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 모든 규칙은 '실험'이며, 실패는 편견을 깨는 데이터가 됩니다.

팀장을 찾아서 5 : 피터페터 박준호 대표

2025.09.23 | 조회 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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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팀장으로 향하는 길 (By 오블릿, 업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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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3 Vol.67

0. 들어가며

리더의 책상과 연구원의 현미경,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이는 두 공간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베테랑 리더가 단단한 조직 생활 경험과 노련함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면,
여기 한 명의 젊은 리더는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통해 배우는 ‘실험’의 과정으로 조직을 이끌어 갑니다. 

생명과학 연구자에서 펫 헬스케어 스타트업 ‘피터페터’의 대표가 된 박준호님,
그의 리더십이 독특하고 유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에게 조직의 규칙은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법전이 아니라,
언제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수정될 수 있는 실험 노트와 같습니다.

실패는 질책의 대상이 아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귀중한 데이터가 됩니다. 

 

그의 실험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가 조직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어떻게 탐구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1. 떠나보냈던 반려묘 한 마리가 창업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준호 대표의 커리어는 본래 조직과 경영이 아닌, 생명과 데이터의 세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에서 종양을 연구하며 석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그의 세상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명확한 과학적 사실들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의 항로를 바꾼 것은 거대한 데이터가 아닌, 이름 모를 세포가 아닌, 곁을 지키던 작은 생명, 그의 고양이였다. 

 

Q. 연구자로서 안정적인 길을 걷다가, 불확실성이 가득한 창업, 그것도 펫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 개인적인 아픔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키웠던 고양이가 신장 종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저는 사람의 암을 연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 고양이에게 닥친 질병 앞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에 정말 큰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죠.

그 경험을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처럼 곁에 있는 반려동물의 건강 역시 미리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희 피터페터의 미션, 즉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하여 동물과 사람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제 개인적인 아픔은 ‘다시는 누구도 이런 무력감을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단단한 사명감으로 바뀌었고, 그것이 창업의 시작이었습니다.

 

Q. 말씀처럼, 대표님은 종양을 연구하고 데이터를 다루던 과학자 출신입니다. 그런 배경이 현재 피터페터를 이끄는 리더로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모든 생각과 의사결정의 근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비전은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동물들의 바이오 데이터를 생산하고, 사람들이 동물들을 더 잘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 비전 자체가 철저히 과학자적인 관점에서 출발하죠.

예를 들어, 저희의 핵심 서비스인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 위험도를 미리 알려주는 것은, 막연한 추측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의료’를 반려동물에게도 적용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런 관점은 비단 제품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조직 운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이 현상의 원인이 되는 데이터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볼 수 있는가?’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리더로서 제가 할 일은, 모든 불확실성을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해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 네 가지 핵심가치, 흔들리는 조직의 기준점이 되다

회사 경험이 없는 리더가 제로베이스에서 조직을 만들 때, 무엇을 가장 먼저 세워야 할까? 박준호 대표는 그 답을 ‘핵심 가치’에서 찾았다. 리더 개인의 감정이나 즉흥적인 판단이 아닌, 모두가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점, 조직의 흔들리지 않는 헌법이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뢰, 혁신, 사용자 중심, 상호 공존’이라는 네 가지 가치는 피터페터라는 배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단단한 돛이 되었다.

 

Q. ‘Pitter Petter Brand’라는 조직의 근간이 되는 네 가지 핵심 가치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회사 경험이 없었기에 오히려 이런 근본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셨을 것 같은데요. 이 가치들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실제 조직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정확합니다. 제가 기성 조직의 문법을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떤 조직이 좋은 조직일까?’라는 원론적인 질문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창업 멤버들과 정말 치열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싸워가며 합의한 것이 바로 이 네 가지 핵심 가치입니다. 리더의 기분이나 특정 팀의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동의한 ‘기준점’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가치들은 단순히 벽에 걸어두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저희에게는 가장 중요한 업무 도구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팀원들 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가 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또 다른 누군가는 “사용자 중심 가치에 따르면, 우리에게 편한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라고 설득하죠. 이렇게 핵심 가치는 감정적인 논쟁을 이성적인 토론으로 바꿔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채용 과정에서도 단순히 스펙이 좋은 사람보다, 이 네 가지 가치에 깊이 공감하는, 저희와 ‘결이 맞는’ 분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Q. 네 가지 가치 중 첫 번째인 ‘신뢰(Build trust)’를 특히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선의에 기반한 진실한 피드백을 전달한다’는 것을 조직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하고 계신가요?

