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산 트렌드 vol. 8] 작은 거 온다

5월 셋째주, 여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간단한 산책을 추천하면서 오늘의 마케팅 트렌드 두 가지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1️⃣ 작은 거 온다

롯데리아가 최근 자사 사이드 메뉴를 모티브로 한 21종의 캐릭터 ‘떼리앙’을 공개했습니다.

치즈스틱에서 치떼링, 지파이에서 지떼링, 감자튀김에서 포떼링을 따오는 등 이름도 각 캐릭터마다 이름도 개성 넘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선과 크기가 다른 눈, 비율이 맞지 않는 몸으로 캐릭터의 하찮은 매력을 강조했어요. 이 허술한 매력 덕분에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롯데리아가 떼리앙의 매력을 어떤 방법으로 홍보하였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출처: 롯데리아 잇츠

하찮은 디자인 + 숏폼 콘텐츠

롯데리아는 하찮은 매력을 홍보하기 위해 숏폼 콘텐츠를 선택하였는데요, 떼리앙이 나오는 숏폼 시리즈인 숏떼리앙을 꾸준히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롯데리아는 진해 중앙시장과 협업하여 쥐포튀김을 한정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이야기를 숏츠에 담아 쥐포튀김 떼리앙이 진해에서 서울까지 297km를 달려오는 스토리텔링 숏츠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영상은 단순히 웃기고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297km나 떨어진 진해에서 귀하게 올라온 쥐포라는 메뉴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흥미를 유도했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가 200만회가 나오기도 하며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었어요. 부담없이 시청할 수 있는 스낵형 콘텐츠와 어우러져 떼리앙의 귀여운 매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했어요!

출처:유튜브 채널 ‘리아버거가게’

“다 모으고 싶어!”

떼리앙은 21가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메뉴 주문 시 랜덤 띠부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어린 시절의 감성을 건드리며, ‘소유’ 욕구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사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챈이의 하루('▽')’

자연스럽게 번개장터에서 떼리앙 띠부씰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프라인 마케팅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사 캐릭터 선배, 벨리곰은 이미 성공 중

한편,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은 자사 캐릭터 마케팅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자리잡고 있어요. 귀엽고 거대한 곰 캐릭터로 등장한 벨리곰은 브랜드보다 ‘콘텐츠 중심 전략’을 택하며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벨리곰의 시작은 유쾌한 세계관에서 출발합니다. 놀이동산 유령의 집에서 사람들을 놀래키는 걸 좋아하던 곰이라는 설정인데요, 이 설정은 자연스럽게 주 콘텐츠인 ‘사람 놀래키기 영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벨리곰의 유튜브 채널은 길거리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숏폼 콘텐츠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유튜브 '벨리곰'

이처럼 벨리곰은 홈쇼핑이라는 배경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캐릭터 자체의 매력과 행동으로 웃음을 주는 콘텐츠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연예인과의 콜라보 콘텐츠까지 진행하며 단순 캐릭터를 넘어서는 확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롯데홈쇼핑 벨리곰 기획자분들의 인터뷰에 의하면 롯데홈쇼핑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고객분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벨리곰을 접하고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구나 이렇게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브랜드보다 캐릭터를 전면에 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자사 캐릭터가 성공하려면

자사 캐릭터가 성공한 롯데의 벨리곰과 떼리앙을 살펴본 결과, 지금 시대에 캐릭터가 몇 가지 요인들을 만족시키면 성공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은데요.

첫번째로는 브랜드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는 점입니다. 브랜드를 홍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면 소비자들은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로는 적절한 콘텐츠의 활용입니다. 캐릭터를 열심히 기획하고 적절한 콘텐츠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sns 시대에 홍보는 어려울 것입니다. 콘텐츠를 활용할때도 캐릭터의 성격에 맞게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떼리앙의 하찮음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한 것처럼요.

세번째로는 캐릭터 특성의 개연성입니다. 떼리앙은 사이드 메뉴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벨리곰은 그만의 스토리텔링이 있어 놀이공원이라는 태생이 분명해요. 각 캐릭터들이 콘텐츠에서 하는 행동의 원인을 스토리텔링에서 찾을 수 있어서 개연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행동에 개연성이 있으려면 탄탄한 스토리텔링은 필수입니다.

