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다.
밝은가? 밝지않은 상황이다.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그리고 그 앞서 권한대행의 탄핵안 가결. 또 그 앞서 대통령 탄핵안 가결, 그 앞서 사상초유의 비상계엄..
이 모든게 12월 한달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다. 꿈이 아닐까? 꿈도 참 지독하네.. 하지만 암만 머리를 흔들어봐도 꿈이 아니다.
비상계엄사태(내란획책!)로 조기이관은 기정 사실화되어 있지만 대놓고 준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매년 이 시기 준비하는 연두업무계획에는 평상시 같으면 이관시기도 아니고 해제준비로 바쁜 것도 아니어서 루틴한 업무들, 그러나 조직개편 후 업무 프로세스며 시스템 등을 정비한 터라 부산스럽지 않게 사부작사부작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계획으로 가득차 있으나, 글쎄?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즉시 대통령선거를 준비하고 60일안에 새 정부를 꾸려야 한다. 그리고 선거 당선인은 당선 다음날부터 집무를 시작한다. 그리고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대통령기록을 이관해야한다.
어서 빨리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수습됐으면 좋겠다.
탄핵이 인용될 생각하니 실무자로써 머리가 복잡하긴 하다. 60일 안에 이관해야 하니까!
3년 전, 19대 이관을 준비하던 시기를 떠올려본다. 이관은 5월이지만 진즉 이관준비를 시작해, 기본계획은 이관 1년 전인 23년 6월에 나왔고, TF를 구성해 파트별 담당자들을 구성하고 이관까지의 시기를 구분해 월별, 주별(!) 업무계획을 통합표로 만들어 이를 점검하는 회의가 매주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시기는 이관해야하는 쪽에서도 인력을 지원 받아 기록물을 한창 정리하고 있을 시기이다. 20대 대통령기록물은 어떻게 이관받을지.. 지금으로서는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수밖에.
제18대 대통령기록물 이관 때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해 조기이관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조기이관이 처음(?)이라 엄청 혼란스러웠으나, 그 이후 대통령기록물법에 대통령 궐위 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대한 조항(법 제20조의 2)도 생기고 한번 해봤으니 뭐 그때보단 덜 우왕좌왕 하겠지.
아무튼, 대통령기록관의 특별전 관람기를 쓰는척 대통령기록물 이관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아보았다.
이번 특별전은 역대 대통령들의 순방 과정에서 생산하거나 접수한 기록물을 활용해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나라들과의 외교,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상설전시에서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물품(이라 쓰고 대통령선물이라 읽는다) 들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정부에서도 대통령 내외께서 한달에 한번 이상 꼴로 순방을 다녀오셨기 때문에 아름다운 물품(이라 쓰고 대통령선물이라 읽는다)들이 이관되어 올꺼라 예상해본다. 다양한 가방과 술들이 오겠지! 우왕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색감도 잘 뽑고 볼거리가 많아서 대통령기록관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요 앞에 서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유적지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배경화면이 완전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재밌는 체험이 될 것이다. 아 찍은 사진은 빨리 저장해서 메일로 보내지 않으면 사라진다. ㅠㅠ
전시는 내년 8월말까지 진행된다. 한번씩들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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