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감 지옥이 시작되었다. 직장인에게 레터 쓰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다. 평일에는 뻗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니, 사실 우럭은 10 to 17인 개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쓰려면 쓸 수 있지만 집에 오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는걸. 첫 출근 전 날에 닷새 치의 레터를 몰아 쓰며 예약 발행한 인간은 둘째 주부터 레터를 빼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변명할 게 있어. 그도 그럴게 시국이 시국이잖아? 정치에 열성적인 사람으로서 레터를 쓸 여유가 없었다. 뉴스를 보고 욕을 하느라 하루하루가 바빴음을. 그래서 생각한 건데 나 메일리가 아니라 페이스북에 글 쓰면 꽤나 돈 벌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우럭, 페이스북 수익화 구조 따위 하나도 모름. 하지만 생각건대 대가리 깨진 민주당 지지자 불꽃 페미니스트 이대녀 꽤나 관심 집중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모로 관심받겠지. 그러다가 인성 논란 터져서 계란도 맞고, 마녀사냥도 당하고... 안되겠다. 우럭은 메일리랑 블로그에 좀좀따리로 글 쓰면서 소소하게 지낼래. 무엇보다 글 쓰는 순간 주변의 많지 않은 인간관계마저 파탄 날 수도 있을 테니까. 마피아 게임할 때 보면 성향이 딱 조중동이고 소질 있을 것 같은데. 아쉽.
2.
그나저나 메일리가 내년부터 유료화된다는 사실 구독자 여러분도 알고 계시나요? 월 10회 이상 발행하면 돈 내야 한다는데 우럭 착실하게 보내면 월 20회라 과금을 피할 수 없다. 고민하다가 그래, 쓰고 싶어서 쓰는 글 읽어주는 사람도 있는데 약소한 금액쯤이야- 생각했음. 이건 다 내가 취업했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야. 아니었으면 우럭은 그지핑이라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섰을 거다. 아무튼 메일리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우럭이야기는 평소처럼 굴러갑니다. 저의 월 만 원으로 님들은 헛소리 가득한 뻘글을 계속해서 읽어보실 수 있게 되었어요. 물론 생색내는 거니까 개큰 칭찬을 바람.
3.
월 만 원을 내게 된다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매일 꼬박꼬박 레터를 보낼 수 있을까? 고등학생 시절 큰돈을 내고 항상 밀려서 보지 못했던 인터넷 강의들을 생각하면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아무래도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건 엄마 아빠 돈이고 이건 내 돈- 이라고 하면 내가 번 돈인데 뭐, 어떻냐 생각하며 더욱 쉽게 버릴 것 같다고 방금 생각해버림. 우럭은 어딘가 뒤틀린 효녀다. 그게 바로 이 시대의 효년.
4.
아무튼 그렇게 됐습니다. 이제 하나를 썼으니 나머지까지 달려보겠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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