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8월 2주차_#05

🎬 컷과 컷 사이, '영화의 신'이 내려앉아요

구독자 님, 여름도 어느덧 막바지, 코로나와 함께하고 어느새 3년이 흘러가는데요, 우리의 일상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주는 기다리던 영화 한 편에, 문득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어요. 야마다 요지 감독의 아흔 한 번째 작품 '키네마의 신 キネマの神様'이 지난 8월 6일 드디어 공개가 됐습니다. 야마다 감독은 올해로 여든 아홉.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를 비롯 오즈 야스히로 이후 일본의 '인생사'를 지독히도 성실히 좇아온 감독인데요, 이번 영화는 코로나로 인해 두 번의 촬영 스톱, 그리고 개봉 연기의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한, 우여곡절의 작품이에요.

주인공 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코메디언・배우 시무라 켄의 코로나 확진과 이후 비보까지 이어지며, 그대로 세상 저편에 묻혀버릴 뻔한, 위기도 있었어요. 배우 스다 마사키는 당시를 회고하며 야마다 감독이 노래 한 곡(노다 요지로의 데모)을 모든 출연진, 스태프에게 보내주며 들어보라 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스다의 말에 의하면 그후 이상하게 일들이 착착 진행됐다고도 해요. 그리고 그 노래가, 이번 영화의 주제곡이 되었어요. RADWIMPS와 스다 마사키가 함께한 'うたかた歌.' うたかた、제목이 참 아리송하죠. 아마 泡沫인 것 같은데요, 금방 없어질지 모를, 노래'란 뜻일까요. 노래는 아직 정식 오픈 전이지만, 아련한 그리고 애절한 그 시절이 전해지는 듯해요.🧚🏽‍♂️

뜻밖의 슬픔, 그럼에도 나아갔던 눈물젖은 시간 속에, 내일은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준 걸까요. '메이킹'이 더 영화같은 영화, 코로나 3년...이제야 '우리의 스토리'를 만난 느낌도 들어요. 오늘은 그렇게 좀 울면서 시작할게요.😂 (위에는 제가 '노트'에 적어본 시무라 켄에게 보내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본 챕터 제목은 영화의 예고편 속에서 한 줄 가져왔어요) 눈물을 닦고 바라본 하늘만큼, 눈부시는 햇살도 없어요.🌞

🌆 트러블 연속으로 막을 내렸던 2020 도쿄 올림픽의 '기록 영화'가 2023 봄, 공개를 결정했어요. 지난 레터 '당신은 나의 내일, 우린 서로 다른 꿈을 꾸어요'(▼, 아래 링크 남겨놓아요)에서 카와세 나오미가 진행중인 2020 도쿄 올림픽 기록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개봉일이 얼추 정해졌습니다. 올림픽 기록영화라면 매번 그 나라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고, 완성된 후 저작권은 IOC에,  올림픽 뮤지엄에 소장되는 관행이 있어요. 일본에선 64년 도쿄를 이치카와 곤이, 72년 삿포로는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이, 그리고 98년 나가노 동계 올리픽에선 미국의 버드 그린스펀(다수의 올림픽 영화를 연출한 필름 메이커에요. 88서울 올림픽의 Seoul '88: 16 Days of Glory 도 그녀의 작품입니다)이 그 해의 올림픽을 기록했는데요,

