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9월 3주차 #112

🍦 구독자님, 아이스크림은 왜 겨울에 별미일까요. 늦은 밤에 먹으면 배탈 난다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주의 들었는데, 오히려 어두워진 저녁 괜히 생각나곤 하는 게 아이스에요. 아마도 결코 주식은 아니라, 디저트 중에서도 비교적 메인은 되지 못하는지라 그래서 때 아닌 늦은 밤을 비집고 드문드문 떠오르는 건 아닐가 싶기도 한데요. 그리고 이런 사람, 어쩌면 나 혼자가 아닌지 모르겠어요. 지난 2021년 '밤 9시는 아이스크림'이란 멘트로 일약 밤의 아이스 시장을 열어버린 일본 서쪽, 칸사이발 '밤의 파르페' 전문점, '아이스 배는 따로 있지(アイスは別腹)'가 '녹을 줄 모르는' 인기에 오는 9월 23일 칸사이 3대 도시 코베에 진출, 코베시 카루미구(垂水区) 칸다쵸(神田町)에 새 점포를 오픈해요. 이 아이스 가게는 코로나 기간 중 대학 4학년 쌍둥이 재학생 형제가 함께 만든 곳인데요. 코로나 탓에 학교도 맘껏 가지 못하고 휴강 이어지고 온라인 수업이 대체되는 가운데 도리어 남아버린 자유시간을 활용하고자 더불어 활기 잃은 지역과 자신을 포함 대학생들에게 힘을 전해주고자 떠올려 낸 게 바로 '아이스 크림 배는 따로있지'였어요.

이름부터 다분히 장난기 넘치는 탓에 코로나 기간 집에 틀어박혀 있던 이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요. 그 중 형인 오카모토 타쿠야 씨는 현재 졸업 후 영상 제작을 하는 프리랜서가 되었고, 동생 나오야 씨는 그야말로 아이스에서 진로를 정했는지, 현재 대학에서 영양 관리사 과정을 학습 중이라 해요. 물론 이들의 아이스크림은 파르페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덕에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고 아이스에 새로운 감성을 입혔다는 호평까지 들으며 가장 많이 팔린 날에는 달랑 한 개 점포에서 1일 780개까지 소비가 되었어요. 만약에 이게 혹시 돈부리나 삼각 깁밥 같은 거였다면 이렇게나 팔렸을가요. 말하자면 배가 아닌 배꼽에 길이 있었던 법. 세상은 생각보다 샛길로 이어지고, 때로는 디저트에 더 배가 부르기도 해요. 그렇게 예측 불가능한. 인생, 그래서 좀 살아볼 만 한 게 아닐까요. 3주만에 10'+ 레터, 오늘은 말이 좀 길어질 것 같아요.

🦁 호시노 겐과 오와라이 게닌 '오-도리'의 와카바야시 마사야스가 '고민'에 대해 대화하는 '넷플릭스' 프로그램 '라이트하우스' 보고있나요. 개인적으로 재밌게 보았는데요, 그 중에 와카바야시의 말을 잠깐 빌려오면요. '인생은 비, 게(芸)는 자동차. 사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우린 어쩌다 그곳을 종종 지난다는 것이다.' 곧, 사람에겐 역시 '때'가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영화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씨야 말로 지금 비에 흠뻑 젖어있는 게 아닐지 모르겠어요. 지난 9일 폐막을 한 80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또 한 번의 트로피를 거머쥐었거든요. 하마구치 감독은 지난 해, 그리고 더 전 해 '칸느'와 '베를린'에서 각각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으로 각본상과 은곰상을 수상했었고, 이번에는 2위에 해당하는 은사자상, 삼시위원 대상을 갖게됐어요. 그리고 그 주역의 작품은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이시바시 에이코 씨의 라이브 퍼포먼스 비디오에서 시작된 '악은 존재하지 않아(悪は存在しない)'인데요,영화는 사실 극영화라 하기에 좀 애매한,

단 두 사람만이 나와 이렇다할 사건 없이 흘러가는 하마구치 특유의 자연체 그대로의 리듬을 그려요. 자연 풍부한 고원 마을 나가노의 작은 마을에서 대대로 살아가는 여자와 그의 딸의 생활을 바탕으로 하지만 코로나란 현실 사건이 개입하며 보조금 목적으로 가짜 글램핑 시설을 만들려는 업자들이 마을에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하지만 영화는 이를 사건과 사건, 인물이 충돌하는 장르적 요소 없이 묵묵히 바라보며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관찰하며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알지도 못했던 끌어내려 하는데요. 그리고 제목이 '악은 존재하지 않아.' 얼추, 감동이 떠오르나요. 일본 내에선 올해 안 개봉이 예정되어 있고, 부산영화제에 상영돼요. 그리고 이로서 하마구치 감독은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 이후 처음으로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감독이 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우린 지금 실시간 거장이 탄생하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걸까요. 이젠 정말로 가을이 왔나봐요.

