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산 트렌드 vol. 5] 캐릭터의 나라 일본의 마스코트 마케팅?

한 주를 쉬어가고 벌써 4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네요. 그동안 마케팅의 세계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지 정말 기대됩니다. 🤗 4월 마지막 주의 가장 따끈한 두 가지 국내산 마케팅 트렌드 소식을 가지고 왔으니, 이번 주에도 다양한 마케팅의 킥,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1️⃣ 지자체 캐릭터도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 🧸

지난 주, 잠시 X를 달구었던 포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부산의 지역 마스코트이자, 2025년 10월에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전국제육대회의 마스코트가 된 ‘부기’의 하찮은 귀여움에 대한 리액션이었는데요. 해당 게시글은 7,700 RT를 달성하기도 하고, 이 틈을 타 부산 주민 유저들의 자랑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부기는 부산광역시의 소통 캐릭터로서, 1.3만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해요. 최신 유행과 밈에 빠르게 올라타며 1020세대를 타겟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용인시청의 공식 캐릭터, ‘조아용’도 용인시의 인스타그램 채널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데요. 조아용의 인기로 인해 용인시청은 이마트와 협약을 맺어, 용인 7개 이마트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조아용 캐릭터의 팝업스토어를 함께 오픈할 예정이에요.

부기와 조아용은 여러 지자체 마스코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들로 손꼽히고 있고, 아쉽게도 다른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그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도, 제천시, 충주시 등 지자체들이 지역 홍보 등을 위해 앞다퉈 캐릭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지역을 널리 알리고 농특산물 판매 증대 등 추가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잘 만든 마스코트로, 지역은 어디까지 혜택을 볼 수 있고 성공 사례들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캐릭터 강국인 옆나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며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유루캬라의 나라, 일본

구독자님은 일본의 “유루캬라”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유루캬라는 주로 일본의 지자체에서 만드는 마스코트 캐릭터로,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나 유명한 동물의 모습을 띠고 있어요. 느슨하다는 뜻인 ‘유루이’ 그리고 캐릭터의 일본식 표현 '캬라쿠타'를 합친 단어로, 느슨하고 나사가 빠진 듯하지만 그만큼 매력 있는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일본에서의 유루캬라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TV 광고에 등장하거나 굿즈, 지역 상품 개발에 활용되며 지역에 큰 부수입에 지역 홍보 효과까지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세 유루캬라와 마케팅 전략을 함께 살펴볼까요?

나는 캐릭터가 아니야, 나는 쿠마몬이야

쿠마몬은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만든 마스코트로, 곰을 뜻하는 ‘구마’와 사람을 뜻하는 ‘몬’을 합친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벌어들이는 수익이 매년 1조원을 넘는 등, 헬로키티 이후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쿠마몬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의인화 컨셉에 기반한 스토리 마케팅이에요. 위 사진은 쿠마몬랜드에 나와 있는 쿠마몬의 프로필인데요, 생일과 성별, 나이 뿐만 아니라 구마모토현의 영업부장 겸 행복부장이라는 설정까지 엄청 세세하죠.

쿠마몬이 단지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라, 쿠마몬 그 자체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입니다. 또한, 인형 탈을 벗은 모습은 외부에 절대 노출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 중복돼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스케줄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해요.

사무실도 있고, 명함까지 보유한 공식 공무원 쿠마몬이 여러 지역에 가서 뿌린 수만 장의 명함에는 블로그 키워드와 QR코드를 담아 각종 SNS의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사소한 부분까지도 의미를 부여하며 쿠마몬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전략이죠.

‘쿠마몬의 홍조 찾기’처럼 신선한 이벤트로 지역 홍보에 한몫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 쿠마몬의 홍조가 사라졌다는 영상이 바이럴되었고, 전국에서 쿠마몬의 뺨과 관련된 제보 수천 건이 쏟아졌는데요. 사흘 뒤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의 두 뺨을 찾았다는 영상을 다시 배포하게 되는데, 현의 밭과 농장에서 찾은 붉은 채소와 과일이 바로 그 잃어버린 홍조였습니다. 구마모토현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영상이었던 것이죠.