아무래도 이번엔 무엇보다 '내용', 코로나를 시작으로 일본 사회의 오랜 고름?같은 관행이 어떻게 그려질지, 가장 주목이 되겠죠? 한 영화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이 강조하려고 했던 건 '다양성과 조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오랜 체질을 벗어나지 못한 일본', 그 자체가 되었다.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 미래를 향한 레거시가 될 수는 없다"는 쓰디쓴 말을 남기기도 했답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없지만, 카와세 감독은 붕괴 직전의 의료 현장 취재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올림픽이 끝나고, 우리 곁을 지나간 그 여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 전설적 사이타마(埼玉) '디스 영화', '날아라 사이타마'가 돌아와요~ 2019년 사이타마 현, 그리고 현민에 대한 편견, 선입견을 최대치, 십분 활용해 온갖 조롱과 비아냥으로 범벅한 코미디 액션 영화 '날아라 사이타마'인데요, 2022년 속편의 제작이 결정됐어요. 본래 마야 미네오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고, 각트와 치바를 대표하는 XーJAPAN의 요시키, 사이타마 대표의 타카미자와 토시히코 까지 총출동하며 90년대 저력을 과시?한 작품이기도 해요(치바와 사이타마는 실제 서로 의식하는 라이벌 관계이기도 해요). 그 해 일본 아카데미 12개 부문 수상, 40억 엔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한 히트작이기도 합니다.

속편엔 각트와 니카이도 후미가 기존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고요, 타케우치 감독은 전작 못지않은 새로운 '동료'들이 등장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타케우치 감독은 치바 출신. 이거 진심이 담긴 디스였을까요?

👍 봉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신작에 절찬👏🏽  칸느에서 4관왕(비정식 영화제 포함),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기다리는 영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 대한 평들이 심상치 않아요. 8월 20일 일본에서 개봉을 앞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작품에 대한 유명 인사들의 코멘트를 공개했어요. 그 중엔 지난 베를린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쿠로사와 기요시(아오이 유, 타카하시 잇세이 주연의 '스파이의 아내'), 하마구치의 전작 '아사코'에 출연했던 배우 세토 코지 등의 평들이 줄을 이었는데요, 그 중 봉준호 감독은 아낌없이 가장 긴, 호평의 말들을 남겼어요.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이 원작으로, 아내를 잃은 남자가 과묵한 드라이버와 만나며, 오가는 대화 속에 몰랐던 과거를 알아가는, 말하자면 심리의 추리물인데요, 쿠로사와 감독은 '사브(자동차 브랜드에요)의 날카로운 프론트 윈도우가 경련을 일으키듯 터널에 빨려들어간다. 이건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거니는 잔혹한 운명 그 자체, 이와 같은 자동차 영화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말했어요. 자동차 영화?! 약간의 유머같은데요, '자동차'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어요. 아래는 봉 감독의 코멘트에요.

🌓 세상엔 나쁜 일 만큼의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어요

🥭 쿠사마 야요이 여사의 '호박'이 실종됐어요! 지난 주 태풍 9호부터 10, 11호까지 모두 세 개의 태풍이 스쳐갔던 일본인데요, 그 여파로 카가와 현 나오시마 바다에 설치되어 있던 쿠사마 야요이의 1994년 명작 '카보챠(南瓜, 호박)'이 쓸려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본래 이 작품은 제방 위에 설치된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설치되었는데요, 고정을 해주고 있는 부품이 풀어지며 모두 세 동강이 나 바다에 쓸려갔다고 해요. 이후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베네세' 직원들이 회수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 복원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네요.😰

나오시마는 쿠사마 여사 님의 '호박' 시리즈를 비롯 후지모토 소우스케의 '파빌리온', 스기모토 히로시의 '고오우 신사 프로젝트' 등 '아트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기도 한데요, '베네세' 측은 이번 태풍은 규모가 크지 않아 사전 철수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시, 준비란 해서 손해될 게 없어요.

🏪 콘비니, 일본의 편의점이 변신을 시작했어요. 일본은 '편의점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하다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생활 용품을 비롯 생활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요. 복사나 프린트, 공과금 대납, 택배 업무 등...오니기리와 캔커피 만이 '콘비니의 일상'은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 코로나가 벌써 3년을 맞이하는 지금 일본에선 책방을 겸하는 편의점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콘비니 대형 체인 중 하나인 '로손'이 그 예인데요, '로손'은 지난 6월 사이타마 현 사야마시(狭山市)에 서점형 콘비니를 선보였어요. 본래 일본 편의점에 잡지나 만화, 약간의 서적이 판매되었던 건 사실이지만요, '로손'은 지역 서점과의 연계로 보다 본격적인 '책을 파는 편의점'을 확충해갈 거라고 이야기했답니다.