✔️ 천하의 나이키도 '재고 문제에 시총 반 토막' 얼마 전 이 뉴스 보았나요. 근래 중국에서의 소비가 급감하며 재고 자산이 평균(70억불) 대비 12%가 늘어난 2023년 4분기 84억 달러나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곧 그를 관리할 비용의 상승을 의미하고 매 시즌 새로운 상품을 발매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여간 골치아픈 일이 아니에요. '나이키'라면 언제나 늘 괜찮을 것 같은 I Can Do It, You Can Do it 이미지인데, 결국은 필요한 만큼의 생산이 다시금 중요해지는 걸까요. 하지만 얼마 전 '나이키'는 자사의 홈타운과도 같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재고 아닌 입고 버려진 혹은 수거된 헌옷을 모아 새롭게 리-메이크하는 'Re-Creation' 프로그램을 본격 시작했어요. 동네 빈티지숍이나 재고 창고에서 수거한 아이템을 클리닝, 상품에 따라 염색을 새로 하거나 구멍을 매우는 등의 보수를 거쳐 색도 사이즈도 디자인도 단 하나 뿐인 '리-크리에이션'의 나이키를 시작해요. 말하자면 '버려진 헌 옷'이 '새로운 멋을 갖춘 빈티지'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셈인데요.

물론 이런 친환경적 활동, 새로운 거 아니지만 '나이키'는 이를 위해 새로운 로고, 순환을 의미하는 듯한 소용돌이의 색색깔 패턴도 공개했고, '나이키'의 뿌리와도 같은 로스앤젤러스 스트리트 컬쳐를 다시금 되새기며 '다시 시작하는 나이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도 발표했어요. 'Re-Creation'은 모든 버려진 쓰레기를 자원으로 삼는 순환형 이코노미 실현의 일환으로 '리듀스(Reduce)', '리유즈(Reuse)', '리사이클(Recycle)'의 무한 루프 안에서 계속 진화되어 갑니다.' 시총 반토막 냈던 재고들, 이제 다시 태어날 준비를 시작할까요. 그리고 '나이키'는 이를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달성의 목표도 선언했어요.

👨‍🚀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아도, 세상엔 꼭 별난 사람이 있지 않나요. 어쩌면 그런 유형의 인종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보통은 잘 하지 않을 생각을 하고 실천까지 해버리는 사람들에 가끔 아연함을 느꺼요. 일본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이자 어패럴 브랜드이기도 한 'ZOZO TOWN'의 창업자 마에자와 유우사쿠 씨가 얼마 전 일본인으로는 최초로 우주 여행을 한다며 뉴스가 시끄러웠어요. 함께할 팀원을 모으고 공개하기도 했고, 그 중엔 빅뱅의 탑 씨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오는 12월 그 여정의 기록이 영화화, 극장에서 공개가 돼요. 바로 일본 민간이 최초로 우주 비행에 도전한 마에자와 유우사쿠 씨의 다큐멘터리 '내가 우주에 갔던 이유(僕が宇宙に行った理由」)'인데요. 아무리 다큐라 해도 제목 참 스트레이트하죠. 심지어 연출도 마에자와 씨와 그와 함께 우주 동행이었던 그의 매니져이자 동업자 히라노 유우조 씨가 함께했어요.

영화는 마에자와 씨가 우주 여행을 위한 러시아에서의 잔혹한 트레이닝과 검사를 하는 과정과 우주를 향하는 탐험을 시간 순으로 쫓아가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 체재하며 지구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밀착 기록인 셈인데요. 마에자와 씨는 일본 내 가장 돈이 많은 사람 랭킹 5안에 드는 인물이기도 하고, 참 돈이면 꿈도 우주도 손에 넣는구나 싶지만, 그를 실현하는 건 분명 그 뿐이 아니잖아요. 마에자와 씨는 어릴 때부터 핼리 혜성을 보고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어떻게든 우주에 가고싶다'는 꿈을 갖게됐다고 해요. 그리고 민간인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준비에 들어가며 우주 프로젝트를 가동한 게 2015년, 영화 역시 그 때부터 2021년 로켓이 발사되던 시점과 그 후까지 약 10년 넘는 세월이 담긴 기록 영화이기도 할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참, 정 안가는 인물이지만 그게 누구에게서이든 도전과 꿈이 보여주는 희망의 메시지라는 건, 분명 있어요.

