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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국내 버츄얼 및 버튜버의 미래: 5가지 변곡점과 아이디어

K-버튜버 시장은 이세계아이돌과 같은 선두주자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탄탄한 구매력과 팬덤을 바탕으로 기업형 버튜버 사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음악이 대중화의 핵심 매개가 될 것이며, 버츄얼 캐릭터의 다양한 활용과 AI 기술 접목이 미래 성장 방향이 될 것이다.

2024.12.06 | 조회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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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튜버, 라이브 스트리밍, e스포츠, 블록체인 게임, AI 아티스트, K-Pop, 팬덤,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비즈니스에 관한 심층 분석과 최신 트렌드를 다루는 아티클, 논문, 리포트, 인터뷰를 번역하고 리서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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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버튜버와 기업세(기업형 버튜버)의 미래

여러 갑론을박이 있지만, 사실상 K-버튜버를 대표하는 것은 바로 이세계아이돌(이하 이세돌)입니다. 국내 버튜버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스텔라이브는 일본식 버튜버를 표방하는 반면, 이세돌은 한국식 버튜버의 대표 주자라고 생각되는데요.

대표적인 K-버튜버의 특징으로 RP(Role Playing)를 덜 드러내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를 내세울뿐, 사실상 기존의 스트리머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합니다.

특히 이세돌은 버튜버이면서도 K-POP 아이돌 콘텐츠를 통해 2가지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요. 여기에 왁물원의 지지(팬덤 및 기술 지원 등)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버튜버로 자리메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버튜버 산업에서 애니컬러(니지산지)나 커버(홀로라이브)와 같은 기업세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2가지 데이터를 보여드릴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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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데이터는 2023년과 204s년에 진행한 굿즈 크라우드 펀딩의 규모입니다. 이세돌 IP를 기반으로 카카오웹툰을 통해 만들어진 마세돌과 차세돌의 스페셜 굿즈를 출시했는데요.

2023년에 진행한 마세돌의 펀딩 규모는 약 42억 원, 올해 진행된 차세돌의 펀딩 규모는 약 88억 원입니다. 올해 이세돌의 생방 시청자 및 평청자, 뷰어십 등의 데이터가 작년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펀딩 규모는 약 50% 이상 상승했죠. 상대적으로 차세돌보다는 마세돌의 인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상품 구성의 가격 인상(약 2배)이 크긴 하겠지만 1) 플랫폼 이적을 통해 구매력이 매우 강한 30대 팬들의 증가, 2) 유튜브를 통해 인방 시청자뿐만 아니라 라이트한 팬덤이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버튜버를 소비하는 팬들의 구매력이 상당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데이터는 '더현대 서울의 팝업스토어' 매출입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이후 2021년에 100여 개, 22년 210여 개, 23년 440여 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였습니다.

2024년에도 많은 팝업스토어가 열렸으며, 올해 2월에 이세계아이돌(이세돌팝업봤?), 스텔라이브(Milky way), 플레이브(WAY 4 LUV) 등 3개 팀의 팝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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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주 동안 다녀간 방문객의 수는 약 10만 명이며, 매출로만 따졌을 때 이세돌이 38억 원, 스텔라이브가 12억 원, 플레이브가 34억 원을 기록하며 최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굿즈의 가격 정책이나 입장 및 초대 방식, 재고 등에 따라 매출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구매력을 보여주는 데이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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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팝업 매출 순위 데이터와 비교하면 버튜버 팬들의 구매력을 더욱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 버튜버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진 않으나, 이와 같은 구매력과 서브컬처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코어 팬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시장 규모로 봤을때 여러 기업세가 난립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가 탄생하여 독식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애니컬러와 커버의 2025년 매출이 약 4,000억 원을 기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일단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뻔하게) 예상해볼 수 있는 것은 1) 대기업에서 버튜버 사업에 진출하거나, 2) 패러블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포텐있는 사무소가 본격적으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업의 경우, 전통적인 엔터사(하이브, SM) 혹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숲, 네이버)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엔터사는 플레이브와 비슷한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생각되고,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기업세 혹은 버튜버와 관련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브와 숲이 더 공격적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이브는 전통적인 엔터 외에도 게임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미 자회사 수퍼톤을 통해 AI 버츄얼 걸그룹 '신디에잇(SYNDI8)'을 론칭한 바 있습니다. 당장의 데뷔 결과야 어쨌든 막강한 자본력, 그리고 여러 자회사를 통한 공격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현재 버튜버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플랫폼 중 하나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특히 숲)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숲(구 아프리카TV)은 과거 e스포츠 구단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직접 운영한 바 있고, 최근에 태국 e스포츠 기업 'FSP Thailand'을 인수하여 공격적인 e스포츠 콘텐츠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e스포츠 다음으로 뷰어십이 커지고 있는 버튜버 분야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립을 지켜야 할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버튜버 MCN을 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성을 가져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정 MCN을 밀어준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

