택했고, 다행히 CPO로서 회사 매출을 2배 가까이 성장시키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도전 자체가 제게는 큰 성장이었습니다.
Q. 그렇다면 빅테크와 스타트업, 두 환경에서 리더가 발휘해야 할 역량이나 역할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마치 다른 종목의 감독이 된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비유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리더가 ‘내려가야 하는 깊이(depth)’였습니다. 업무의 깊이가 1부터 10까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빅테크에서는 리더가 5단계 정도까지만 명확한 방향을 잡아주고 내려가도, 나머지 6부터 10까지는 각 분야의 전문가인 ‘완성형 인재’들이 알아서 구체화하고 실행합니다. 오히려 리더가 너무 깊이 개입하면 그들의 자율성을 해치고 방해가 되죠. 이때 리더의 역할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각 파트가 조화롭게 연주하도록 조율하고 지원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리더가 8, 9단계까지, 거의 실무자와 어깨를 맞대는 수준까지 직접 내려가서 업무를 구체화하고 길을 터줘야 했습니다. 혹은 팀원이 그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옆에서 거의 상시적으로 코칭하고 피드백을 줘야 했죠. 시스템이 체계화되기 전인 만큼, 리더가 직접 살아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 셈입니다. 빅테크의 인재들이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완성형 플레이어’라 조율이 중요했다면, 스타트업의 인재들은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가까워 세심한 가이드와 코칭이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3. 리더는 팀의 버팀목이자 투명한 나침반이 되어야 합니다
리더의 자리는 종종 외롭고 어렵다. 수많은 의사결정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고, 때로는 팀을 위해 기꺼이 방패막이가 되어야 한다. 한경철 님은 좋은 리더십이 거창한 비전 선포가 아닌, 팀원 한 명 한 명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섬세한 과정 속에 있다고 믿는다. 그가 카카오와 버즈빌 등에서 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버퍼 역할’과 ‘진심 어린 경청’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Q. 카카오와 같은 거대 조직에서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요구사항이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팀을 이끌며 팀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리더로서의 제가 팀의 ‘버퍼(buffer)’, 즉 완충 장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부의 불필요한 압력이나 정리되지 않은 요구사항, 정치적인 소음들로부터 팀을 보호하는 역할입니다. 그런 것들이 팀에 그대로 전달되면, 팀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뺏기게 됩니다. 제가 밖에서 그런 것들을 최대한 막아주고, 팀원들이 오롯이 중요한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신뢰의 시작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팀원들이 해낸 일들을 제가 충분히 인지하고, 공식적인 보상에 앞서서 그들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리더가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고,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팀원들은 리더가 제시하는 다소 힘든 방향이라도 기꺼이 함께 나아가 주더군요.
Q. 팀원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기 위해 1on1 미팅 역시 중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원온원을 위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많은 리더들이 1on1을 단순한 ‘업무 체크’나 ‘실적 점검’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실수를 합니다. 저는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1on1이라고 생각합니다. 1on1의 본질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전 질문에서도 강조한 ‘신뢰의 형성’이고, 둘째는 ‘각자에 대한 성장 지원’입니다.
두 본질은 좋은 질문을 던지고, 좋은 답변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것을 통해 달성되며, 이 모든 것은 ‘많이, 잘 듣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버즈빌 시절, 나이 상으로는 저보다 어리셨던 공동대표 두 분과 함께 협력하며 많은 것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분들은 항상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요. ‘경청’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죠. 그때 크게 배웠습니다.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비로소 팀원도 마음속 깊은 고민이나 진짜 목표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렇게 쌓인 신뢰 위에서라야 “요즘 어떤 성장을 하고 싶으세요?”, “회사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같은 진짜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Q. 이제 막 처음 리더가 된 경우, 신뢰 형성과 관계 관리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 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 한 가지를 더 조언하신다면요?