🧗🏻‍♂️ 그리고 그런 희망이란, 일본 대중 문화의 하나의 장르...아니던가요. 이제는 추억의 이름이 되어버린 일본 국민 록밴드 X-JAPAN의 요시키 씨가 '어떤 곤란과 역격도 극복하고 새로 태어난다'는 메시지를 담아 좀 요상한 형태의 음악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 개봉했어요. X-JAPAN,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화려했던 전성기 시절의 흔적이 곳곳 남아있었지만, 최근엔 개인 사업, 활동 이어가는 요시키 시 정도가 종종 보일 뿐인데요. 얼마 전에는 보이 그룹 'XY'을 데뷔히키기도 했고,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며 사회적 메시지도 꾸준히 발신하고 관련한 채리티 활동에도 열심히인 게 보여요. 여지껏 화려한 메이크업과 노랑 머리 유지하는 것 보면, 역시나 록으로 살아온 인생, '뮤직 이즈 포에버'인가요. 아무튼 영화의 제목은 'YOSHIKI：UNDER THE SKY', 이 만으로도 어떤 느낌일지 충분히 알 것 같지 않나요. 타이틀에 본인 이름 넣는 사람의 기질, 별로 좋아하지만 때로 필요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영화 속에는 일본 내외를 넘나들며 다수의 뮤지션의 공연들이 담겼는데요. 일본에서는 한 시절을 살았던 '라르캉 시엘'의 HYDE와 '루나씨'의 기타를 쳤던 스기조, 그리고 요즘 말 많은 '쟈니즈' 그룹 'SixTONES, SUGIZO과 해외 뮤지션으로는 무려 사라 브라이트만과 스콜피온즈와 '더 체인 스모커즈'도 있어요. 이거 대체 무슨 조합일까요. 하이라이트는 X-JAPAN의 명곡 'ENDLESS RAIN'을 요시키 씨 피아노에 맞추어 전원이 합창을 한다는...이건 곧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는 걸까요. 아무튼 '제이록' 시절 스케일, 허풍 버금가는// 여전히 살아있나요.

 🥀 빼앗긴 청춘의 아이러니 '1+1은 별로, 2가 아니에요' 

의외로 별 거 아닌 게 아니었을까요. 사실 알고보면 생각과 달리 해결할 수 있고 파장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었을까요. 얼마 전 국내에서도 보도가 되었는데요, 지난 9월 7일 일본의 영향력이나 규모 면에서 최대의 연예인 소속사 '쟈니즈'가 지난 20년간 창업자이자 대표였던 키타카와 쟈니 씨의 성적 가해에 대해 사실을 인정, 공식적으로 사과했어요.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저희 레터에서도 소개했었고, 사실 쟈니즈 아이돌들의 성적 피해와 관해서는 아는 사람 아는 소문으로 한참 오래전부터 존재했거든요. 다만, 일본 엔터테인먼트 내 쟈니즈의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미디어도, 언론도 모두 침묵을 했던 건데요. 그러는 사이, 수많은 스타가 되겠다는 꿈만 갖고 상경한 어린 소년들의 아무런 이유없는 피해는 늘어만 갔겠죠. 그게 어느덧 30년 세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이번 사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지난 해 3월 영국의 국영방송 BBC가 이전 쟈니즈로 활동했던 연습생이나 탈렌트 등을 대상으로 취재, 제작한 방송 'Predator: The Secret Scandal of J-Pop'과

그에 참여했던 쟈니즈Jr. 출신 아우안 오카모토 씨의 기자 회견이었는데요.  BBC의 방송은 타이틀에서 보이듯 쟈니즈 내 명백히 존재했던 폭력의 양상을 정면에서 주목했고, 카우안 씨의 내뱉기 힘들었던 고백은 당시 기록으로 남은 사진들로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어요. 그러니까 그동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어둠의 비밀이 수면 밖으로 표출된 셈인데요.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인 카우안 씨의 말은 이후 다른 피해자들의 발언으로 이어져, 아마도 그래서 미디어도, '쟈니즈 사무소'도 더이상 어찌할 수 없을 상황까지 와버렸다 생각해요. 이미 주간지 '주간문춘(週刊文春)'이 오래 전 관련 내용을 독접 폭로했지만 다른 언론들은 모른 척 했고, '쟈니즈'는 부인을 하다못해 허위 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요즘 자주 언급되는 쟈니즈와 일본 대중 문화 산업 내의 카르텔, 어디까지 뿌리가 깊었던 걸까요.