광기의 마스코트, 후낫시

극한 인형탈 알바 짤로 유명한 이 사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인형탈의 주인공은 바로 후나바시현의 마스코트 후낫시입니다.

후낫시는 후나바시의 특산물인 ‘나시’(배), 그 중에서도 2000년에 한번 열린다는 전설의 ‘배의 요정’을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예요. 후나바시시의 시민이 동일본 대지진 때 침체된 분위기를 북돋기 위해 만든 캐릭터로, 공식 마스코트로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의 지원 없이 행사를 발로 뛰며 직접 인지도를 넓혀나갔다고 합니다.

후낫시는 오랜 기간 무명 생활 끝에, 2013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요. 지역 행사에 모인 유루캬라들 사이, 인형탈을 쓴 채 1m를 점프하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우스꽝스러운 움직임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그뿐만 아니라 기존 유루캬라와 달리 직접 말을 하는 최초의 마스코트로, 끝마다 ‘~낫시’를 붙이는 독특한 말투와 직설적인 화법이 특색이었죠.

엄청난 스토리와 역사 없이도 돋보이는 컨셉, 일명 “순수 체급”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에야스군, 만져 봐도 되나요?

시즈오카현의 마스코트 ‘이에야스군’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귀여운 외양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지만, 역사적인 히스토리를 갖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일본 역사에서 과거 일본의 전란의 시대를 끝내고 260년의 평화기인 에도 막부 시대를 연, 매우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인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환생이라는 설정을 통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출세’와 ‘성공’을 상징하고 있는 마스코트입니다. 실제로 이에야스군이 지나가는 길에, 출세운과 성공운을 얻기 위해 마스코트를 만지려고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또한 캐릭터의 외형에 시즈오카현의 특산물인 하마나코 장어를 상투에 얹고, 앞치마같은 옷 하단에는 피아노 장식으로 꾸며 야마하 등 악기 산업의 도시임을 상징하는 등, 지역의 특성을 귀여운 요소들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출처: 페이스북,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 / 이에야스군의 지역 상징 요소들

🍌KICK 코멘트

“귀여움”에 약한 국가인 일본인 만큼, 유루캬라도 귀여움이 전부지 않나,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루캬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첫 번째, 지역성과 역사, 스토리를 담을 것. 두 번째, 너무 완벽하지 말고 불완전한 요소가 있을 것. 마지막으로 사랑스러운 느긋함을 가질 것입니다.

조건이 있다는 것도, 캐릭터에 불완전함이 필요한 것도 조금은 놀라운데요.

일본에서는 “불완전함”, 완벽하지 않다는 것 그 자체에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특한 움직임, 짧은 팔다리 등의 특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음 그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사랑스러움이 되는 것이죠.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하찮은” 귀여움이 사람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죠. 예를 들어, 똑부러진 수달과 어딘가 느슨한 해달을 비교하는 짤이 돌고, 삐뚤빼뚤 하찮은 그림체의 일러스트와 굿즈가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요. 마킥 에디터는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캐릭터를 구상하는 전략이 추가된다면 한국의 지자체 마스코트도 훨씬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구체적인 캐릭터의 스토리와 설정, 한정된 시즌에만 나타나는 희소성 등도 함께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2️⃣ 콜드플레이의 밴드 반납 캠페인에 숨겨진 킥 🎶

콜드플레이 밴드 반납률, 한국이 세계 1위?

이번 4월, 콜드플레이가 8년 만에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5만 명의 팬들과 함께 공연장을 채우며 한국 공연의 역사를 다시 썼죠.

공연의 엄청난 스케일과 느껴지는 감동만큼이나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밴드 반납”이었어요. 관객들에게 친환경 LED 손목밴드를 나눠주고, 공연 후 이를 회수하는 캠페인을 펼친 것인데요.

특히 전광판에 ‘재활용 리더보드’를 띄워 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도쿄와 헬싱키가 97%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전광판에서 목도한 한국의 팬들은 눈에 불을 키게 되었고, 결국 공연 첫날 96%에서 시작해 24일에는 99%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어요.