전략적으로는 기존 버튜버 MCN을 인수하거나, 이세돌과 스텔라이브를 제외한 나머지 인기있는 버튜버를 한번에 끌어 모은다거나 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 같네요.

후자가 더 강력한 전략일 것 같은데, 이미 홀로라이브는 자사의 강점 중 하나를 '데뷔하면 다른 홀로라이브의 팬들을 통해 바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라고 언급한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마블 유니버스와 비교하면 설명이 쉬울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마블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 기존 팬들이 자연스럽게 새 캐릭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됨
  • 새 캐릭터를 좋아하게 된 신규 팬들이 기존 세계관까지 함께 소비하게 됨
  • 캐릭터들 간의 상호작용이 늘어나면서 전체 스토리의 깊이가 더해짐

이런 식으로 선순환이 일어나면서 전체 프랜차이즈(유니버스)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홀로라이브 역시 새로운 버튜버가 데뷔하면, 데뷔 방송과 함께 다양한 콜라보 방송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 팬들이 새로운 버튜버의 팬이 되기도 하고, 서로를 언급하면서 각자, 그리고 홀로라이브 전체의 방송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네이버 역시 치지직을 보유하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플랫폼과 인프라에 집중하는 기업 특성상 기업세 플레이보다는 기반 기술이나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5년 대만에서 설립되어 일본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17Live는 Re:Act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Mikai를 최근에 인수했는데요. Re:Act가 엄청난 메이저는 아니지만,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사무소입니다. 또 Re:AcT KR라는 이름으로 현재 국내(치지직)에서도 활동 중입니다.

패러블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홀로라이브와 잦은 협업을 보여주며, 국내 활동을 대행해주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세돌을 효과적으로 레버리지하거나, 이외에 다양한 버튜버 그룹을 키워낼 수만 있다면 한국의 애니컬러나 커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패러블은 우왁굳이나 이세돌 외에도 싸이코드, 아이리제를 비롯해 다양한 버튜버들을 매니징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세돌과 '동일한 포맷', 그리고 '성공 경험'은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합니다.

앞서 니지산지와 홀로라이브를 기업세의 예시를 들긴 했지만, 이들이 과연 미래에도 이상적인 기업세의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몇개월 새 발생한 연이은 '졸업 이후 환생' 논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니지산지나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들이 몇 년간의 계약을 마친 후 '졸업'하고, 이후 개인 활동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팬베이스를 그대로 가져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죠. 이런 구조가 계속된다면 현재 기업세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버튜버의 '껍데기'가 단순한 캐릭터 디자인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키즈나 아이 사례에서 성우 다변화에 대한 팬들의 반향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요.

만약 국내에서 기업세 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러한 일본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한국 시장에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버튜버의 대중화와 애니송(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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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용어로 표현하면, 버튜버는 기본적으로 '음지'의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원피스나 귀멸의 칼날 등 이제는 대중들에게 잘 열려져 있는 콘텐츠는 양지라 하고요. 보통 라이트 노벨이나 버튜버, 서브컬처류 게임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풍이 짙은 콘텐츠를 보통 음지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양지와 음지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학교에서 일본 만화책만 봐도 오타쿠라고 놀림을 받은 경우 있었는데요. 지금은 어지간한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물론 원신 정도의 모바일 게임은 취향으로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웹툰이나 웹소설은 이제 남녀노소가 편하게 즐기는 시대입니다. 장르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죠. 이제는 서브컬처에 대해 말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도, 어색하지도 않은 시대입니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플랫폼의 진화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처럼 주류 플랫폼이 서브컬처를 받아들이고, 모바일 게임을 통해 서브컬처를 소비하며 유튜브를 통해 이들을 접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서브컬처의 산업화', 즉 서브컬처의 산업적 가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것이죠. 이제 서브컬처는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확실한 시장성을 가진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나의 장르가 처음에는 소수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대중화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웹툰과 웹소설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기반의 틈새 문화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영화나 드라마 원작으로까지 활발하게 활용되는 주류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진화 패턴을 고려하면, 현재 버튜버 문화 역시 비슷한 발전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버튜버의 대중화를 촉발할 매개는 무엇일까요.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애니메이션? 만화? 저는 개인적으로 버튜버의 대중화를 가져올 매개는 '음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서브컬처의 대중화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류 플랫폼을 통한 노출이 필요한데요. 결국 이 주류 플랫폼은 '유튜브'이고, 유튜브에서 버튜버가 가장 거부감이 덜하면서도 매력을 줄 수 있는 매개는 '음악'입니다.

