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부터 어제까지 감감무소식이었던 이유거든요. 하, 너무나 큰일이었음을. 마지막으로 이사한 기억이 11살... 그러니까 초등학생 시절이다 보니 이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었다. 초등학생일 때는 그 누구도 내게 일을 시키지 않았는데 성인은 그딴 거 얄짤없으니까. 하지만 억울하다 이 말입니다. 우럭, 아직 27살 애기인 걸.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소중히 다뤄줘.
2.
안 보고 있겠지만.
3.
금요일에는 가구를 보러 다녔고 월요일이 되어서야 입주를 했다. 하, 전 집주인이 냉장고 관리를 개판으로 해놔서 냉장고 청소하는 데만 진짜 1시간 넘게 걸린 듯. 인간적으로 우리 엄마 아빠는 나에게 소고기를 먹여야 한다고 생각해. 안 먹이면 장녀 학대로 ppt 따서 떡잎마을방범대에 넘길 거임. 혈육의 정으로 이 정도만 하는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 내가 이 시대의 효년이다.
아무튼 새로 옮긴 집이 허우대는 멀쩡한데 내부가 이것저것 손봐야 할 게 많아서 여러모로 고생했다. 어제랑 그제는 또 필요한 것들 추려서 사러 다니고. 그럼에도 아직도 살 게 남았다는 게 너무 막막할 뿐. 이래서 한국에서 이사 어떻게 하지. 거기도 이제 일이 년 내로 옮겨야 할 텐데. 정신이 아득해지내오.
4.
아, 저번 글에서 내가 한국 집을 옮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던데 아님. 곧 거기도 그러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님. 난 아직 인니에 있고 이번에는 인니 집을 옮긴 거다. 1년 계약이라 내년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너무 섬찟하지만 일단 끝났으면 됐어. 한잔해.
그나마 매일 청소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계셔서 살았다. 인니에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여러 사정으로 부르지 못한 이사업체와 역시 여러 사정으로 전문 청소업체까지 부르지 못해 짐을 옮기는 것부터 청소까지 싹 다 우리 일이었으니. 내가 냉장고 청소를 하게 된 이유라고. 싯팔, 나도 예비 장애인으로서 그냥 쉬고 싶었다고. 그렇게 따져보면 한국에서 이사하는 게 더 쉽고 편하려나 싶지만 미래의 일이니까 넣어두고... 어쨌든 그래요. 개고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습니다.
5.
그러니까 나흘간 오지 않은 거 무죄. 솔직히 이건 인정이지. 지금도 싯팔 온몸이 아파 뒤질 것 같아서 홈 마사지 기다리는데 그 사이에 잠깐 쓰겠다고 온 거다. 하, 인간적으로 너무 성실해. 성실한 우럭은 퇴장도 빠르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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