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를 기록하기' 시리즈의 '분위기'에 이은 두 번째 키워드는 '행위'입니다.
기록의 정의를 장소로 확장시키기
(현재 사회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전공서적에서 기록의 정의를 다시 옮겨본다.
기록을 우리 주변의 모든 생활/업무 흔적으로 생각하는 나만의 지극히 주관적 관점으로 이 정의를 치환해보면, 동네에서 살고 있는 개인, 가족, 친목모임 혹은 일터에서 일하는 개인, 팀, 동호회가 그들의 생활, 업무 과정에서 만들거나 구매한 문서, 물품, 공간 등 일 것이다. 여기서 '행위'란 단어를 언급하고 싶다. 행위는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짓', '목적과 동기를 가지고 의식적으로 행하는 인간의 언행'으로 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다. 행위는 주체의 목적/동기, 선택/결심, 말과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행위를 살펴보기
장소는 행위의 결과로 구성된다. 집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조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 기능적, 미학적으로 선호하는 조명을 구매하고(누군가는 직접 만들기도 할 것이다.) 집 안의 공간의 쓰임에 맞게 위치를 잡고 설치를 한다. 조금 더 풀어서 써보면, 조명의 필요성을 느끼고 누군가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조명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선호하는 조명을 고를 것이다. 혹은 직접 조명가게에 방문하여 실물을 보고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구매 혹은 제작한 조명이 집에 왔다면 조명을 어느 위치와 높이 설치할지 결정하기 위해 조명 아래 앉아보거나 동거자와 함께 논의를 하며 결정할 것이다. 거주자의 섬세함 정도에 따라 반복횟수는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장소의 일부를 구성하는 하나의 기록(물품)이 '생산'된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에는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준다. 행위의 목적과 주체의 성향에 따라 행위의 형태가 결정된다. 어떤 용도(일반, 식사, 독서 등)로 쓸 조명인지에 따라, 거주자의 특성(신체특성, 취향, 인맥 등)에 따라 구매/제작하는 방법이 결정되고, 행위의 형태로 발현된다.
행위를 기록하기
행위를 관찰하는 것에 더해 기록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은 행위의 형태일 뿐이지만, 행위의 목적과 행위주체의 특성을 파악한다면 맥락까지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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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사람들의 의도적인 움직임의 결과가 고스란히 켜켜이 중첩된 ‘기록’이다. 기록을 맥락과 함께 수집하고 생산하기 위해서는 '행위'에 대한 섬세하고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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