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진짜 많다. 내가 조직문화 담당자인지 행사 기획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선포식, 타운홀, 창립기념일, 연말송년회, 신년사, 무슨 소풍도 가고, 컬처데이... 챙겨야 할 것만 몇 가지.
우리 스타일대로, 각설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기업행사 기획사 재직 당시 대표님께 배운 것과 사업하면서 수많은 워크샵과 선포식 등을 경험하며 깨달은 것을 합쳐 5가지로 뽑아보았다.
1. 점심은 맛있고 푸짐하되, 가급적 케이터링 방식 or 원플레이트
실제로 행사장에서 먹는 음식은 눈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기 때문에 포만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뷔페식을 많이 사용하는 편. 개인에게 나눠줘야 한다면 음쓰 처리가 빠르게 가능하도록 음쓰통은 미리 뒷 편에 준비하고 한 번에 탕! 털어서 분리수거 가능하게 'Return Zone'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배급동선과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게, 원형으로 설계하자. (특히 음식물 들고 테이블 사이로 낑겨서 이동하지 않도록 동선관리 주의)
2. 브금
많은 담당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브금이다. 행사는 조명과 음향으로 좌우된다. 적절한 브금과 중간에 들어가는 이펙트사운드가 행사의 질을 200% 이상 높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행사는 '일상과의 분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히 '일상과 분리됐다' 라는 느낌을 주려면 '조도'를 바꾸어야 하는데, 우리가 힙한 카페가면 어둑어둑, 노란 느낌을 주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타운홀에 조명을 설치하긴 어려울 것.
그렇다면 청각적 이질감을 선사하자. 바로 일상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브금을 선사하는 것이다.
오프닝 전, 등장, 퇴장, 프로그램 시작, 안내, 끝날 때...각각 브금을 선정해 적절히 재생하는 것이 중요. 이때 천천히 불륨을 높이고 줄이는 페이드인/아웃은 센스.
개인적으론 Leeplay 채널과 센티멘털 오디오 (클릭하면 이동) 정도의 느낌을 메인으로 하고, 조금 덕후 집단 스럽다면 프로젝트 세카이 도 좋겠다. 보편타당대중일반적인 브금을 추구한다면 인프랙션을 이용해보자. 영상용 브금으로도 좋다.
3. 기승전결
프로그램을 병렬하지 말자. 4개 프로그램이라면, 각 프로그램의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 중요한 건 앞뒤로 배치한다.
- 자잘한 걸 중간에 배치한다.
- 피로도가 높은 건 뒤쪽에 배치한다.
- 규모가 크고 동선이 생기는 프로그램을 중간에 배치한다.
행사는 앉아서 시작해서 왁자지껄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난리를 치다가 다시 앉아서 마무리하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오프닝은 소통을 만들어야 하고, 다시 앉았을 땐 뭔갈 정리하는 프로그램이거나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그러니 흥미-서브활동-메인활동(고난이도)-정리의 순서대로 배치하자.
4. 장비는 90%확률로 오류가 난다.
진짜 한 9번 정도 강조하고 싶은데, 내가 경험했던 거의 모든 행사에서 항상 크고 작은 실수가 있는 부분이 바로 화면과 화자의 싱크다. 프롬프터가 오류나거나 다른 사람의 프롬프트와 섞이는 것은 귀여운 수준이고, 무대에 선 스피커의 직급/직책/이름이 완전히 다른 경우, 또는 PPT가 먹통이 되는 경우 등....
- 프롬프터가 있더라도, 스피커는 따로 큐시트를 반드시 준비한다. 손에 들고 발표한다.
- 일단 장비를 100%믿지 말자. 장비는 항상 오류가 난다. 스페어 노트북과 HDMI, 스페어 마이크는 기본중에 기본이다. 아예 스페어 장비는 따로 가방에 싸놓고, 행사 때마다 지참한다. 스페어의 상태 체크는 기본이겠지.
- PPT에 애니메이션 넣지 말자. 오류와 버벅거림의 주원인이다. 가벼운 PDF로 만들고, 잘 넘어가는지 무대 곳곳에서 확인해야 한다.
5. 브릿지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이 넘어갈 때, 사회자가 나와서
[자, 이번 순서는...] 하면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자.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한다.
[앞서 우린 이런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생길 수 있겠죠. 과연 어떻게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바로 이렇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디테일을 알려주신 OOO님을 소개합니다.]
사회자가 말함
앞의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뒷 프로그램과 맥락을 설명한 다음, 사람을 소개한다. 브릿지가 없으면 프로그램들이 세상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모든 프로그램은 '플로우와 비트'가 있어야 한다.
어떤 지점에서 임팩트를 줄지,
어디에서 딱 멈추고 강조를 할지...
그 지점을 설정하고 행사를 운영해야 한다.
그럼 모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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