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산 트렌드 vol. 10] 공감의 민족

햇살이 점점 따가워지고 있는 요즘, 잠시 더위를 피해 차가운 음료와 함께 마킥 뉴스레터를 읽는 여유를 즐겨보세요! 6월 첫째주 국내산 뉴스레터,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공감의 민족

요즘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을 꼽자면, 단연 넷플릭스 <데블스플랜2>예요. <더 지니어스>, <대탈출> 등 서바이벌 장르의 레전드를 써온 정종연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죠.

그런데 이번 <데블스플랜2>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콘텐츠 자체보다 사람들의 반응에 있는데요. 방송 직후 수많은 리액션 영상과 리뷰 콘텐츠가 빠르게 올라왔고, 사람들은 그 영상에 몰려들어 자신이 느낀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고 있어요.

출처: 유튜브 (소희행님/응져니)

콘텐츠를 보고 “나만 이렇게 느꼈나?”, “다른 사람도 이 장면에서 소름 돋았나?” 궁금했던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예전엔 그걸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정도에 그쳤다면, 지금은 댓글, 리액션 영상, 커뮤니티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감정을 나누고 있어요.

이처럼 공감받고 싶은 마음은 이제 콘텐츠 소비 방식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데블스플랜2>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원작 콘텐츠 감상 이후, 리액션과 리뷰 영상을 소비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죠.

지금의 콘텐츠는 혼자 보는 게 아니라, 함께 공감하면서 즐기는 시대예요.

찰스엔터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처: 유튜브 (찰스엔터)

이런 리액션 콘텐츠 열풍에는 ‘찰스엔터’의 <환승연애2> 리액션 영상이 큰 역할을 했어요.

찰스엔터가 밝히길, 처음에는 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촬영한 영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친구가 너무 재미있다며 올려보라고 권했고, 실제로 영상을 올린 결과 큰 반응을 얻으며 대성공을 거두게 됐다고 해요.

이후 <환승연애3>이 방영되자, 사람들 사이에선 본편을 보고 찰스엔터 리액션 영상까지 보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어요. 어떤 댓글은 “찰스엔터 리액션 보려고 <환승연애3> 본다”는 말까지 남기며, 주객전도의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이렇게 단 하나의 리액션 영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찰스엔터는 점점 성장해 이제는 모두가 아는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었어요. 최근에는 다양한 연예인들과 콘텐츠를 찍으며, “엄마, 내 꿈은 찰스예요” 같은 댓글이 달릴 정도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죠.

찰스엔터의 성공은 다른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자극이 되었고, 이후 다양한 채널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리액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점점 확산되고 있어요.

공감 니즈를 채워주는 콘텐츠 마케팅 방법

콘텐츠를 소비하고 난 후, 느낀 감상과 여운을 사람들과 나누면서 오래 이어가고 싶은 현대 사람들의 심리는, 이제 공식 채널에서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넷플릭스, 하트시그널 등 다양한 공식 채널에서 이러한 공감 심리를 활용한 자체적인 리뷰 영상도 올라오고 있어요.

출처: 유튜브 (넷플릭스 코리아)

2025년 상반기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홍보할 때에도, 매주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배우들이 직접 출연해 해당 회차를 함께 시청하고 리액션하는 콘텐츠가 활용되었습니다.

출처: 유튜브 (하트시그널 라비티비)

하트시그널 후속작 하트페어링 역시 본방송 직후 자체 유튜브 “라비티비”에 리뷰 영상을 바로 올리면서, 본방송 이후 시청자들이 바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어요.

이렇듯, 내가 느낀 이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 콘텐츠를 배로 즐기는 방법이 되어가고 있고, 또 이러한 사람들의 “공감 니즈”를 잘 반영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사람들 사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공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KICK 코멘트

마킥 구독자분들도 재미있게 본 콘텐츠가 끝나자마자 유튜브를 켜서 관련 리액션 영상을 찾아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나요? 실제로 마킥 에디터들도 각자 관심 있는 콘텐츠는 다르지만, 본편을 보고 나서 리액션 영상까지 챙겨보는 습관은 하나같이 공감했답니다.

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콘텐츠 그 자체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연결의 순간을 즐기고 있어요.

얼마나 많은 리액션 영상이 올라왔는지가 그 콘텐츠의 화제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기도 하고, 영상 속 사람들의 반응이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장이 되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콘텐츠 업계 마케터라면 이제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리액션, 리뷰 등 2차 창작물까지 고려한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어요.

리액션 콘텐츠는 ‘공감하고 싶다’는 인간 본능에서 출발한 콘텐츠라는 점을 염두하면서, 기존 형식에만 얽매이기보다는, 사람들이 감상을 더 쉽고 즐겁게 나눌 수 있도록 감정 공유의 접점을 넓히는 콘텐츠와 마케팅 방식을 고민해보시길 추천드려요.

2️⃣ MZ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지침서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확보해야 하는 MZ 세대. 지금 브랜드들은 어떤 방식으로 MZ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요?

지침 1: 즐거운 당혹감 - 밈 적극 활용하기

MZ세대는 더 이상 브랜드를 ‘멀리 있는 존재’로 보지 않아요. 브랜드와 친구처럼 소통하고 싶어하는 세대, 그리고 그 소통의 언어 중 하나가 바로 밈(Meme)입니다.

더 나아가 이제 MZ 세대는 특정 밈이 유행하면, 이게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될 것을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유행하는 밈이 어떻게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될 지 기대하는데요. 그 중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브랜드와 밈이 합쳐진 것을 보았을 때, “이걸 이렇게…?” 또는 “이게 여기서…?” 라며 즐거운 당혹감을 느끼며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느끼고 있어요.

