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이 존나 많다. 사실 존나까지는 아니고 딴짓 안 하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양인데 지금도 글 쓰고 있죠? 딴짓 중이죠?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하겠지- 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면 인생이 하루하루 스릴 있고 도파민 넘친다. 과할 정도로 넘쳐서 울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당장 지금의 나는 아니니까. 미래의 우럭아, 부탁해!
2.
어찌 됐든 어제 글을 못 올렸으니 오늘은 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워드를 켰다. 이 얼마나 눈부신 발전이냐는 말이야. 작년의 우럭은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올리면 다행인 사람이었는데 하루 걸렀다고 책임감을 느끼며 워드를 켠 내 모습이 스스로도 장하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조금 괘씸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한낱 노동자일 뿐이니 회사의 입장은 알 바 아니다. 더 착실하게 부려먹고 싶다면 돈을 더 내놓든가.
마침 월급날이긴 해. 그리고 사실 오늘 병원을 다녀온다는 명목으로 늦게 출근했지만 그건 그거고 돈은 돈 아니겠어. 썩어빠진 자본주의를 매일 욕하며 살아가지만 돈이 없으면 우럭은 행복할 수 없어. 철이 없을 땐 누군가 내 통장에 50억만 꽂아줬으면 했는데 이젠 철이 들어서 세후 50억을 바라게 되었다. 이제는 세법 내용이 가물가물하지만 몰라도 내야 하는 게 바로 세금이니까. 정말이지 사회인은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다.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어.
3.
하지만 그런 사회인 신분도 2월이면 끝이라는 게 날 행복하게 해. 인턴 계약기간이 2월 말까지라서 3월부터는 자유의 몸이 될 예정이다. 퇴사가 2월 29일이라면 난 2월 26일부터 개같이 설렐 거야. 설렐 예정인 날이 제법 늦는 이유는 내 인내심이 짧기 때문이다. 우럭의 인내심 1분. 기본 사회도덕만 갖췄을 뿐이지 인성은 더글로리 박연진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나흘이나 먼저 설레는 건 그만큼 퇴사가 사랑스럽다는 의미겠지. 곧 다시 인턴을 구하든 취업을 하든 해야 하겠지만 재차 말하듯 그건 미래의 우럭이 할 일이지 당장 지금의 나는 아니니까. 미래의 우럭아, 부탁해!
4.
고로 3월 1일부터 자유민 신분이 되는 우럭은 벌써부터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3월 1일부터 4일까지는 부산 여행을 갈까 생각 중이고 3월 5일부터는 인도네시아를 갈 거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비행 편은 이미 티켓까지 끊었어. 아무도 날 말릴 수 없으셈. 비록 앞으로의 두 달 치 월급에서 내 피 같은 60만 원을 다달이 변제해야 하지만 괜찮아… 그때의 난 행복할 테니까…
5.
비행 편 티켓값과 부산 여행 경비를 벌어야 하는 우럭은 2월에 약속을 잡을 수 없다. 돈이 없다. 집구석에서 게임이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미 게임까지 다 구매해 놨다. 무려 20만 원어치. 액수가 커 보이지만 몇 개 안 돼. 안될걸? 5개였나 6개였나. 문제는 닌텐도가 설에 세일을 할 것 같다는 거야. 이 악마 같은 놈들. 그러나 방법이 없다. 난 게임이 좋으니까. 요즘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를 하고 있는데 뒤질 때마다 이런 개 같은 게임- 하며 뒤지게 욕하지만 하루에 3시간 이상씩 성실하게 플레이 중이다. 게임중독 같다고? 응, 맞어 그거.
6.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내 글이 도통 발전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서술하기 때문일 거야.
7.
아무튼 2월부터 우럭은 온라인상으로만 출현하므로 나를 보고 싶다면 1월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 중요한 건 1월에 약속이 다 찼음.
8.
무슨 소리냐고? 우리 4월에 보자, 친구들.
9.
분명 오늘 글의 주제는 여행이지 게임이 아닐 예정이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고민하지만 이미 써버린 문단을 지우기는 아까우니 무시하고 갈 길을 가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3월은 여행의 달이 되었다. 아, 다음 주 주말에는 당일치기로 대전을 간다. 빵의 고장… 태양의 손을 영접하러 다녀올 거다. 그리고 대전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독립서점이 있다. ‘다다르다’라는 서점이니 궁금한 사람들은 네이버에 쳐 봐. 우럭은 상세히 설명해 줄 만큼 친절하지 못하다.
당장 계획 중인 여행만 대전, 부산, 인도네시아 이렇게 세 곳이긴 하지만 올해에는 당일치기든 뭐든 여행을 조금 많이 다녀보려고 한다. 특히 국내여행 중심으로. 왜 해외가 아니냐면 돈이 없어. 제기랄.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데 대충 강릉, 춘천, 청주, 대구, 전주, 여수 정도는 다녀오고 싶다. 제주도는 작년 말에 다녀왔으니 일단 패스. 가고자 하면 가겠지만 아까 말했듯 돈이 없다. 제주도를 한 번 더 갈 바에야 돈을 좀 더 들여서 일본을 다녀오는 게 나을걸. 그럴 돈은 없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10.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안되면 세 달에 두 번 정도는 여행을 다녀서 얼마 안 남은 앞자리 2를 열심히 즐겨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추억 보정이 되지. 아, 개같이 일하고 얻는 것은 푼돈이었지만 알차게 썼다- 라는 식으로. 그런 의미에서 올해 세 번째 목표는 여행.
11.
이제 다시 돈 벌러 가야지. 싯팔, 개같이 일하고 얻는 것은 푼돈.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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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대전 언제가 나도 데려가줘. 국내 여행 언제가 나도 데려가줘. 포더킹 도대체 언제해? 당신 게임 너무 많아사서 게임 약속만으로도 겁나 끼잖아
우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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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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