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면 아픈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제가 결연을 맺고 있는 유기견 보호소에서도 요즘 사정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심장사상충으로 병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 더 생기고, 필요한 것은 계속 늘어나는데 형편은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매달 하던 기부를 보내고, 증액을 해야 하나 한참 생각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왜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날씨가 추워져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해가 일찍 지고, 길을 걷는 사람들은 목도리를 두르고 어깨를 잔뜩 움츠립니다. 저녁이면 가게 유리창 안쪽으로 불이 밝아지고, 붕어빵 굽는 냄새와 군밤 냄새가 골목에 퍼집니다. 조금 있으면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하나둘 늘어날 텐데, 그 반대편에서는 누군가의 겨울이 유난히 길어질 것입니다.
어쩌면 아픈 일은 계절과 상관없이 늘 있었을 겁니다. 봄에도 아픈 사람이 있었고, 여름휴가철에는 버려지는 동물이 있었고, 누군가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생활고로 힘든 밤을 보내고 있었겠죠. 다만 연말에는 한 해를 뒤돌아보느라 주변을 조금 더 자세히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헤아리다가 문득 내 곁에 있는 것들도 세어보게 되는 거죠.
따뜻한 집, 저녁에 켤 수 있는 불,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원, 배고플 때 먹을 수 있는 음식.
평소에는 너무 당연해서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할 수 있다는 사실도 그제야 조금 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얼마 전 보호소에서 보내온 사진을 한 장 봤습니다. 작은 시츄 한 마리가 담요 위에 엎드려 멍한 눈을 껌뻑이고 있었습니다. 귀 한쪽이 잘려 있었고 앞발 사이에는 낡은 장난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떤 시간을 지나 그곳까지 왔는지 사진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에서는 보호소의 사정도, 필요한 돈도, 그곳 사람들의 걱정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작은 몸 하나가 그 모든 상황을 대신해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아픈 일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내가 가진 것으로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사진 한 장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한 생명의 겨울을 잠깐 생각하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가슴에 담습니다. 내가 따뜻하다는 사실과, 같은 계절을 춥고 힘들게 지나고 있는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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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쵸코파이
읽으면서 눈물 나오네용..ㅜ.ㅜ 봉사도 하시고 보나쓰님은 확실히 선한분 맞으세용... 저는 유기묘 보호소 후원은 쪼금 하지만, 이런 작은 마음 하나 하나 모여서 조금 덜 춥고 덜 힘들게 하지 않을까 싶네용... 감사해용....
채율의 서
네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가야죠. 어차피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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