신뢰는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신뢰는 말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아주 구체적인 ‘실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로 나가는 모든 메일은 대표인 저를 포함한 관련 구성원들을 반드시 참조(CC)에 넣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특정인에게만 가두는 순간, 조직 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신뢰는 깨지기 시작하거든요.

심지어 ‘피터페터 크루가 되는 법’에 명시된 ‘패널티’ 제도 역시 신뢰를 위한 장치입니다. 사실 이 제도의 가장 큰 타겟은 다른 크루들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입니다. 리더가 정해진 규칙 위에서 군림하기 시작하면 조직은 무너집니다. 제가 정해진 약속(핵심 가치, 사내 규정 등)을 어겼을 때, 다른 임원들이 저에게 공식적으로 ‘경고’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둠으로써, “우리 회사의 리더는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신뢰란 ‘우리 리더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셈입니다. 이처럼 투명한 공유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시스템을 통해 신뢰라는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3. 회사 경험 없는 대표, 맨땅에서 단단한 땅을 다지다

확고한 핵심 가치를 세우는 것과, 그 가치가 조직 전체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박준호 대표는 회사 경험이 없었기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초기의 막연했던 자신감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점차 단단한 시스템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어갔고, 그 과정에서 그는 리더십이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닌, 조직 전체의 약속과 시스템을 통해 발휘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Q. 기성 조직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오히려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만 모으면 좋은 조직이 될 거라고 막연하게 믿었죠. 하지만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그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마다 ‘좋은 것’에 대한 기준이 전부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우리에게 좋은 조직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명문화하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피터페터 크루가 되는 법’이라는 문서입니다. 이건 단순히 지켜야 할 규칙 목록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 ‘헌법’입니다. 근무 일정부터 휴가, 메일 작성법, 심지어 패널티까지, 우리가 일하면서 마주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한 기준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십이란 카리스마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의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Q. ‘크루가 되는 법’ 문서에 ‘원온원(1on1) 미팅’ 항목이 TBD(To Be Determined, 추후 결정)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직 실험 중인 제도인 것 같은데,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원온원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인가요?

원온원은 저와 팀원들 간의 신뢰를 쌓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원온원이 리더의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심리 상담’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정의하는 원온원은 철저히 ‘팀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시간’입니다.

‘크루가 되는 법’ 문서에도 명시했듯이, 업무 습관, 몰입도, 전문성, 협업, 성과 목표, 상호 성장 등 지나치게 사적인 이슈를 제외한, 개인의 성과와 성장에 직결되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 평소 업무 중에는 눈앞의 현안을 처리하느라 이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해서, 막혀 있는 부분은 없는지,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함께 논의하는 거죠. 이렇게 각을 잡고 대화하는 시간이 있어야만, 리더와 팀원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4. 규칙이 아닌 '실험'으로, 거리가 아닌 '연결'으로

과학자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며, 결과를 데이터로 남긴다. 박준호 대표는 이 연구실의 문법을 그대로 조직 운영에 적용했다. 피터페터에서 사내 규칙은 한번 정하면 바꾸기 힘든 경직된 ‘규율’이 아니라, 언제든 더 나은 방식을 찾아 개선해나갈 수 있는 ‘근무 실험’이라 불린다.

실패는 질책의 대상이 아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귀중한 데이터가 된다. 이러한 철학은 서울과 제주, 물리적으로 떨어진 팀원들을 하나로 묶는 방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Q. 사내 제도를 ‘근무 실험’이라고 부르는 점이 매우 독특합니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일까요?

 맞습니다. 그 이전에, 실패를 대하는 저희의 관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의 핵심 가치 중 ‘혁신(Innovate ourselves)’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실패에는 교훈이 담겨있으므로 창의성과 혁신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연구자에게 실패는 끝이 아니라, ‘왜 안 됐을까?’를 분석하고 다음 가설을 세우게 하는 소중한 데이터입니다. 이 관점을 조직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제도를 ‘실험’이라고 부릅니다. ‘규칙’이라고 하면 한번 만들면 바꾸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져 시도 자체에 부담이 크지만, ‘실험’이라고 부르면 “일단 이 가설(제도)을 한 달간 테스트해보고, 결과를 분석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보자”는 유연한 접근이 가능해지거든요.