현재 일본 음악 업계의 메가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애니송'인데요. 애니송은 애니메이션의 OST로 사용되는 음악을 가리키며 우타이테뿐만 아니라 일본의 톱 뮤지션들도 애니송을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버튜버 팬의 상당수는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흥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과의 교집합이 바로 '애니송'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애니송이 대세가 된 지금, 일본의 대표적인 가요 방송인 NHK 홍백가합전에서는 애니송을 부르는 팀이 매년 한두 개씩 나오고 있습니다. 홍백가합전 73회(2022년)에서는 원피스 필름 레드의 우타(Ado)가, 74회(2023년)에서는 Ado를 비롯한 요아소비, 아노, 키타니 나츠야, 10-FEET 등이 출연했죠.

버튜버는 목소리를 무기로 하는 경우가 많은 특성상 애니송과의 궁합이 굉장히 잘 맞고, 음악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버튜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홀로라이브의 호시마치 스이세이입니다. 만약 앞서 언급한 NHK 홍백가합전에 버튜버가 출전한다면, 아마 호시마치 스이세이가 최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올해 3월에 발표한 비비디바(BIBIDIBA)는 이미 공식 오피셜 영상의 조회수가 1억을 돌파했습니다. 비비디바 외에도 스이세이를 상징하는 '스텔라 스텔라'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죠.

또한 스이세이는 2025년 2월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무도관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무도관은 일본에서 여러모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공연 장소인데요. 1966년 비틀즈가 방일 공연을 했던 장소이기도 하고, 톱 아티스트들이 거쳐가는 공연장이기도 합니다.

스이세이는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퍼스트 테이크(THE FIRST TAKE)에 버튜버 최초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퍼스트 테이크는 포맷은 전혀 다르지만 한국의 딩고 킬링벌스나 미국의 COLORS 채널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채널인데요.

아티스트를 위한 마이크 외에는 어떠한 장비도 쓰지 않으며, 원테이크로 퍼포먼스를 담아내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구독자가 1,000만명이 넘는 채널입니다. 신인급 또는 주목받는 아티스트 이외에도 일본이나 해외 톱 아티스트까지 출연하는 영향력이 굉장하 큰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딩고에서도 곧 이세돌을 초청하지 않을까요? 혹은 이러한 컨셉을 가진 새로운 채널을 하나 만들어봐도 좋지 않을까요? 이미 버튜버 팬의 뷰어십이나 구매력은 입증된 바가 있고, 음악을 통해 기존 버튜버 팬은 물론 새로운 타겟층도 공략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니지산지나 홀로라이브와 같은 기업세를 노린다면, 이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버튜버 데뷔 시 관심도' + '기존 버튜버 영입' + '영상 및 광고 수익' + '대중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버튜버를 위한 모션캡쳐 스튜디오와 음향 장비 등의 인프라를 이미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시도해봐도 좋을 기획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이세이 외에도 호쇼 마린, 미에 아키나, 사쿠라 미코 등 뛰어난 음악성과 개성을 자랑하는 버튜버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발매한 앨범이나 음원은 버튜버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오리콘 주간 차트에도 자주 오를 정도로 현지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이세돌 역시 싱글 앨범을 3집까지 발매하였으며, 수록곡인 리와인드(RE : WIND)와 키딩(KIDDING)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패러블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슈퍼아이(Super I)라는 콘텐츠/IP 제작 전문 랩을 통해 아이리제(IRISE)라는 새로운 버튜버 그룹의 데뷔를 알렸는데요.

