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아무리 도파민 중독자라 해도 국가 단위의 도파민을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덕분에 돌아오는 주말 쉴 계획이었던 우럭은 토요일 국회의사당역 부근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을 가게 되었다. 가서 열정적으로 외치고 오리라, 탄핵.
2.
레터 소재가 없어서 고민하던 우럭은 국가 원수(not head, yes enemy)의 도움으로 소재를 얻어버린 것이어요. 이럴 때를 대비해 닦아 놓은 한국인으로서의 얼을 앞으로 신명 나게 풀어보려 한다. 민족정신이 해학에 기반한 사람이니까, 얼쑤. 하지만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쓸 자신은 없음. 당장 토요일에도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잠을 못 이뤘거든. 새벽 6시까지 뜬 눈으로 지새다가 겨우 잠들었다. 문제는 병원 갈 때를 놓쳐버려서 사흘째 수면제도 없음. 수면제가 없는 우럭은 악몽의 지옥에 갇혀버려. 잠을 깨고 자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현실과 꿈이 헷갈린다. 나태한 우럭은 꼭 증상을 겪어야 병원에 가는 나쁜 습관이 있다. 그래도 게으르다고는 하지 말아 줘. 난 아주 조금 나태할 뿐야. 아무튼 읽는 여러분도 여러모로 피곤할 테니 매일 적는 레터는 평소처럼 일상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다만 인사말로 가끔 링크가 갈 수도 있으니 여력이 있으시다면 읽어주세요. 아무래도 저는 명예 좌파라서요. 우파루파랑은 잘 안 맞는 편.
3.
하지만 우파(not right, yes pokemon)는 귀여워.
4.
우파를 배척하는 건 아니지만 나라 꼴이 이럼에도 우파를 자처하면서 여당을 비판하지 않거나 탄핵에 동의하지 않으면 배척하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다소 많이 왼쪽으로 치우친 편이라서. 그래도 한때 대학 언론에도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마땅한 일이 아닐까. 물론 나 때는 대학 언론 성격이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나는 자기 객관화와 자기성찰이 좀 잘 되는 편이다. 몇 안 되는 나의 장점이랄까. 남을 까기 위해서는 본인의 결점을 인정해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법이므로. 아무튼 후배들의 성명문에도 동참하고 업로드된 걸 확인하려 오랜만에 학교 커뮤니티에 들어간 우럭은 이마를 짚고 말았어요. 배척하고 싶은 인간들이 너무 많지 뭐야. 도대체 그들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는가, 현실에서는 하지 못할 이야기와 생각들을 어찌 익명이라는 방패 하나에 숨어 저리도 저급하게 말할 수 있나, 우리 사회는 이들을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 뭐. 그런 생각들을 했다고나 할까. 실제로 조금 저능하다는 걸 인정하지만 올해 진심으로 사회문제를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단 말이지. 그야 권리 위에 잠을 자든 권리를 발로 차든 그들도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같은 시민이다 보니.
5.
가끔은... 아니, 실은 그것보다는 꽤나 자주 같이 살기 싫어지고는 하지만.
6.
어찌 되었든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보니 우럭띠 우울띠예. 그래도 이럴수록 행동해야 하지 않겠어. 아무래도 실천은 다른 영역이라 때때로 조금 힘들지만 이럴 때를 위해 힘을 비축해놓은 거다. 다른 의미로는 평소에는 실천한 것들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독서, 운동, 작문, 기타 등등... 아, 이제 연말인데 갑자기 진짜 우울띠예. 그렇지만 일어나. 우울해도 할 건 해야지- 라고 과거의 우럭들이 하나같이 말합니다. 11일 같이 콘서트 뛰러 갈 친구들 있니? 참고로 가수들은 안 와. 그래도 다 같이 떼창할 거라 재미있을 거다. 투표 결과에 따라 저녁에는 더 재미있을 수도 있고. 그것보다 웃수저 우럭과 함께라면 어디든 재미있지 않겠어? 아무래도 나는 좀 뻔뻔한 게 장점이니까. 만나면 인사하자. 안녕. 엉탐도 부디 안녕(not hi, yes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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