아무튼, 결국 진실이 승리한다고 현재 사장으로 있는 후지시마 쥬리 케이코 씨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고, 후임으로는 쟈니즈의 1세대 보이 그룹 '소년단' 출신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씨가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했어요. 더불어 재발 방지 팀을 꾸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심리 케어, 그리고 상당 창구의 설지와 운영 등을 약속했는데요. 사과를 받는다고 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고, 상처는 치료를 해도 반드시 무언가의 흔적으로 남잖아요. 즉, 이미 벌어진 일을 감당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 느끼는데요. 그래서 더욱 중요한 건 앞으로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재발 방지에 대해 언급했지만, 히가시야마 새로운 사장은 '쟈니즈'란 이름은 계속 유지할 거라 이야기했어요.

다분히 관점의 차이, 실보다 과를 우선하는 자기 편향적, 나아가 소극적 해석이라 느끼지만, 그가 본래 쟈니즈 연습생 시절을 거쳐 소속 탈렌트로 활동했던 사람이라는 걸, 믿어봐야 할까요. 아무튼, 그래서 요즘 일본 엔터테인먼트 계에는 조금씩 탈 쟈니즈 바람이 부는 것도 같아요. 대부분의 광고들에서 쟈니즈 소속 연예인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가을 맞이 신상품 '달구경 포카챠'를 출시한 '모스 버거'는 Snow Man의 라우르와 와타나베 쇼타를 기용한 CM에 관해 '모스 인권 지침'에 따라 가능한 신속하게 변경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과자 브랜드 '후지야(不二家)'도 12일 시작한 편의점 패밀리마트, 세븐 일레븐에서의 쵸코 과자 'LOOL' 구입에 클리어 파일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중지했어요. 이 역시 'Snow Man'과의 콜라보였거든요. 하지만 사실 이렇게 되버리면 괜한 쟈니즈 후배, 그리고 팬들만 또 한 번의 상처를 입는 것도 같은데, 애초 잘못된 일을 수정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까요. 무엇보다 쟈니즈 씨의 성가해는 무려 1950년대부터 있엇고, 그를 회사 내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자꾸만 눈에 밟혀요.

☕️ 코로나 이후 많은 것들이 집으로 돌아오며 전에 없는 '집안 경제'를 일으켰다면, 이제는 다시금 보다 본격적인 외출을 시작해볼 때일까요. 지난 9월 8일 칸사이 내 최대 규모의 점포를 오픈한 '무인양품'이 그 안에 숍 인 숍 형식으로 커피 스탠드 'Muji Coffee'를 함께 선보였어요. 사실 '무인양품'은 몇몇 점포에서 100엔 커피를 제공했던 게 새로운 이야기도 아닌데요. 다만, 이번에 문을 연 커피 스폿은 먼저 가격이 그에 3배 300엔이고, 일부 메뉴엔 350엔 짜리도 있고 그만큼 모두 11종의 향도 로스팅도 다양한 버라이어티의 커피를 제공해요. 더불어 곁에는 잠시 커피와 함께 쉬었다 갈 수 있는 소파석도 설치가 되어있다고 하는데, 이거 본격적 '카페 무지'의 시작인가요. 하지만 그보다 기존 점포의 2배가 넘게 리뉴얼 오픈하는 이 점포는 '무지'가 관서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무지스러움'을 실천하는, 가구 브랜드 IDEEの와 주택 개발 업체 UR까지 참여한 종합형 '무인양품'의 체험형 점포이고,

커피 스탠드 옆에는 도쿄에는 많이 있는 '무지 레스토랑', 'Cafe & Meal MUJI'가 문을 열고 오사카와 교토, 효고 등 킨키(近畿) 지역에서 재배된 야채를 비롯 재료를 중심으로 이용해 한 끼를 제공하는 '지산지소'를 실천해갈 예정이에요. 말하자면, 새로 시작하는 '무지 라이프'에 커피가 빠질 수 없었던 걸까요.