유행한 밈을 잘 활용한 최근 사례 두 가지를 가져와봤어요.

출처: 유튜브 (문명특급)

최근 인상적이었던 사례로는 문명특급과 STFU 밈의 콜라보를 들 수 있는데요. 아메리카 아이돌에 출연하여 전 세계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한 소피 파워스의 노래 STFU를 문명특급이 승헌쓰, 가비, 재재와 함께 ‘여무세요’라는 한국 버전으로 재치 있게 바꾸며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죠.

그 자체로도 강렬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섭외력 미쳤다”, “도대체 어떻게 만난 거지?”라고 반응하면서 문명특급이 얼마나 트렌드를 잘 읽고 활용하는 콘텐츠 브랜드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장면이기도 했어요.

출처: 인스타그램 (@imbeam_kr)

또 다른 예로는 “나니가스키~”밈을 활용한 짐빔 콘텐츠가 있어요. 이 밈을 위스키 브랜드 짐빔이 공식 부계정을 통해 콘텐츠로 제작해 선보였는데요, 다소 B급 감성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브랜드에 대한 거리감을 확 줄여버렸습니다. 유쾌하면서도 눈에 띄는 이 시도는, 짐빔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죠.

이처럼, 유행하는 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콘텐츠는 MZ에게 트렌디하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밈은 정말 빠르게 뜨고 지기 때문에, 정말 빠른 트렌드 센싱 능력이 필요하죠. 그 때문에, 이러한 밈을 활용한 콘텐츠는 영상의 퀄리티보다는 다소 B급 감성이더라도, 유행하는 밈을 빠르게 적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MZ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지침 2: 부계정 적극 활용하기

밈을 활용한 콘텐츠는 확실히 MZ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어요.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쉽게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유행하는 밈은 종종 B급 감성이나 장난스러운 톤을 담고 있어, 브랜드의 고유한 이미지나 스타일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공식 계정에 올려버리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죠.

그래서 등장한 해결책이 바로 ‘부계정’이에요.

부계정은 브랜드가 조금 더 자유롭게 실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마치 브랜드의 또 다른 얼굴처럼요. 공식 계정에서는 여전히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메시지를 담은 멋진 콘텐츠를 올리고, 부계정에서는 유행하는 밈이나 웃긴 콘텐츠, 가벼운 이야기들을 올려서 MZ세대와 더 가까워지려고 해요.

출처: 인스타그램 (@hyundai_lerere/@imbeam_kr)

대표적인 사례로는 현대자동차의 ‘르르르(@hyundai_lerere)’ 계정을 들 수 있어요. 이 계정은 현대차라는 브랜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밈, 패러디, 피드놀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현대차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라는 놀라움을 줍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의외성이, 브랜드에 대한 새롭고 긍정적인 시선을 이끌어내죠.

또 다른 예는 위스키 브랜드 짐빔의 부계정(@imbeam_kr)입니다. 이 계정은 ‘직원들이 퇴근 후 술 한잔하면서 올리는 콘텐츠’ 같은 느낌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며, 트렌디한 밈과 유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요. 브랜드의 공식 계정에서는 절대 보여줄 수 없는 자유로움과 가벼움을 통해, MZ세대에게 ‘이 브랜드, 우리랑 코드가 잘 맞네’라는 인상을 남기죠.

이처럼 부계정의 공통점은 MZ의 관심과 취향을 우선한다는 점인데요. 그들은 '우리 브랜드는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라는 유연한 태도로 다가가며, 자신들의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밈 실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침 3: 캐릭터 적극 활용하기

MZ세대와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데 있어,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여전히 강력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특히 화장품처럼 감성적 소비가 중요한 카테고리에서는, 귀여움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캐릭터가 구매 욕구를 자극하죠.

요즘 MZ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 캐릭터는 바로 쿠로미, 헬로키티가 있는 산리오 시리즈입니다. 이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딩과 바이럴 효과를 모두 잡은 사례로는 메디큐브와 어뮤즈가 있어요.

출처: 메디큐브 공홈

메디큐브는 자사의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에 산리오의 쿠로미 캐릭터 디자인을 입혀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어요. 전문성과 귀여움을 동시에 잡은 이 제품은 특히 Z세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이미지에 활기를 더했죠.

출처: 어뮤즈 공홈

또 다른 사례는 어뮤즈의 태닝키티 콜라보입니다.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 중에서도 ‘하와이 한정’이라는 콘셉트로 등장한 태닝키티는 희소성과 귀여움을 모두 갖춘 존재예요. 어뮤즈는 이 캐릭터를 대표 제품인 큐션에 적용해 국내외 소비자들의 큰 반응을 얻었고, 단기간에 제품 바이럴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어요.

🍌 KICK 코멘트

이처럼 요즘 브랜드들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펼치고 있는 전략은 점점 더 유연하고 실험적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콘텐츠를 통해 웃음을 주고, 부계정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며, 캐릭터 콜라보를 통해 감정적 연결을 만드는 이 모든 시도는, 결국 MZ세대가 일상에서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을 즐기며, 어디서 공감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건, 지금 이 순간, MZ들이 열광하는 문화에 얼마나 빠르게 합류할 수 있는가입니다. 브랜드가 ‘함께 놀 수 있는 존재’가 될 때, 진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죠. 결국 앞으로 중요한 건 트렌드를 좇는 속도보다,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속도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