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투표를 하는가?

정치의 주체가 된 여성들

2025.06.03 | 조회 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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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익명이었던 여성들 - 우리의 불만을 기록합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날입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권리처럼 느껴지는 한 장의 투표용지가 한때 여성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무지하거나 감정적이라는 편견 아래 배제되었고, 그 침묵은 너무도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죠. 

그렇다면, 여성은 언제부터 투표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지금, 여성 유권자들은 어떤 목소리와 마음을 가지고 투표장에 들어설까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여성 참정권의 역사부터 선거 이후에도 계속되는 정치적 실현에 이르기까지를 다루어 보려 합니다.

 

한국 여성 참정권의 역사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여성의 정치 참여는 너무 감정적이거나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때로는 가정을 돌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수없이 무시되어 왔습니다. 그런 시대에도 '정치는 누구의 것인가'를 질문하고, 거리로 나섰던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한국 여성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이 부여된 것은 1948년, 대한민국 제헌국회 총선거부터입니다. 광복 후 제정된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의 보통 · 평등 · 직접 · 비밀선거권을 보장했고, 그 안에 '여성'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로써 한국 여성들은 세계적으로 비교적 빠른 시기에 참정권을 얻은 셈이지만, 이것이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동안 이어졌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정치적 요구와 해방 후 여성단체들의 목소리가 이 권리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국회 Ⓒ 에너지데일리
대한민국국회 Ⓒ 에너지데일리

당시 여성 단체들은 단순한 교육이나 복지 문제가 아닌,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분명히 주장했습니다. 해방 직후 결성된 조선 여성동맹, 대한부인회 같은 조직들은 여성도 독립된 국민이자 정치 주체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죠. 남성 중심의 정치 질서에서 '여성도 투표할 수 있다'는 선언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권력 구조를 흔드는 일이었습니다.

여성의 투표권 제도의 이면에는 수많은 여성의 말과 글, 행동과 연대가 있었습니다. 정치에서 배제되어 있던 존재가 '주체'로 등장하는 일은 항상 저항과 상처를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여성에게 투표란, 단지 한 표를 행사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도 여기에 있다"는 선언과 마찬가지였습니다.

✅ 더 자세한 이야기 만나보기 | 아시아 국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참정권 운동

 

여성 유권자는 단일 집단이 아니다

Ⓒ Unsplash
Ⓒ Unsplash

정치 담론에서 '여성 유권자'라는 표현은 종종 하나의 통일된 집단으로 간주하곤 하는데요. 실제로 여성 유권자들은 나이, 계층, 지역, 결혼 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정치 성향과 투표 행태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은 진보 성향을 보이지만, 50대 이상의 여성은 보수 성향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여성표'를 단일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한계를 드러냅니다.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요구와 관심사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단순히 여성 유권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고 접근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봄알람 Baume à l'âme X에 올라온 투표인증용지 Ⓒ X
봄알람 Baume à l'âme X에 올라온 투표인증용지 Ⓒ X

최근 몇 년간 정치권에서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여성 혐오적인 발언이나 정책을 통해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이는 여성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죠. 반면, 젠더 감수성을 갖춘 정책과 발언을 통해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정치인들도 있었습니다. 

‘여성 유권자’라는 이름 아래에도 수많은 삶의 조건과 정치적 입장이 공존합니다. 누구도 누군가의 대표로 쉽게 대변될 수 없듯, 여성 유권자 역시 단일한 정체성으로 묶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가 이 복잡성과 다양성을 외면하지 않고, 진지하게 응답하는 것입니다. 여성을 하나의 ‘표’가 아닌, 다양한 삶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 그 지점에서부터 더 포용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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