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산 트렌드 vol. 7] 음악으로 시작하는 브랜딩

지난주 어버이날,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셨나요?

5월 둘째주 두 가지 국내산 마케팅 트렌드 소식이 왔습니다. 바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 마음을 움직게 만드는 플리의 시대 🎧

요즘 소비자와 가까워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좋은 음악 한 곡‘인 것 같습니다. 광고보다 자연스럽고, 제품 설명보다 부드럽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감각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음악은 사람의 기분을 바꾸고 공간의 온도를 만들어준답니다.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느낌에 어울리는 음악 하나면 복잡한 설명 없이도 진심이 전해지는거죠. 디지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말보다 감정을 먼저 전할 수 있는 도구로 음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플레이리스트

essential; 채널은 유튜브 속 플레이리스트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디, 재즈, 데일리팝처럼 감성적인 장르의 음악을 1시간 내외의 길이로 들려주는, 약 146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인데요.

또한 ‘essential;채널을 주목해볼 만한 이유는 플레이리스트 채널이지만 아티스트들과 함께 협업도 한다는 점인데요!

‘essential; With Artist’ 프로젝트에서 ‘essential’과 아티스트가 함께 오리지널 앨범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크러쉬, 도영,폴 블랑코 등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앨범에 이어, 최근에는 해외 아티스트들과도 협업 예정임을 발표했어요.

오늘의집, O! Play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플랫폼을 넘어, ‘좋은 공간에서의 생활’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오늘의집 플리는 집을 꾸미는 것부터 나만의 공간을 즐기는 모든 시간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번 주말에 미뤘던 대청소 해야지?’, ‘설거지, 빨래, 청소, 요리 순삭하는 집안일 만능 플레이리스트’ 처럼 자신의 공간을 정리하거나 꾸미는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거죠.

또한 ‘공간 디자이너가 방 꾸밀 때 듣는 감성 노동요’처럼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방을 꾸미는 영상을 함께 보면서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듣게 되는거죠.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음악으로 완성을 하게 되어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소비자의 생활과 이어지도록 하며 자연스럽게 체험토록 하는 사례입니다.

책을 읽을 때, 듣는 음악

예스24는 책을 중심으로 하는 경험에 음악을 더해, ‘읽는 시간’을 더 풍부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아닌 책을 읽는 시간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내가 책 읽을 때 듣는 가사 없는 재즈 힙합’, ‘추운 겨울, 책 한권과 함께 듣기 좋은 토니 베넷’ 등 계절 별, 장르별, 기분별로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독자가 책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하면서 책을 읽는 순간에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네요.

🍌 KICK 코멘트

오늘의집처럼 ‘청소하는 주말 오후’나, 예스24처럼 ‘책 읽는 겨울밤’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주는 브랜드는 그 순간에 소비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까지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는데요. 결국 이건 단순한 감성 자극이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방식이죠.

브랜드가 소비자와 가까워지기 위해선 그들의 일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요. 단순히 좋은 음악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 어떤 기분으로 무엇을 하고 있을 때 들으면 좋은지를 고민하는 게 진짜 브랜드 플레이리스트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 GLYF에서 시작된 전소미 뷰티

전소미가 직접 만든 뷰티 브랜드 ‘글맆(GLYF)’은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전소미의 아이돌 시절부터 감각적인 취향과 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전소미의 취향이 뷰티로 옮겨왔구나‘하는 기대를 품었죠.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비주얼 덕분에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작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글맆의 성장기를 한번 살펴볼게요.

반응이 엇갈렸던 하이라이터

첫 제품으로 출시된 하이라이터 팔레트는 예쁘다는 평가와 별개로 실사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가격은 43,000원으로 하이라이터 중 높은 가격대에 속했고 컬러도 화려한 색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데일리 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웠던 제품인 만큼 실제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웠던 제품이었습니다. 데일리로 용으로 손이 자주 가는 하이라이터를 기대했던 소비자에게는 아쉽게도 거리가 먼 제품이었던 셈이죠.

Sticky but Pretty - 립글로즈

하지만 글맆은 이 실패를 꽤 빠르게 회복했는데요.이번에는 아예 방향을 바꿔서, 훨씬 데일리 아이템인 립글로스를 새롭게 출시했죠.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제품을 단독으로 만든 게 아니라, '틴트의 대명사' 민새롬 디렉터와 함께 협업했다는 점입니다. 감성과 제품력은 전소미가, 마케팅은 민새롬이 맡는 식으로 브랜드 내부에 기획력을 더한 셈인데요. 그 결과 나온 이번 립글로스는 슬로건부터 다릅니다.

바로 'Sticky but Pretty' 입니다.

민새롬 유튜브 채널에 나온 회의 영상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이, 늘 지적받아온 '끈적임'이라는 단점을 아예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걸 예쁨의 조건으로 정면 돌파했는데요. 이 솔직한 태도가 요즘 소비자와 통한 것입니다. 감추고 돌려 말하는 대신 “그래, 좀 끈적여. 근데 그만큼 예쁘잖아?“라는 카피가 오히려 더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이 카피는 전소미가 직접 회의 자리에서 발표하며 민새롬을 설득한 문장이었고, 그런 과정 자체가 브랜드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죠.

제품의 단점을 포장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매력 포인트로 당당하게 내세운 태도가 지금 소비자들이 믿고 좋아하는 브랜드의 자세인 것 같네요.

또한 마케팅 방법 중 하나로 제품 출시까지의 내부 회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이러한 과감하면서도 투명한 소통 방식이 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끄는 데 한 몫 했습니다.

🍌 KICK 코멘트

‘예쁘다’는 말만으로는 더 이상 설득이 어려운 시대에서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의 솔직함, 디테일에 대한 신뢰, 그리고 실용성까지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글맆의 변화는 흥미롭습니다. 첫 제품 하이라이터에서는 전소미의 감각이 중심이었지만, 실용성과 일상성을 놓쳤기 때문에 실제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죠.

그런데 립글로스에선 달랐습니다. 단점을 감추지 않고 ‘찐득하지만 예쁘다’는 감각적이고도 솔직한 카피로 소비자에게 접근했고, 이 메시지를 전소미가 직접 민새롬 디렉터에게 프레젠테이션한 과정을 유튜브로 보여주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브랜드가 실패를 인정하고,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단순히 제품 리브랜딩이 아닌 브랜드가 진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