🍌 KICK 코멘트

브랜드 캐릭터는 더 이상 제품을 설명하는 마스코트에 머물지 않아요. 콘텐츠로 소비자와 정서적으로 연결된다면 그 캐릭터는 소비자들의 마음에 남을 확률이 높을 것인데요, 떼리앙과 벨리곰은 이 점을 정확히 짚었습니다. 하찮아 보일 수 있지만,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전략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죠.

덧붙여, 마킥 에디터들은 떼리앙이 무려 ‘21종’의 캐릭터를 선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각 캐릭터에 깊은 서사를 부여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만큼 다채롭고 풍부한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전략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은 소비자의 수집욕과 호기심을 자극하며, 콘텐츠 확장성과 팬덤 형성에 유리한 기반이 되기도 하죠. 따라서 어느 정도의 스토리텔링 깊이와 세계관을 전달할 것인지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보 전략 또한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설계된다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구축할 수 있을 거예요.

2️⃣ 식품만은 프리미엄

초저가 소비+프리미엄 소비

불황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소비 습관도 달라졌습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바로 초저가 제품에 대한 선호인데요. 다이소, 노브랜드, 그리고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 생활 필수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2023년 기준 연매출 5조 원을 넘겼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리필 제품, 대용량 패키지, 묶음 할인 등 초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싼 게 최선”이 아니라 “쓸만하면 싸게”라는 실용적 태도가 하나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민감 소비가 모든 영역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식품만큼은 예외적인 흐름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제는 싸게 사더라도,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에는 쉽게 타협하지 않는 것인데요. “싸니까”가 아니라 “좋으니까” 고른다는 감정적 기준이 적용되는 곳이 바로 식품이에요. 몸에 직접 들어가는 만큼 품질에 민감해지고, 재료의 출처, 생산 방식, 그리고 브랜드의 신뢰도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졌어요. ‘나를 위한 소비’, ‘건강한 선택’이라는 개념이 식품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자리잡고 있고, 이러한 심리 변화가 식품 시장만큼은 프리미엄 소비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식품관 줄줄이 등장

이런 소비자 인식을 포착한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식품관을 열고 있습니다.

쿠팡은 ‘프리미엄 프레시’를 론칭하며 고급 식재료 전문 큐레이션에 나섰습니다. 단순히 비싼 제품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유기농 채소, 자유방목 달걀, 투쁠 한우 등 생산 이력과 품질 기준이 명확한 제품을 엄선해 보여주고 있어요.

출처: 쿠팡 뉴스룸

반면 마켓컬리는 ‘더퍼플셀렉션’을 통해 기존의 신뢰 기반을 바탕으로 한 선별력을 강조하고 있어요. 더퍼플셀렉션은 컬리가 신선함과 지속가능한 가치, 경험의 확장 등을 기준으로 한 번 더 선별한 상품을 모아둔 프리미엄관이에요. 정육,수산,과일,채소,쌀,건/견과 등 총 6개 카테고리의 300여개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처: 컬리

오프라인에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신세계마켓’으로 리뉴얼되며 프리미엄 식품들을 판매하기 시작였어요. ‘신세계 마켓’에 5일간 11만 명이 몰리며 프리미엄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신세계그룹 뉴스룸

소비는 둘로 나뉜 게 아니라, 구분되어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소비자의 구매 수준이 낮으면 초저가를, 구매할 여력이 충분하다면 프리미엄군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군에 따라 초저가와 프리미엄으로 구분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세제나 주방도구 등 기본 생필품은 가성비템을, 먹거리나 건강과 직결된 제품은 프리미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한 소비자가 제품군에 따라 소비 기준을 ‘구분’해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 KICK 코멘트

소비자들은 단일한 가격 논리가 아니라, 특정 물품은 최대한 저렴하게, 특정 물품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고 구매하며 자기 기준을 세우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이 이중적인 소비 니즈를 모두 포착할 수 있는 전략을 설계해야 해요. 차별점을 내기 어려운 유통업계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먼저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의 마킥: 국내산 트렌드는 어떠셨나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자사 캐릭터의 성공 전략과 식품 프리미엄관의 등장에 대해 소개하였는데요. 본 뉴스레터가 구독자 여러분께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시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귀한 시간 내어 이번 뉴스레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유익한 국내산 마케팅 트렌드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킥 카고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