한국 팬들의 “한일전 시작이다”, “앞뒤 양옆 감시해서 100% 가자” 등의 리액션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바이럴되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죠. 콜드플레이의 공식 SNS도 한국의 높은 회수율을 언급하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경쟁을 유발하는 장치로 밴드의 회수율을 높인 똑똑한 캠페인으로 이미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마킥 에디터는 이번 캠페인을 뜯어보며 세 가지 킥을 발견했어요. 여러 유사한 사례들과 함께 더 깊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쟁에 불을 지르는 캠페인

보통 ‘경쟁 캠페인’이란 브랜드 간 경쟁을 떠올리게 하지만, 콜드플레이의 경우처럼 참여자의 경쟁 의식에 불을 지르는 캠페인도 있어요.

그 중 한 가지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neat_streets 캠페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는 2015년, 영국의 '와글와글(Hubbub)'이라는 기관이 런던 거리의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펼친, 이른바 '#깨끗한_거리' 캠페인인데요. 보시는 바와 같이,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뛰어난 플레이어인지 고를 수 있는 흡연꽁초 투표함으로,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리지 않도록 행동을 유도하는 신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실제로 거리의 담배 꽁초를 줄이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캠페인 당시 호날두가 더 많은 표를 얻어 승리했다고 하네요.

콜드플레이의 LED 밴드 반납 캠페인도 이와 유사하게 국가 간 경쟁심을 활용한 사례죠. 소비자 또는 참여자의 경쟁 의식을 자극하는 캠페인은 많이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또 하나의 공식처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폭제가 된 팬심

콜드플레이 캠페인의 두 번째 킥은 ‘팬심’이 유도한 참여였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결과를 위해 합심하게 되는 사례들 중, 많은 경우 팬심이 큰 역할을 하는데요. 이를 잘 보여주는 케이스로 2019년 코카콜라가 브라질에서 진행한 '#Fan Feat' 대회를 살펴보겠습니다.

코카콜라의 해당 캠페인은 브라질의 인기 가수 9명을 선발하고, 그 중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세 명의 가수들이 하나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게 되는 이벤트였어요.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투표하기 위해 코카콜라 캔을 구매하여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90일 동안 가수의 얼굴이 그려진 코카콜라 캔을 판매하며 참여를 더욱 유도했다고 하네요.

콜드플레이의 ESG 캠페인을 완성하다

2019년, 콜드플레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이유로 월드투어를 잠정 중단한 바 있는데요. 투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와 쓰레기 배출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3년간의 준비 끝에 2022년,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한 이후 월드투어를 재개했어요.

출처: 콜드플레이의 지속가능성 웹사이트 / 자전거 발전기를 사용하는 이미지

점프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댄스플로어 발전기와 공연장 곳곳에 놓인 자전거 발전기는 콜드플레이의 무대가 가진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티켓 한 장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캠페인도 현재까지 지키고 있습니다. 친환경 밴드를 반납하는 이번 캠페인도 콜드플레이의 친환경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죠.

이 세 가지 실천의 공통점은 팬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으로 풀어냈다는 것입니다. 공연의 일부 뿐만 아닌 환경까지 보호하는 활동에 함께 참여하여,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의 시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KICK 코멘트

레퍼런스에서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새롭게 적용하며 활용하는지가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합니다.

이번 콜드플레이의 캠페인은 경쟁심, 팬심, 그리고 콜드플레이가 실천하고 있던 ESG적 가치라는 세 가지 강력한 참여의 동기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팬들이 캠페인의 주체가 되도록 만들었어요.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면 예전부터 다른 캠페인에서도 많이 사용해 온 테마인 것을 알 수 있고, 구체적인 사례들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익숙한 모티브들이었지만, 콜드플레이의 서사에 촘촘히 엮어 색다른 경험으로 다시 내놓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 캠페인이었던 것입니다.

구독자께서도 새로운 캠페인을 고민하실 땐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한다고 조급해하시기보다 익숙한 조각들을 새롭게 배치해 보세요. 가끔은 레퍼런스 속 오래된 아이디어에, 우리만의 한 스푼을 얹는 것이 가장 쉽고도 확실한 ‘킥’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