 

Q. 그렇다면 지금까지 진행했던 ‘근무 실험’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는 무엇이었나요? 그 데이터들을 통해 무엇을 배우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원격 근무’였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거점에서 근무하는 환경과 더불어 자율성을 높이고자 도입했는데, 저희 조직의 특성상 즉각적인 소통과 협업의 빈도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데이터가 관찰됐습니다. 그래서 이 실험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지금은 출장이나 폭설 같은 특수한 상황에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가장 성공적인 실험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시간 단위 연차’입니다. 저희는 주 40시간이라는 총량 안에서, 2주 단위로 본인의 스케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또 연차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어, 병원에 가거나 은행 업무를 보는 등 자투리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죠. 이 두 가지 실험은 크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업무 몰입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지금은 저희의 공식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저희는 계속해서 실험하고, 실패에서 배우며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Q. 서울과 제주, 연구소까지 팀이 흩어져 있는데,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두 가지 장치를 핵심적으로 활용합니다. 첫 번째는 '게더타운(Gather Town)'입니다. 모든 크루는 출근과 동시에 게더타운에 접속해서 각자의 자리에 아바타를 위치시킵니다. 마치 한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궁금한 게 있으면 상대방 아바타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걸면 바로 화상 회의가 시작되죠. 딱딱하게 회의를 잡는 것이 아니라, 옆자리 동료에게 잠시 말을 거는 것처럼 가볍고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해져 물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스몰 토크(Small Talk)’ 제도입니다. 일주일에 30분, 서로 다른 지사의 크루를 1대 1로 매칭해서 말 그대로 ‘사적인 잡담’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업무 이야기는 철저히 금지돼요. 이 시간을 통해 서로의 인간적인 면을 알아가고 유대감을 쌓으면서,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원 팀(One Team)’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됩니다.

 

 

5.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까 봐,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인터뷰의 막바지, 우리는 그에게 리더로서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에 대해 물었다. 시장의 경쟁이나 기술의 불확실성이 아닌, 그의 대답은 의외로 자기 자신을 향해 있었다. 회사가 무섭게 성장하는 만큼, 리더인 자신도 그 속도에 맞춰 성장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그의 마지막 이야기는 리더라는 직책의 무게를 내려놓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만 하는 한 명의 ‘러너(Learner)’로서의 진솔한 고민으로 채워져 있었다.

 

Q. 리더로서 현재 가장 깊이 고민하고 있는, 혹은 가장 크게 두려움을 느끼는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의 성장 속도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자 두려움입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제가 전혀 몰랐던 영업, 수출, B2G(기업-정부 간 거래) 같은 영역까지 직접 부딪히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들이 계속 생깁니다. 그때마다 ‘과연 내가 이 커져가는 조직의 대표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어요. 회사의 성장은 기쁘지만, 그만큼 제 어깨의 무게도 무거워지는 거죠.

 

Q. 그 두려움과 무게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결국 끊임없이 배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이나 유튜브는 물론이고, ‘팀장의 나침반’ 같은 뉴스레터를 정말 열심히 챙겨봅니다. 저보다 앞서 이 길을 걸어간 다른 리더들의 경험과 지혜를 간접적으로 배우는 거죠. 그분들이 겪었던 시행착오, 성공의 비결들을 보면서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접근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 배우고, 저희 조직에 맞게 적용해보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저희의 핵심 가치인 ‘혁신’은, 조직뿐만 아니라 리더인 저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제 막 팀을 이끌게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을 후배 리더들에게 딱 한 가지만 조언해주신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우리 팀만의 ‘의사결정 기준’부터 세우십시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리더가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리면 팀원들은 불안해하고 리더를 신뢰할 수 없게 됩니다. 저희의 핵심 가치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만 팀이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리더십은 리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모두가 동의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장 먼저, 팀원들과 함께 우리 팀의 ‘헌법’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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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무리하며 (편집장의 말)

팀장을 찾아서 5회차를 장식해주신 피터페터 박준호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주로부터의 비행 직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던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반겨주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그는 펼쳐진 도화지 위에 본인만의 리더십, 피터페터만의 문화를 멋지게 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사례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답은 아닐지 몰라도,
영감과 인사이트를 담고 있는 훌륭한 간접 경험의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애초에 리더십이란 객관식/단답형보다는 논술형에 더 가까운 문제이니까요.

