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뭐 할까 고민하다가 급 드라마 제목 생각나서 갖다 붙였다. 사실 발리에서 뭔 일 없었어. 이번에는 정말 휴양 개념으로 떠난 거라서. 그도 그럴게 원래 이번 여름휴가는 싱가포르로 떠날 계획이었으나 센토사섬 해안에 기름이 유출됐다는 기사를 읽고 무산됐다. 그럼 어디 갈까 고민 중에 나온 선택지가 페낭, 세부, 보홀, 롬복, 그 외 동남아 등등이었는데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다가 결국 만만한 발리로 가게 되었다는 뒷이야기.
2.
사실 오늘은 이번 여행에서 찍어 온 사진 몇 장 올리고 대충 때우려고 했는데 한 문단 정도는 억지로 뭐라도 채워보겠음. 하, 내가 이렇게 성실하다. 지금도 아침 9시 30분에 일어나서 이걸 적고 있음. 시차로 인해 님들은 이걸 정오 넘어서 받아보게 되겠지만 어저라고. 내게 대단한 인성을 기대하면 안 된다.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지. 일단 인도네시아는 나름 익숙해졌고 발리도 아예 처음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본토랑 발리는 느낌이 사뭇 다른 듯. 현지인의 삶은 똑같이 열악하지만 물가가 더 비싸고, 외국인이(특히 백인이) 훨씬 많고, 교통이 싯팔 진짜 극악임. 농담 아니고 출퇴근길 강남보다 심할걸. 애초에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환경과 운전 난이도를 지녔다. 내가 봤을 때 인도네시아에서 운전 배우면 부산에서 운전 눈 감고도 함. 게다가 인니에서는 외국인이 차 사고 내면 처벌이 빡세. 도로 정비도 잘 안되어 있는데 차 사이사이를 오토바이가 에워싸고 있고. 감이 안 오면 포털에 발리 교통을 쳐보세요. 그래도 감이 안 오면 자카르타 교통을 쳐보세요. 진짜 말이 안댐.
어쩌다가 인니 교통사정 이야기로 넘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발리... 뭐, 쉬다 오기에 나쁘지 않다. 한 달 살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솔직히 난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냥 휴양 목적으로 앞으로 한두 번은 더 다녀오고 싶은 정도? 일주일 즈음 다녀오면 발리 여행에서 필수로 해야 하는 것들은 다 할 수 있긴 해. 나이 먹고 다른 동남아 국가들을 가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는데 그냥 풀빌라 잡고 놀기 좋음. 세미냑은 워낙 이것저것 많기도 하고. 물만 조금 조심하면 괜찮을 듯. 발리 밸리는 워낙 유명하고 저희 가족은 실제로 생수로 양치합니다. 샤워야 어쩔 수 없으니 필터 이중으로 씌워서 한다 쳐도 필터를 확인하면 양치를 수돗물로 할 수가 없음. 생수도 등급 따져서 양치하거나 설거지 헹구는 물 따로 마시는 물 따로 써야 한다.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전부 다녀온 우리 엄마는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장염을 앓아본 적이 없는데도 인니는 올 때마다 거치는 필수 관문임.
3.
그리고 또 뭐 쓰지 고민하다가 이제 할 말 없어서 포기함. 궁금하면 찾아보세요. 싯팔 난 여행블로거가 아냐. 누가 물어보지도 않은 정보 줄줄 뱉는 재능은 없다고. 질문에 대답해 줄 용의는 있음.
4.
그럼 사진 구경하다 가삼. 작년에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이번에는 길 가다가 어라ㅎ 싶은 것들만 찍어서 인물 사진이 없다. 사진 첨부하려고 찍은 것들 하나하나 보는데 약간 기분이 묘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신머리 이상한 애로 오해할 것 같음.
5.
일단 발리에 도착했으니 한번 찍어봤음. 작년에는 예쁘게 찍으려고 사람 없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때맞춰서 찍었는데 2회차는 그딴 거 없ㅋ음ㅋ 찍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이번 여행을 책임진 숙소... 적당히 넓은데 크게 비싸지 않아서 좋았고요. 일단 깨끗하고 서비스가 괜찮으며 무엇보다 물이 깨끗한 축에 속합니다. 발리 여행 가실 분들은 TS세미냑 나쁘지 않음. 물론 풀빌라 룸에 묵었던 터라 일반 객실은 잘 몰?루
현지식인데 가격은 현지식이 아니었던 와룽니아. 맛은 있었음. 폭립이 유명한데 사떼가 더 맛있었다.
신기하지. 근데 먹기도 전에 엄마가 떨어뜨려서 수박에는 손도 못 댐. 주스는 투썸 수박주스에 시럽 한 펌프 빼고 물 탄 맛. 맛없었다는 소리다.
몰 구경하다가 도발적인 자세에 참지 못하고 찍어버림.
친구를 닮은 뜨개 인형 문어도 발견했고요. 어디가 닮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느낌이 비슷하다 이거예요.
꿈에 나올 것처럼 생긴 나무인형 루이지.
짱구 비치 근처 가서 수제버거랑 팬케이크 먹고 있는데 건너편 피자 가게 간판... 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신박해서 찍어봤음. 난 석상에 상호 목걸이를 달다니 불경하다는 쪽이었고 우리 엄마는 대놓고 효수를 시키다니 잔인하다는 쪽이었다. 어떤 의견이 더 타당한가요.
귀여워서 찍어왔다. 지인 중에 판다를 좋아하는 언니가 있어서 사다 줄까 싶었는데 만나기 전까지 저걸 간수할 자신이 없어서 관뒀음.
꿈에 나올 것처럼 생긴 피노키오.
보자마자 이거..? 하면서 홀린 듯이 찍음. Nook.Inc 언제 발리까지 진출한 건가요. 한낱 너구리 주제에.
얘네 좀 귀엽지 않냐ㅎㅋ 뭔가 에베베브ㅞ벱 안 보여~ 에베베부에뷉 안 들려~ 이러는 것 같음. 엄마랑 동생한테도 말해줬더니 들으니까 그렇게 보인다고 귀엽다고 했음.
매번 생각하지만 난 발리의 감성을 이해할 수 없다. 길거리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게 남자 성기 모양 병따개인데 그건 차마 흉측해서 찍을 수가 없었음. 그다지 찍고 싶지도 않았고. 이것도 참 별나다 생각하면서 찍고 엄마한테 보여줬더니 엄마가 죽고 싶냬.
그리고 바로 그 옆에서 발견한 원숭이를 보고는 기분이 오묘해짐. 뭔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킹받어.
공항 면세점에서 발견함. 다른 건 다 예쁜데 왜 호랑이는 멍청하게 만들어놨냐. 그게 취향이긴 하지만.
게이트 가는 길에 발견한 명언.
6.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이게 다임. 셀렉한 게 아니라 진짜 이게 다임. 나도 약간 어이없긴 한데 뭐... 재미있었으면 됐지ㅎㅋ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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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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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이야기 (43)
아니 읽은 사람 다들 원숭이 얘기하는 거 개웃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누가 봐도 킹받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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