지난 6월 지니뮤직과 버츄얼 아티스트를 활용한 음원 유통, 음반 제작, 공연 등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 아이리제가 이 협력의 주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아이리제의 멤버 키리(KIRI)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공식 OST 중 하나인 '러브 스틸러'에 참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현재의 버튜버 업계에서 '음악'이라는 콘텐츠에 집중한다고 보면, K-POP의 중심지인 한국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가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3. 버츄얼 캐릭터와 IP의 디지털 부활

버튜버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버튜버에 대한 거부감의 주된 원인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아바타 디자인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시각적 스타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인물이 캐릭터 뒤에 숨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버튜버는 물론 버튜버를 보는 사람들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벽이 있닫는 것이죠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버튜버는 아니지만 성공적으로 데뷔해 인기를 얻고 있는 플레이브만 봐도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구독자 120만명의 '인생 녹음 중'은 버츄얼 유튜버일까요? 아니면 그냥 남들과 똑같은 유튜버일까요? 통념적인 의미의 버튜버는 아니겠지만, 요소는 대부분 충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생 녹음 중'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귀엽지만) 외형적인 모습만은 절대 아니겠지만 이처럼 버튜버의 요소를 가져가면서도,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전통적인 버튜버 플레이를 하지 않고도, '버츄얼'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버츄얼 K-POP 아이돌 플레이브는 기존의 로후마오가 보여줬던 일본 애니메이션 룩이 아닌 카툰 렌더링을 통한 독특한 화풍으로 개성을 나타내기도 했죠.

이러한 면에서 국내 여러 지자체에서 시도했던 버튜버의 외향이나 설정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느 정도 기획은 필요하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동물형 혹은 한국식 느낌이 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버튜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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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향아치'라는 대한제국 관료 콘셉(RP)로 활동하는 버튜버가 있습니다. 캐릭터 외형도 그렇고, 콘텐츠 자체도 다분히 역사적인데요.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이를 통해 서울역사박물관 등과의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비단 지자체뿐만 아니라 '향아치'와 비슷한 컨셉의 일타 강사(한국사)가 나올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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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 2020년 대히트를 기록한 '펭수'는 유튜버 활동을 하진 않지만 이러한 버츄얼 캐릭터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성기 시절 펭수의 매출은 약 100억 원에 육박했죠.

이처럼 전통적인 '버튜버'에 갇혀 있지 않는다면 버츄얼 캐릭터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IP로서의 활용도 용이할 것이고, 디지털이 일상화된 현 시점에서 다양한 콜라보도 가능하죠.

일본에서는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고양이형 AI 버튜버 츠나여우형 AI 버튜버 키츠네를 운영하고 있는 원에이커는 '비밀결사 매의발톱단' 등의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DLE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요.

유튜브에서 총 8억 3,800만 이상의 재생수를 기록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소로타니의 아니맷치(そろ谷のアニメっち)'에 출연하는 인기 캐릭터 "케츠아고 언니"를 AI 버튜버로 변신시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AI와 캐릭터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기존 캐릭터의 '인격'을 유지하면서 시청자의 댓글과 반응에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본의 문화나 해당 채널에 대해 심도있게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을 논하긴 어렵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캐릭터에 AI를 통해 일종의 '버튜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의 경우, '성우'라는 본체로 인해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요. 성우가 존재하지 않거나, 성우의 영향력이 미미한 캐릭터들은 비슷한 형태로 일종의 '디지털 부활'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버튜버 산업의 구조와 가치사슬

버튜버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현재 4~5조 원 수준에 머물러 있어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몇몇의 기업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관련 기업들은 버튜버를 주력 사업이 아닌 부가적인 사업 영역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버튜버 산업의 가치사슬을 살펴보면, 시청자와 직접 맞닿은 전방산업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머천다이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버튜버의 제작과 운영을 지원하는 후방산업은 아바타 제작 및 구현 기술과 인프라가 발달해 있는 상태입니다. 당연히 소비자와 가까운 전방산업이 후방산업보다 사이즈가 크며, 경쟁도 압도적으로 심하죠.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대표적으로 트위치와 같은 플랫폼 혹은 버튜버만을 위한 서비스들이 몇 개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많은 편인데, 대표적으로 이리암(IRIAM), 토피아(topia), 리얼리티(Reality) 등이 있습니다.