 🍚 無인양품이 채우기 시잘할 때, 그리고 '도시의 미디어가 되다' 

그래서 커피 스탠드도 있고, 기존 매장의 배가 넓은 오사카의 새로운 '무인양품'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아마도 가장 가까운 예가 2021년 당시 관동에서 가장 큰 '무지'를 표방하며 도쿄 아리아케(有明)에 오픈했던 지점일 것 같은데요. 기존 4층 단 1플로어만 쓰다 2, 3층까지 확장 리뉴얼된 오사카 키타쿠(北区)의 '그란 프론트 오사카' '무인양품'은 먼저 콘셉트를 '모두의 라이프 파크'라고 지었어요. '무지'하면 바로 떠오르는 일상의 요소요소 일용품부터 주방, 아웃도어 나아가 주택까지 아우른다는 그야말로 대대적인 그림인데요. 즉, 어깨에 무담을 줄여주는 백팩을 살 수 있는 한편, 그 가방 걸어 놓을 수 있는 행거와 그 행거 설치한 방, 그리고 주택까지 모두 구경하고 마련할 수 있는 점포의 탄생이에요. 그리고 '무인양품'은 이 올-라운드 일상 점포에 대해 총 3가지 부분에서 강조를 해요. 먼저, 연필부터 집까지 현재 '무인양품' 모회사 '양품 계획'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아이템 등)을 실제 '보이는 형태'로 제공한다는 것. 곧, 의식주 통합형의 점포를 말하겠죠. 그리고 두 번째는 주택 관련인데요. 주거 공간과 그를 채울 가구 판매에 더해 오래된 것을 재이용한 형태의 주거 공간, 공간 설계 사업을 본 점포를 기점으로 강화한다.

확실히 코로나 이후 '무인양품'의 부동산 사업은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느껴요. 그에 더해 마지막 세 번째가 바로 의식주의 '식', '카페 & 밀 MUJI'의 리뉴얼이에요. 무엇보다 오사카의 이 지점에선 거의 모든 재료들을 '지산지소'로 전환해 요리하고, 제공함을 목표로 하는데요  기존의 '카페 & 밀 MUJI'가 캐쥬얼한 식품 매장 델리카트슨 형태였다면 이곳에선 고객과 생산자를 직접 연결하는 매개의 장소로써 풀 서비스가 제공되는 레스토랑 업태로 전환해요. 지역의 것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지역 활성화를 가장 궁리한 부분이에요. 흔히 지금까지 '무지'에 대해 말하며 거의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춘 곳이라 이야기하곤 했는데, 점점 더 그를 실현내가는 그림이죠. 3년 전 새로 취임한 도우마에 노부오 사장은 이번 리뉴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도가 있다고 설명해요.

하지만 일상이라는 게, 간단히 의.식.주.라고 쓰지만, 이를 모두 포괄한다는 게 몇 번의 리뉴얼로 해결 가능한 일일까요. 아마도 600평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앞으로의 의식주 생활은 보다 다변화 가속화할 거라 느끼기도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오사카 지점은 주로 의식주의 '주', 주거 공간에 주목하는 느낌을 줘요. 지역의 활성화와 생활의 근간을 지원하는 매장 제작을 모토로 주거 공간과 공간 설계 역할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먼저, 모두 10개의 모델 룸을 통해 보다 연상하기 쉬운 일상의 공간에 대한 그림을 제시하는데요. 4층 '가구 리폼' 코너에 거주 스타일에 맞춰 4개의 테마, 8개의 모델 룸을 설계해 전시해 놓았어요. 마치 아파트의 모델 하우스를 방만 따로 떼어 이곳에 가져다 놓은 것과 같은 모양이죠. 하지만 실은 이 모델 룸이 그렇게 간단한 설계는 아닌지라, 사카모토 카츠야 점장은 '생활 안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다'를 실천한 것이라 말해요.

말하자면, '판매 가구들의 모델 하우스'인 걸까요. 사실 맘에 들어도 막상 내 방에, 우리 집에 가져다 놓았을 때 종종 '아뿔싸'하는 순간들이 없지 않잖아요. '늘 기분 좋은 일상'을 수십 년 째 말하고 있는 무인양품 다운 점포인데요. 그리고 여기서 '무지'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사의 맨션의 성능 향상 리노베이션을 추구하는 'MUJI INFILL0', 그리고 오랜 기간 '도시재생기구'와 함께 단지 재생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MUJI×UR 단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모델 룸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요. 사실 이러한 실 입주 가능한 서비스로서의 포맷은 도쿄 아리아케(有明) 지점에서가 유일했지만, 이번 '그란 프론트 오사카'의 리뉴얼 개점으로 칸사이 지역에서도 가능해진 이야기에요. 더불어 단지 재생의 경우 실제 이전 집의 붙박이 구조와 틀, 기둥과 현관 문 등을 리메이트 이설(移設)함으로써 재생 에너지의 구현, 탄소 절감 등의 효과도 빠뜨리지 않은 센스. 오랜 단지의 부자재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러움을 연출하고, 무인양품의 심플하고 간촐한 인테리어로 새로움을 더하는 방식인데요,