딱 하나만 꼽자면, “자신이 하는 일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유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많은 신임 리더들이 ‘리더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의 고민이나 업무 과정을 감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팀원들과의 거리는 멀어집니다.
저는 제 구글 캘린더를 팀원들에게 전부 공개합니다. 제가 어떤 회의에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최대한 공유하죠. 제가 하는 일과 고민을 팀원들이 알게 되면, 제가 내리는 결정의 배경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때로는 솔직하게 “나도 이 부분은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업무에 있어서든 소통에 있어서든 솔직함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리더십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 성공하는 팀의 비결은 ‘욕심’에 있습니다.
수많은 팀의 흥망성쇠를 곁에서 지켜본 25년 경력의 리더에게, 성공의 방정식은 과연 무엇일까. 뛰어난 인재, 충분한 자원, 혹은 시기적절한 운일까? 한경철 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의외로 단순하고 본능적인 단어를 꺼내놓았다. 바로 ‘욕심’이었다.
물론 그가 말하는 욕심은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탐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갈망하는 건강한 허기,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다는 지적인 갈망에 가까웠다. 그는 이 ‘긍정적 욕심’이야말로 팀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라고 믿고 있었다.
Q. 정말 다양한 팀을 이끌고 지켜보셨을 텐데요. 산업이나 규모와 관계없이, 소위 ‘일 잘하는 팀’, ‘성공하는 팀’에는 어떤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던가요?
아주 본질적인 것인데, 바로 ‘욕심’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욕심은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이기심이 아닙니다. ‘성장에 대한 욕심’, ‘더 나은 결과물에 대한 욕심’이죠. 이런 긍정적인 욕심이 있는 팀은 분위기부터 다릅니다. 수동적으로 업무가 주어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걸 더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요?”, “새로운 기술을 여기에 적용해보면 어떨까요?”처럼 끊임없이 더 나은 상태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움직입니다. 의욕이 넘치고, 매우 액티브(active)하죠.
반대로 이런 욕심이 없는 팀은 정체되기 쉽습니다. 시키는 일은 잘 해낼지 몰라도, 그 이상을 상상하지 않죠. 리더로서 팀에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팀원 개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이 ‘성장 욕심’을 어떻게 자극하고, 또 어떻게 한 방향으로 모아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욕심이 팀 전체의 의욕이 되고, 결국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과로 이어지더라고요.
Q. 경철님은 OKR에도 일가견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팀의 ‘욕심’을 자극하고 도전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조직이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경험에 비추어볼 때, OKR을 도입할 때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실수는 OKR의 본질이나 우리 조직만의 ‘호흡’과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회사의 방식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구글이 3개월 주기로 하니까 우리도 3개월 단위로 하자”는 식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우리 팀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호흡이 6개월 단위인데, 억지로 3개월짜리 OKR을 설정하면 목표가 왜곡되거나 의미 없는 중간 목표만 남발하게 됩니다.
Objective와 Key Result의 설정, 피드백 체계화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OKR은 고정된 형태 하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우리 팀의 몸에 맞게 재단해서 입어야 하는 ‘옷’과 같습니다. 우리 조직의 속도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평가와 보상’의 문제에 부딪힙니다. 100% 달성하기 어려운 ‘문샷(Moonshot)’ 목표에 도전했는데, 결과적으로 달성률이 낮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는다면 팀원들의 도전 의식이 꺾일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의 잣대가 두 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성과(Performance)’와 ‘역량(Competency)’입니다. ‘성과’가 목표 달성률처럼 눈에 보이는 ‘무엇을 해냈는가(What)’의 문제라면, ‘역량’은 그 과정에서 ‘어떻게 성장했는가(How)’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어떤 팀원이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70%를 달성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100%를 달성한 다른 팀원보다 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70%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했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며 얻은 노하우를 팀 전체에 공유했다면 어떨까요? 그 팀원의 ‘역량’은 100% 이상 성장한 겁니다. 이 성장은 당장의 성과보다 더 값진,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죠.
