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팝

EP 선공개 시

2024.03.06 | 조회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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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팝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간 펍은 종이에 신청곡을 쓰는 곳이었다 "시티 팝 신청해 줄게 너 좋아하잖아"라며 곡을 하나 쓰려 했는데 잠시 손이 멈췄고 "그러고 보니 정확히 아는 제목이 없네" 말하고 나니 사랑 같다고 생각했지 무엇인지는 아는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모르는 것 "어떤 음악을 시티 팝이라 말하는 거지?" 물으니 친구는 정의가 모호한 장르라고 했다 검색하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티 팝 목록을 들을 수 있었고 사람마다 설명이 달랐다 각자가 겪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밤 "저기를 봐" 친구가 가리킨 벽에는 퉁명스러운 표정을 한 얼굴 그림이 있었다 그림에는 읽을 수 없는 외국어가 함께 쓰여 있었다 "못 읽으니 글자가 무늬 같네" 궁금해하는데 퉁명스러운 표정이 지어졌다 "지금 나오는 시티 팝 앨범 커버야" 펍에는 친구가 신청한 시티 팝이 흘렀고 나는 듣느라 이번에도 제목을 못 물어봤다 읽을 수 없던 마음들도 우리 앞에 무늬로 그저 지나갔을까 네온사인과 자동차 벚꽃과 스피커 하이볼과 유리잔 앨범 커버로 쓰인 장면은 많이 보아왔어 풍경이 장르를 익숙하게 만들었지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하다가 알고 보니 전부 보아온 것만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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