둘의 궁합을 이 점포에서는 실제 체험할 수 있어요. 주거를 시작하며 필요한 것들.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나 건축사, 주택 관리 거라새와 맨션 관리사 등 다양한 분야의 주택 전문가들이 상주 근무할 예정이거든요. 이제는 침대 사러 갔다 이삿집 마련하고 오는 시절 찾아온 걸까요. 사카모토 점장은 '앞으로 점포의 주역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는 전문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15명 정도 상주하기 때문에 가볍게 누구든 상담을 할 수 있고, 그에 확실히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갑니다'라고 말해요. 이거 얼핏, 기존 부동산 업계에 새로운 바람처럼도 느껴지는 이야기같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집을 구한다는 건 삶의 가장 시작하는 지점인지라, 그 무엇보다 우리 일상의 다양한 부분들과 자연스레 연결되어 있는, 함께인 게 당연스럽다 느껴요. 가구와 방, 그리고 집. 일과 일상, 그리고 사람의 자리를 한 공간에서 그려보는 그런 새로운 시도가 아마도 이번 '그란 프론트 오사카'일 거에요. 

더불어 또 한 층을 올라가면 아이들의 공간과 일의 공간 '코워킹 스페이스'가 '무인 양품 '설계와 디자인으로 꾸며져있어요. 이곳에서는 실제 노트북을 가지고 와 근무를 해보는, 실체험도 가능한데요. 뿐만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커피 스탠드'에서는 집에서 로스팅한 커피를 우려서 마실 수도 있고, 구입할 수도 있고, 어느새 우리 집과 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무인양품'은 이에 더해 흡사 라디오 스튜디오처럼 생긴 '발신 스튜디오'를 만들어 커뮤니케이션의 일을 서포트하고, 'Open Muji'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이에요.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코워크의 연장이겠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먹고 자고 살고 다 이야기했지만, 본 점포의 가장 큰 특징은 '미디어로서의 기간점'이라는 점. 사카모토 씨는 이번 리뉴얼에 대해 '사람을 모이게 하는 장소'라고 정리해, 설명했어요.

 🍂 가을이 뭐 별 건가요? 내일이 벌써 코앞이거든요 

그렇게 올듯 말듯 타이밍 재던 가을...이제는 시작인가요. 어느덧 아침 저녁 바람이 사뭇 서늘한데요. 전 어제 무려 (양 팔에 제한되기는 했지만) 코듀로이 셔츠를 입고 늦은 저녁 외출을 하고 돌아왔어요. 그래도 바람이 불면 으스스한 게 어깨를 움츠리게 하던데요. 새삼 계절을 산다는 건, 곧 그에 적응해가는 일이었을까요. 오늘은 아마도 3주 만에 조금 길게 이야기하는 뉴스 10'+로 해보았는데요. 요즘 이상하게 웬만해선 대부분의 뉴스들이 좀 식상하게 느껴져요. 또 콜라보? 또 재개발? 또 신상품? 분명 새롭기는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이미 언젠가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 51% 쯤의 카피&페이스트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물론, 늘 새롭다는 건 요즘 현실 세계를 살며 분명 힘든 일이란 걸 알면서도, 이런 마음 아마도 진짜,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갈증 때문이 아닐까요.

언제나 함께이고 싶어도 늘 혼자이고 싶고, 같이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나일 수밖에 없는 것들을, 점점 더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 소중히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히나 가을이란, 1년 4개절 중 유일하게 모두가 혼자임을 생각하는, 더러는 환영받는 계절이 아니었던가요. 이제 곧 추석도 코앞이라 집안이 벌써부터 북적북적 예감하는 지금, 어서 우리 얼마 남지 않은 혼자를 즐겨 보아요.

📫 오는 화요일, 9월 19일의 '화요 레터'는 쉬어가는 주입니다. 같은 주 22일에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13호 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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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에서의 작업들 

'폴인'에 기록한 '도쿄를 바꾸는 공간들, 2021' 

22년의 07월, 책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 자기출판, 13월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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