VTuber의 기원에서 알 수 있듯, 과거에는 대부분의 버튜버가 유튜브를 베이스로 활동했는데요. 최근에는 트위치 재팬의 급성장에 따라 군소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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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암과 토피아의 사례가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이리암은 버튜버를 고용하고, 방송 시간만큼 급여를 주는 플랫폼입니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방송 시간이나 랭크에 따라 정해진 급여를 받아갈 수 있는 구조죠. 이 때문에 시청자가 스트리머를 보는 것이 아닌, 스트리머가 시청자를 보는 것 같은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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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아는 기본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 더해 노래와 음악을 강점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인데요. 2만개 이상의 노래를 제공하고, 이를 방송에서의 음악 전용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진입 장벽이 높고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보다는 머천다이징, 즉 굿즈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버튜버는 IP의 성격이 강해 굿즈의 다양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전 분석글에서 올린 것처럼, 보이스팩이나 보이스 드라마와 같은 디지털 굿즈부터 캐릭터 비즈니스의 연장 선상에 있는 굿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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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4년 9월에 발행된 커버의 홀로라이브 오피셜 카드 게임(hololive OFFICIAL CARD GAME)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으로 발매되었으며, 기존에 유행했던 포켓몬이나 유희왕 카드 게임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IP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캐릭터나 새로운 버전을 찍어내는 현 일본 캐릭터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봤을 때, 홀로라이브에서 출시한 카드 게임도 비슷한 관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지에서는 일본 TCG를 통일한 원피스 카드 게임에 밀려 큰 반향이 없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를 깨고 엄청난 흥행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발매가 되었던 9월, 한 달 매출만 약 10억 엔 이상 기록했다고 하네요. 마블처럼 규모가 있는 캐릭터 유니버스나 세계관을 구축할 경우, 이런 식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추가적으로 버튜버 산업은 생각보다 후방산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버튜버'라는 존재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답이 어느정도 나온다고 생각하는데요.

버튜버는 기본적으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와 같은 존재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관심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선택받은 몇몇만이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버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아바타의 외형이나 설정의 퀄리티를 가능한 끌어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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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부스(Booth)에서 사온 3D 아바타로 데뷔하고 싶을까요? 누가 양산형 아바타로 데뷔하고 싶을까요? 따라서 아바타를 손쉽게 제작해주는 플랫폼 등은 실제 데뷔하고자 하는 '버튜버'들에게는 전혀 가치를 주지 못합니다. '뚜따'라는 멸칭이 이런데서 기원하는 것이죠.

버튜버 숫자가 점차 늘어난다고 하지만 그래봐야 수만명 수준입니다. 그리고 그 수만명이 다들 이쁜 아바타를 만들고 싶어하죠. 모수 자체도 크지 않은데다, 수작업으로 디자인해주는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경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디테일한 부분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해도요.

일반인이 업으로서의 버튜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버튜버 플레이를 하고 싶어할까요? VR챗 진성 유저나 왁물원의 고멤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고서야 그럴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바타를 손쉽게 제작해주는 기술은 '특정 플랫폼' 안에서 해당 플랫폼의 주인공이 수백, 수천만 명의 '일반 사용자'일때 가치가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처럼요.

'특정 플랫폼'이 작동하는 상황에서 '버튜버가 쉽게 데뷔'할 수 있게는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더 쉽게 디자인을 하거나 리깅을 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다던지, 추가적인 기술 개발을 해주는 것이 더 가치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재 발전하고 있는 산업의 양상을 보면 '버튜버가 쉽게 되는 방법'이 가치있는 것이 아니라, '버튜버로 인기를 얻는 방법'에 자본이 쏠리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이나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후방산업에서 고가의 서비스로 사업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5. AI 버튜버, 그리고 크립토

AI 버튜버는 스타트업이나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니지산지나 홀로라이브도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는 영역입니다. 언어모델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있었고, 최근에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단독(Stand-Alone)으로 스트리밍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AI 버튜버는 곧바로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AI 버튜버의 기술 스택은 GPT(+ @로 파인 튜닝) + 음성 합성 + @(게임 플레이를 위한 딥러닝 정도)인데요. 특별한 기획이 들어가지 않는 한, 이들의 사용자 경험은 대동소이합니다.

여기서 특별한 기획은 1) 라디안, AI 코요리처럼 기존 콘텐츠에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나 2)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프로듀싱 혹은 성장형 방식을 도입하거나, 3) 블록체인과 크립토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각 문화권에서의 AI 버튜버의 수용 정도도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쉽지 않고, 북미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먹힐 수 있겠다 정도의 감입니다. 한국은 독자적인 AI 버튜버가 아예 없는 것 같고, 일본은 보우넨 정도가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 수준입니다. 반면 뉴로사마는 구독자가 41만 명이죠.

