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아웃이 심한 것 같아요"라는 말이 나올 때, 조직은 대개 웰니스 혜택을 늘리거나 휴가를 권합니다. 그런데 그게 왜 잘 통하지 않을까요?
HBR 2026년 4월호는 20년간 최고인사책임자(CPO)로 기업과 비영리 조직을 자문해 온 Daisy Auger-Domínguez의 글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합니다. 번아웃을 단일한 증상·단일한 해법으로 다루는 접근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프레임은 명확합니다. 번아웃의 형태는 조직도 어디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연차 직원의 번아웃은 '보이지 않는 과부하'입니다. 업무량 문제가 아니라 명확성 부재와 낮은 통제감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하이브리드·원격 환경에서 신입 직원은 '어느 정도면 충분한가', '실제로 누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가'를 해독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를 씁니다. 연구는 일관되게, 통제력 부재와 불명확한 기대가 근무 시간 자체보다 번아웃을 더 강하게 예측한다고 말합니다.
중간 관리자의 번아웃은 '압축'입니다. 책임은 급격히 늘어나는데 권한과 지원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위에서는 성과를 요구하고 아래에서는 명확성과 보호를 기대받는 구조 속에서, 이해하지 못한 전략을 팀에 전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방어해야 합니다. 유연성을 내세우는 조직에서 업무는 사라지지 않고 새어 나옵니다. 유연성이 상시 접속으로 변하고, 개인 시간이 초과 용량으로 전락합니다. 성실한 중간 관리자들이 가장 먼저 소진되는 이유입니다.
저자의 핵심 명제는 이것입니다. "번아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설계의 실패다." 유능하고 헌신적인 사람이 소진되었다면, 문제는 그 사람의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인간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업무 구조, 과잉 헌신을 조용히 보상하는 시스템이 원인입니다.
번아웃을 예방하려는 HR담당자라면, 먼저 지금의 진단 도구가 직급과 역할을 구분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신입직원의 방향 상실은 '업무 미숙'으로, 중간 관리자의 일요일 불안은 '책임감'으로 오독되기 쉽습니다. 개인이 더 강해지길 기대하기 전에, 조직이 무엇을 잘못 설계했는지를 먼저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질문: 지금 우리 조직에서 '성실함'으로 보이는 행동 중, 실제로는 번아웃의 초기 신호인 것은 없을까요?
📎 원문: Harvard Business Review — Burnout Looks Different Across the Org Chart (2026-04)
https://hbr.org/2026/04/burnout-looks-different-across-the-org-chart-watch-for-these-sig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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