코로나로 인해 멀리 가지 못하는 일상이 시작되고, 대형 상업 시설들이 자주 문을 닫는 와중에, '가깝기에 가능한 것'을 실천한 예로 보여요. 실제로 2020년, 일본에선 편의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전년 대비 문고본 매출이 20% 올랐다는 통계도 있거든요. '아사히 신문'의 이와이 기자는 '기존의 비슷한 매장을 대량 출점하는 비즈니스 모델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콘비니가 모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콘비니'의 '편의'라는 건 시대와 함께, 우리 일상과 함께 변화중이랍니다.

💸 30년 전의 소설이 다시, 베스트셀러?! 츠츠이 야스타카가 1989년 완성한 SF 소설 '잔상(残像)에 루즈를'이 갑작스레 인기 급상, 30년이 지나 3만 5천 부의 중쇄가 결정됐어요. '잔상에 루즈를'은,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츠츠이 작가가 그린, 한 소설가의 일상이 주요 내용인데요.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문자가 하나씩 지워지는, 사라지는 묘한 설정에서 벌어지는 참 이상한 SF에요. 확실히 재밌어 보이는 소설이지만, 이 책이 4반세기가 지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웬걸, 한 '틱톡' 유저의 영상 덕택입니다.

@けんご 小説紹介란 계정을 쓰는 켄고 씨는, 매번 10초 남짓한 영상에 책 한 권을 소개하거든요. 근데 그게 매우 임팩트 있는 한 줄, 그리고 '궁금함'을 남기는 엔딩으로 끝나요. 한쪽 눈을 모두 가려버리는, 헤어스타일도 그에 한몫 하고있고요. 코로나가 시작하고 직후, 이곳에선 까뮈의 '페스트'가 돌연 날개달리듯 팔려가곤 했잖아요. 책이란, 사람이란 가끔 참 수상하다 느껴요.

🛋 '무지'가 비트라를 팔기 시작했어요. 생활 대부분의 것들을 살 수 있고, 하양이 브랜드 컬러인 '무인양품'인데요, 지난 12월 '백화점을 넘어서는 '백백화점(百八貨店)'을 모토로 오픈한 도쿄 아리아케 지점에서 쟝 브루베의 대표작을 비롯 비트라의 '환경 친화적' 제품들을 판매하기로 했답니다.  '스탠다드' 체어나 'EM 테이블'를 필두로  재생 폴리프로필렌, 코르크 등 리사이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의자, 미드 센츄리 시절의 명작 디자인의 복원 제품 등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에요. 무인양품 측은, "기능적이고 내구성을 갖춘, 환경과 사회의 순환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온 비트라의 이념에 공감해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했어요. 무인양품의 콜라보는, 참 드문데요 매일이 매일같은 시절, 비트라의 컬러(포인트)가 필요했던 걸까요.

👻 축제는 끝이났다?! 악명 높은 사이트 '2채널'을 만들었던 니시무라 히로유키 씨가 폐막을 한 2020 올림픽에 대해 '독한 소리'를 했어요. '2채널'이라면 주로 연예계 가십이나 뜬소문, 헛소문, 익명에 숨어 할 말, 못 할말 쏟아내는 사이트이기도 해 논란이 많은 곳이기도 한데요. 니시무라 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올림픽이 받아든 청구서'를 직시하라 이야기했습니다.