이번 인터뷰에서 다룬 이야기의 핵심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보았습니다.

 

(1)‘과학자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리더십 

그의 모든 의사결정은 ‘데이터 기반의 사고’에서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반려묘를 질병으로 떠나보낸 개인적인 아픔이 ‘반려동물을 위한 정밀 의료’라는 데이터 기반의 사명감으로 이어진 것처럼,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감정적인 접근보다 ‘이 현상의 원인이 되는 데이터는 무엇인가?’라고 먼저 질문합니다.

이는 그의 리더십이 철저히 객관성과 합리성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조직의 흔들리지 않는 ‘헌법’ : 핵심가치 

다른 회사에서의 경험 없이 출사표를 던진 그였기에, 가장 먼저 리더 개인의 판단이 아닌 모두가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점, 즉 조직의 ‘헌법’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신뢰, 혁신, 사용자 중심, 상호 공존’이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는, 팀원 간 의견이 대립할 때 감정적인 논쟁을 이성적인 토론으로 바꿔주는 가장 중요한 업무 도구로 활용됩니다.

 

(3) 규칙 = 연속적인 개선 과정 속의 ‘실험’ 

피터페터에서 사내 제도는 ‘근무 실험’이라 불립니다. 이는 실패를 끝이 아닌 ‘분석해야 할 데이터’로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규칙’이라는 단어가 주는 경직성에서 벗어나, 언제든 더 나은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며 조직에 가장 잘 맞는 옷을 찾아가려는 그의 유연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4) 시스템을 통해 신뢰, 기술을 통한 연결 

그는 ‘신뢰’라는 가치를 말로만 외치지 않습니다. 리더인 자신부터 체계화된 ‘패널티’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됨으로써 ‘리더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몸소 증명합니다. 또한, 서울과 제주에 흩어져 있는 팀원들의 물리적 거리를 ‘게더타운’과 ‘스몰 토크’ 같은 기술과 제도를 통해 심리적 유대감으로 연결하며, 현대적인 조직의 소통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합니다.

 

(5) 리더의 가장 큰 숙제 =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 것 

그가 리더로서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시장의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의 성장 속도가 회사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솔직한 고백은, 결국 리더 역시 조직과 함께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한 명의 ‘러너(Learner)’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가 가진 핵심 가치 ‘혁신’의 진정한 의미일 것입니다.

 

 


그는 1on1 미팅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하였는데요,

지나치게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심리 상담이나 일방적인 궁금증 해소를 지양하고,
‘팀원의 성장’을 돕는 것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성장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는 그 중요성만큼이나 난이도가 높습니다.

  • 이전 대화와 현재의 상황이 면밀히 반영된 주제가 준비되어야 하며,
  • 사후에는 나눈 대화가 휘발되지 않도록 정리와 분석, 반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눈앞의 현안을 처리하느라 1on1 미팅을 놓치거나 부실하게 진행하고,
이에 따라 구성원의 몰입과 성장이 둔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곤 합니다.

 

오블릿1on1은 리더의 시간은 아끼고, 구성원의 성장과 몰입은 극대화할 수 있는 AI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 자동화 기능을 통해 준비와 정리는 더욱 쉽게,
  • 맞춤형 질문 생성으로 진행은 더욱 능숙하게,
  • 9박스 및 분석 리포트를 통해 관리는 더욱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 리더 코칭 대시보드를 통해 팀장님들의 매니징 역량 역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건강한 1on1 문화에 대해 관심 및 고민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대화를 요청해주세요!

아래 버튼을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긴 소개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팀장의 나침반의 새로운 콘텐츠로 [팀장을 찾아서]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규모든, 어떤 분야든 '조직을 이끌거나 사람을 관리하고 계신(혹은 하셨던) 분들' 각자의 경험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진짜 지혜는 ‘현장’에 있다고 믿습니다. 

팀장님들께서 그 동안 쌓아오신 생생한 경험과 고민,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야말로 다른 팀장님들께 가장 큰 울림과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장을 찾아서]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구독자분들께서는 jjchoi@reversemountain.co.kr로 부담없이 연락 부탁드립니다!

 

 


# '팀장을 찾아서'는 기존 콘텐츠와 2-3주 간격으로 교차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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