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닮은 목소리, 가레스 게이츠

2000년대 초 CF의 청각적 심상

2026.09.21 | 조회 51 |
0
|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넉넉한 보름달이 뜨는 한가위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네요. 퇴근길 지하철을 채운 추석 선물 세트 꾸러미를 보며 하반기의 굵직한 기준점이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생각했어요. 추석이 지나고 나면 낮에도 쌀쌀한 가을 풍경이 이어지겠지요.

구독자님께는 계절을 가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전 향수예요. 오랜 시간 좋아하는 향수가 있습니다. 참 좋은데 더운 여름엔 답답해서 통 쓰기가 싫더라고요. 무더위를 지나는 동안 서랍에 쉬던 향수를 다시 뿌릴 때 가을이 시작되는 거 같아요. 지난주 향수를 바꾸었으니, 사적인 가을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가을에 편지 쓰고 싶은 목소리를 떠올리다가 적어보는 오늘의 편지는, 영국 출신의 가수 가레스 게이츠입니다.

잡지가 알려준 아티스트

출처 : 미스터 케이 
출처 : 미스터 케이 

가레스 게이츠를 처음 알려준 매체가 있습니다. 미스터케이(Mr.K)예요. 90년대 말부터 발행한 청소년 잡지 Mr.k는 달마다 나왔고, 구매처는 동네 문방구였어요. 동봉된 귀여운 편지지를 갖고 싶어서 매달 잡지를 사곤 했는데요. 어느달엔가 읽었던 잡지에 가레스 게이츠의 소식이 있었어요. 반대쪽 페이지엔 백스트리트 보이스 닉 카터의 동생, 아론 카터의 소식도 있던 걸로 기억해요. 아주 무심히 지나친 순간이 오랜 시간 뇌리에 남는 때가 있는 거 같은데요. 제겐 그 잡지 페이지가 그랬어요.

사람이 좋아하는 스토리, 사람이 좋아하는 목소리

출처 : 벅스
출처 : 벅스

잡지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심한 말더듬증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학생이 2002년, 17살의 나이로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pop Idol>에서 준우승하게 된 이야기. 웨스트라이프를 성공시킨 음반업계 거물 사이먼 코웰의 눈에 들어, 데뷔 싱글 〈Unchained Melody〉를 발표한 이야기 같은 거요. 궁금해서 검색해 본 그의 노래가 이미 아는 곡이라 더 놀라웠어요. 제목만 몰랐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노래였습니다.

 

같은 해 7월 발표한 〈Anyone of Us〉는 국내에서 컬러링 설정 건수만 50만 건에 이를 정도로 사랑받았다고 하니, 사실 몰랐을 수가 없습니다.

2000년대 CF의 청각적 심상

가레스 게이츠의 목소리가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갈 수 있던 요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광고 음악으로 쓰였다는 점일 텐데요. 컬러링 50만 건의 신화를 낳은 <anyone of us>는 당시 신인이었던 배우 조한선이 나오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 CF에 삽입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화질을 뚫고 나오는 풋풋함이 샤베트처럼 청량한데요. 사실 조금만 집중해서 들으면 <anyone of us> 가사가 엉망진창이라 당황스럽습니다. 널 좋아하는데 바보 같은 실수를 해서 다른 사람이랑 자게 됐다니 이게 무슨 소리예요. 아름다운 목소리에 속았다가 퍼뜩 정신이 드는 곡입니다. 폭죽처럼 정신없이 도파민만 터지는 넷플릭스 청년물이랑 되려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 그렇네요.

CF에 쓰인 가레스 게이츠의 음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 있습니다.

 

커피 브랜드 <맥스웰하우스>는 커피가 필요한 순간의 감성을 포착한 CF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2000년대 초반, 청춘물 <뉴논스톱>으로 스타가 된 조인성과 몇 편의 광고로 이제 막 얼굴을 알리던 중이었던 이진욱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광고가 인상적이었어요. 그중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패러디하는 명작의 배경음악으로 가레스 게이츠의 <Listen to my heart>가 삽입되었습니다. 배경과 인물, 음악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CF 덕분에 제목은 몰라도 어딘가 익숙한 노래가 됐습니다.

2026년 가레스 게이츠

첨부 이미지

한국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팝송을 부른 가레스 게이츠는 20년이 지난 지금 뭘 하고 지낼까요? 오랜만에 검색해 본 그의 이름 뒤에 다양한 행보가 따라와 기뻤습니다. 뮤지컬과 팟캐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비교적 최근, 어린 시절부터 현재의 삶을 회고하는 인터뷰가 있어 공유합니다. 말더듬이 소년이라는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무대 위에 올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말더듬증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 〈Speechless〉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근황을 보니 마음 한쪽이 따뜻하게 차오릅니다. 그 이름을 잡지에서 처음 발견한 그날처럼요.

오늘의 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가레스 게이츠의 기억을 서성이다 보니, 열심히 모으던 미스터 케이의 역사도 파헤쳐보고 싶네요. 다음 주엔 잡지 이야기로 인사할게요! 보름달처럼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입 먹으면 머나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낭만 장아찌를 당신의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케케묵은 장아찌의 비법이 알고 싶다면 혹은

함께 시간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싶으시다면 

아래 주소로 편지 보내주세요! 

🪐bomi19940928@gmail.com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유실물보관소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유실물보관소

잃어버린 낭만을 한 움큼 모아 당신께 보냅니다. (구 낭만 장아찌 주문배송)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