리더는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결과라는 열매뿐만 아니라, 그 열매를 맺기 위해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렸는지(역량)를 함께 평가하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과 더 자주, 더 명확하게 소통하며 공감대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결국 서로 다른 타인이기에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고, 그렇기에 소통과 조율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래야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높은 목표에 기꺼이 도전하는 건강한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5. 최고의 리더가 아닌, 영화 ‘인턴’과 같은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25년의 여정 끝에 그가 도달한 리더십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정복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을 낮추고, 조직의 빈 곳을 채우며 지혜를 나누는 조력자의 모습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 특히, 인간의 역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AI 시대의 도래 앞에서, 그는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리더의 본질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는 리더라는 직책의 무게를 내려놓고, 한 명의 ‘좋은 어른’으로서 조직에 기여하고 싶다는 따뜻한 비전으로 채워져 있었다.
Q. 최근 AI가 많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기술의 발전이 미래의 팀장, 혹은 리더의 역할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보시나요?
그 부분에 대해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로 AI가 데이터 취합과 같은 기능적인 관리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중간 관리자는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역설적으로 리더의 ‘인간적인’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리더는 단순한 ‘기능 관리자(Functional Manager)’에서 벗어나, 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복잡한 맥락을 짚어주며,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조직의 심장’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가 ‘What(무엇)’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도와준다면, 리더는 ‘Why(왜)’와 ‘How(어떻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조직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이죠.
Q. 그렇다면 25년의 여정을 지나,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한경철 님이 꿈꾸는 리더로서의 최종적인 모습이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최고의 리더가 되는 것에는 큰 욕심이 없습니다. 제 꿈은 영화 ‘인턴(The Intern)’의 주인공처럼 사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제 경험과 지혜가 필요한 곳에 가서 그 조직의 빈 곳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꼭 리더나 임원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팀에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주니어 개발자가 성장의 벽에 부딪혔을 때 따뜻한 조언을 건네고, 새로운 리더가 조직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돕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점(Peak)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필요에 따라 저의 쓰임새를 유연하게 바꾸며 기여하는 삶이죠. 그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커리어의 마지막 장(章)입니다.
Q.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가장 경계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꼰대’가 되지 않는 것. (웃음) 이게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경험과 방식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인턴’이 아니라 그냥 ‘고집 센 늙은이’가 되어버리겠죠. 그래서 의도적으로 저 자신을 계속 돌아보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너무 내 생각에만 갇혀있지는 않은지, 젊은 세대의 생각과 방식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결국 제가 꿈꾸는 ‘좋은 어른’의 역할은 정답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부터가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언제나 열린 자세를 유지해야겠죠. 그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제게 남은 가장 큰 숙제입니다.

[테크레디]는 어떤 회사인가요?
테크레디는 보다 빠르게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개발, 배포까지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MAS(Multi Agent System)를 통해 많은 조직과 개인들이 문제를 더 깊게 고민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잦은 시도를 통해 시장과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돕고 있습니다.
6. 마무리하며 (편집장의 말)
'팀장을 찾아서' 4편의 주인공, 한경철 CTO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1on1 미팅부터 OKR까지.
성장하는 조직, 건강한 욕심이 넘치는 조직을 향한 그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한경철 CTO님과의 인터뷰에 담긴 인사이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습니다.
(1) 조직, 모든 성공의 시작점
건강하게 성장하는 조직이 결국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좋은 제품이 회사를 다시 훌륭하게 만듭니다.
비즈니스는 수많은 실패와 방향 전환을 거듭하기 마련이며, 그때마다 팀이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은 잘 다져진 조직력에서 나옵니다. 그에게 리더십이란, 눈앞의 성과를 독려하는 것을 넘어,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의 구조와 문화를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2) 성공의 엔진 ‘욕심’, 그리고 이를 위한 ‘똑똑한 OKR’
성공하는 팀의 동력은 아주 본질적인 감정, 바로 ‘욕심’에서 나옵니다. 물론 여기서의 욕심은 이기심이 아닌, 더 나은 결과를 향한 건강한 갈망입니다.
