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율의 손편지

마지막 원고

2026.10.05 | 조회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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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나오는 에세이의 디자인이 예상보다 늦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원래라면 이미 제 손을 떠났어야 할 원고를 자꾸만 열어보게 됩니다.

퇴고를 끝냈다고 생각했던 파일을 열고, 한 문장을 읽고, 다음 문장을 읽었습니다. 오타를 발견했습니다. 이런 일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걸리는 단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썼던 단어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마음에 흡족하지 않습니다.

없어도 될 것 같은 문장을 지워보려고 하니 그것도 너무 많았습니다. 이쯤 되니 손에 땀이 흥건해지고, 이대로 책이 나갔으면 어쩔 뻔했나 아찔해집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원고를 내려놓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쓰는 동안에는 완성하고 싶어서 붙들고 있고, 다 쓰고 나면 세상에 내보낼 일이 걱정됩니다. 끝났다는 말을 하고도 파일 이름 뒤에 ‘최종’을 붙이지 못합니다.

생각해 보면 글뿐만 아니라 살면서도 그런 일이 많습니다. 이미 충분히 한 일인데 한 번만 더 확인하고 싶고, 이미 지나간 일인데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다시 돌아봅니다.

조금 더 붙들고 있을걸.더 좋은 답을 찾을걸.

생각은 그렇게 같은 자리를 맴돕니다.

모든 것에는 손을 놓아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있는데 말이죠. 꽃도 가장 예쁠 때 계속 피어 있을 수 없고, 잘 익은 열매도 가지에 오래 매달려 있다고 더 맛있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순간에는 따야 하고, 보내야 하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원고를 보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디자인이 늦어진 것을 핑계 삼아 한 번 더 읽고, 아직 시간이 있다는 이유로 또 한 번 고쳤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눈에 들어온 흠이라면 아직 고칠 수 있을 때 발견한 것이 나았으니까요.

그렇게 더 붙들고 있다가 오늘 새벽, 정말 마지막 원고를 보냈습니다. 파일을 첨부하고 한 번 더 확인한 뒤 메시지에 적었습니다.

“진짜 마지막 원고예요.”

전송 버튼을 눌렀습니다.

파일을 보내고 나니 책상 위가 갑자기 조용해진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잊어야 합니다.

좋은 글을 만드는 데는 고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멈추는 시간도 필요한 겁니다.

이제 원고는 마침내 책이 될 차례입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글로 함께 하겠습니다. 문의나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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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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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쵸코파이

    0
    약 8시간 전

    와...수고 많으셨어용.... 책 기둘리고 있겠습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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