수용도 차이는 기존 버튜버 시장의 성숙도, AI에 대한 문화적 태도, 그리고 언어적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은 홀로라이브 등 높은 수준의 실제 버튜버 콘텐츠에 익숙하고 엔터테인먼트의 '진정성'을 중시하는 반면, 북미는 AI를 흥미로운 실험과 콘텐츠로 보는 경향이 있죠.

그리고 여기에서 재미를 느끼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또한 한국어나 일본어의 복잡한 존댓말과 문화적 뉘앙스를 AI가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어려운 점도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렇다면 AI 버튜버는 OpenAI나 Claude가 언어 모델을 더 발전시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의 기술 상황에서는 AI 버튜버와 현재 통용되고 있는 버튜버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플레이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AI 버튜버는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까요? 일반 성인이 인플루언서나 버튜버에게 기대하는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 정도를 10 기준으로 7~8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낮은 상호작용으로도 먹힐 만한 타겟 혹은 시장을 노리는 것도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에서 가장 거대한 그룹군을 형성하고 있는 키즈 채널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보통 부모들이 육아 시 자주 보여주는 유튜브(혹은 다른 신생 플랫폼)에서 24시간 생성되는 AI 캐릭터 기반의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가 제공된다면 어떨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가져다 쓰는 언어 모델 수준에서는 특정 내용의 필터링이 쉽지 않다는 가장 큰 문제점이 있긴 합니다. 지금까지의 양상으로 보면 이런 캐릭터나 챗봇이 만들어지면 수많은 네티즌들이 바로 공격(탈옥)을 통해 논란거리를 만들 것이 뻔하기 때문에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운 기획이기도 합니다.

만약 기술적으로 문제 해결이 된다면, 과거의 키즈향 캐릭터들은 시도해볼법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들은 굳이 할 이유가 없어 보이네요)

키즈 외에도 노래와 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광고 수익을 꾸준히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는 AI 버튜버들이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마치 게임에서 캐릭터가 자동 사냥을 하는 것처럼, 24시간 방송으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광고 수익을 얻는 것이죠. 비용 효율적으로 24시간 콘텐츠가 생산되고, 이를 활용한 광고 수익을 얻게 됩니다.

버튜버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흥행은 보통 아래와 같은 경로를 따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 호기심: 우연한 노출로 '이게 뭐지?'하는 단순 흥미 단계 (숏츠 시청)
  2. 관심: 특정 버튜버나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선호 발생(유튜브 풀 영상 시청)
  3. 애착: 정기 시청 및 경제적 지원/참여(라이브 스트리밍 시청, 후원, 멤버십)
  4. 전파: 전도사/콘텐츠 생산 (주변 사람에게 홍보, 키리누키 제작, 콘텐츠 참여)

일반적으로 (사람을 배제한) 버츄얼 휴먼이나 AI 버튜버는 호기심과 관심 단계까지는 쉽게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깊은 몰입과 애착으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의 언어 모델과 정형화된 기획으로는 자연스러운 감정 교류의 한계,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인한 몰입감 저하 등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애착에서 산업적인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에, AI 버튜버를 시도하시는 분들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이기도 하빈다.

여기서 한 가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블록체인과 크립토입니다. 이들은 호기심과 관심 이후 애착을 건너뛰고, 전파 단계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전에 다뤘던 버츄얼스 프로토콜과 루나의 사례인데요. 물론 위 경로와 일치하진 않지만, 크립토가 줄 수 있는 가치 중의 하나가 공정한 보상과 분배라고 본다면 '특정 버튜버(IP)에 기여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가 전파 단계에서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토큰이나 보상과 같은 투기적 요소는 버튜버에 대한 애정이 없더라도 참여와 확산을 유도하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존 버튜버와 AI 버튜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IP의 향유와 전파가 순수한 애착이 아닌 경제적 동기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는 허수와 기회주의적 참여자들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토큰 이코노미에서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지속 가능성'이 문제가 됩니다. 크립토를 AI 버튜버에 접목하는 것이 단기 흥행에는 쉬운 방법수는 있으나, 장수하는 IP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 흥행했던 퍼지펭귄 같은 PFP NFT 프로젝트들이 IP 플레이로 돌아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기획 여부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치며

저는 버튜버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외부에 공개된 자료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위 내용은 가설과 감에 근거한 내용이 많으며, 참고 용도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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