그리고 OKR은 이 ‘건강한 욕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입니다. OKR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타 기업의 성공 공식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의 호흡에 최적화된 적용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정된 목표에 대해서도 단순히 결과(성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팀원이 얼마나 성장했는지(역량)를 연속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함께 소통하고 인정해줄 때, 팀은 비로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강한 문화 속에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3) 1on1 미팅, 신뢰를 쌓는 가장 섬세한 기술
좋은 조직의 핵심은 결국 ‘신뢰’입니다. 그리고 1on1 미팅은 그 신뢰를 쌓는 가장 중요하고 섬세한 시간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원온원을 ‘업무 체크’의 시간으로 오용한고 있습니다만, 그 본질은 ‘각 구성원에 초점을 맞춘 성장 지원’에 있습니다.
리더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경청할 때, 함께 고민할 때 비로소 팀원도 마음속 깊은 생각을 털어놓고 함께 성장 방향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원온원이 단순한 관리 도구가 아닌, 리더십의 핵심 역량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4) 리더, 팀의 버팀목이자 투명한 나침반
궁극적으로 한경철 CTO가 정의하는 리더는 팀을 위해 기꺼이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버퍼(buffer)’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나침반’ 같은 존재였습니다.
외부의 불필요한 압력으로부터 팀을 보호하고, 자신의 캘린더까지 공개하며 모든 과정을 공유하는 리더에게 팀원들이 신뢰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의 이야기는 리더십이 권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팀을 보호하려는 책임감과 모든 것을 공유하려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같은 제도일지라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입니다.
시스템의 편익은 ‘명확한 목적 아래 유연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을 통해 극대화됩니다.
성장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그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1on1의 중요성 및 성공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 역시 공감 가는 바가 많았습니다.
1on1의 본질적인 목적은 단순한 친목을 위한 사담도, 실적 위주의 점검도 아닙니다.
핵심은 ‘구성원의 성장에 대한 관심’과 ‘그에 대한 연속적인 관리’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1on1을 ‘잘’ 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 첫 번째, 상대와 상황에 따라 맞춤화된 질문과 아젠다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 두 번째, 진행된 1on1에 대한 분석과 액션플랜으로의 구체화, 연속적인 팔로업이 필요합니다.
- 세 번째, 대상이 되는 팀원의 역량뿐만 아니라, 1on1을 주도하는 리더의 코칭 역량에 대한 관리 역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블릿1on1은 HR 특화 AI와 함께 ‘성장과 몰입으로 이어지는 1on1’을 실현합니다.
- 자동화 기능을 통해 준비와 정리는 더욱 쉽게,
- 맞춤형 질문 생성으로 진행은 더욱 능숙하게,
- 9박스 및 분석 리포트를 통해 관리는 더욱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 리더 코칭 대시보드를 통해 팀장님들의 매니징 역량 역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건강한 1on1 문화에 대해 관심 및 고민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대화를 요청해주세요!
아래 버튼을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긴 소개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팀장의 나침반의 새로운 콘텐츠로 [팀장을 찾아서]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규모든, 어떤 분야든 '조직을 이끌거나 사람을 관리하고 계신(혹은 하셨던) 분들' 각자의 경험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진짜 지혜는 ‘현장’에 있다고 믿습니다.
팀장님들께서 그 동안 쌓아오신 생생한 경험과 고민,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야말로 다른 팀장님들께 가장 큰 울림과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장을 찾아서]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구독자분들께서는 jjchoi@reversemountain.co.kr로 부담없이 연락 부탁드립니다!
# '팀장을 찾아서'는 기존 콘텐츠와 2-3주 간격으로 교차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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