 🥤이 주의 PICKUP 🥪   

구독자님, '런치 팩'이란 빵, 아시나요? 일본 편의점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아이들 손바닥 만한 빵인데요, 땅콩 크림이나 딸기잼, 쵸코나 캬라멜 등 다양한 맛이 있어 질리지 않고 매일 사먹을 수도 했어요. 그런데 이 빵이 무려 36년의 역사를 지닌, 연간 4억 개가 팔려가는 장수, 롱런 '샌드위치' 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 놀란 건, 매달 신상품, 새로운 맛이 출시된다는 사실이에요. 일본 전국에 공장에서 매일 1천 만개 이상의 빵을 제조하고, 각 지역의 맛을 살린 제품이 개발되는 구조에요. 그래서 본사에서 모두 파악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대요. 그런 세월이 36년, 종류가 무려 1800여 개나 되니 그럴 만도 해요. 그리고 최근엔 치바 현에 '런치팩 전문점'이 등장했답니다.

그리고 그 역사의 '런치 팩'이 코로나 이후, 대인기라고 해요.매일이 매일같아 지루하고, 더운 날씨 요리하느라 불 앞에 거는 것도 힘들어지는데, 간단히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선택지'로, 36년 역사의 빵이 곁에 있는 거에요. 야마자키의 빵은, 개인적으로 일본에 살던 시절, 그 폭신폭신함에 놀랐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런치팩'의 포인트라면 아기 궁뎅이처럼 도톰하게 솟아오른 보드러운 속살이 아닐까 싶어요. 값비싸고, 볼륨으로 경쟁하는 샌드위치도 많지만, 세월 속에 살아있는 추억의 '샌드위치'라는 건, 분명 스페셜한 '오늘'이 아닐까요. 구독자 님의 '런치팩'은 무엇인가요? 가장 오래된 '런치팩'은 1988년 발매돼 아직까지 판매중인 '피너츠' 맛이라고 합니다.🥜

구독자님, 이번 주 어떠셨나요? 개인적으로 저(희 집)에겐 오는 15일 예정해 놓았던 가족 여행을 '취소'해버리게 된, 사건 아닌 사건이 있었어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 이제는 익숙할까 싶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괴롭긴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일상을 잊지 않았다는 얘기일 거라, 애써 생각했어요. 저희 엄마는 친구 분과 통화 중, '세상이 왜이래. 테스 언니 어딨어'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셨는데요😅, 세상이 왜 이런 걸까요. 그래도 세상을 굴러가 이번 주엔 새로 개봉되는 영화를 집중, 가져왔어요.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현실이 '왜 이래' 싶을 땐, 가끔 영화를 살아도 괜찮아요...라고 생각해요. 지금 여기서 보이지 않는 게, 거기 어딘가에서 다가오고 있을 때가 있거든요. 그럼, 구독자님의, 또 한 번의 한 주를 응원할게요. 우리의 하루는 모두 한 편의 영화일지 몰라요. 📺

🎶  yonawo의 2nd 앨범이 출시됐어요. 타이틀 곡이 '哀してる', '사랑하다'는 의미의  愛してる와 똑같이 읽어요. 아이시떼루. 하지만 哀는 '슬플 애'잖아요. 사랑하지만, 어딘가 슬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감정을 哀してる라고 말해요. 그건 때로 슬픔이기도, 기쁨이기도,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곡은, yonawo 곡 중 가장 대중적인, 보컬인 아라타니 쇼타는 "JPOP과 정면으로 부딛혀보고 싶었던"이라 말했던, 어딘가 가요같기도 한 노래인데요, 그들은 이번 앨범은 '밖으로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도 이야기했어요. 外向きに広げる, 코로나 시절, 이 말이 왜 이리 뭉클할까요. 슬픔의 끝엔 아마, 사랑이 있어요.👨‍❤️‍💋‍👨

山手線’s 뉴스 배달부

SNS's and more

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가장 개인적인 글의 아카이빙, 혹은 brunch 

퍼블리에서의 작업들 

'폴인'에 기록한 '도쿄를 바꾸는 공간들, 2021' 

22년의 07월, 책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 자기출판, 13월의 아침

📧 monoresqu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